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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병 드러낸 일본축구, 극약처방 내려야 하나


입력 2015.08.03 14:47 수정 2015.08.03 15:47        데일리안 스포츠 = 이상엽 객원기자

선제골 지키지 못하고 북한에 1-2 역전패..힘 축구 앞에서 여전히 약해

[동아시안컵]새로 부임한 할릴호지치 감독은 여전히 일본 축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 [동아시안컵]새로 부임한 할릴호지치 감독은 여전히 일본 축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

‘탈아시아’를 꿈꾸는 일본 축구가 또 다시 고개를 숙였다.

일본은 2일(한국시각)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서 열린 북한과의 ‘2015 동아시안컵’ 남자부 1차전에서 1-2 역전패 당했다.

일본의 시작은 산뜻했다. 시작과 동시에 강하게 밀어붙인 일본은 전반 3분, 엔도의 크로스를 무토가 골로 연결시켜 리드를 잡았다. 선취골을 뽑아낸 이후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바탕으로 아시아의 강팀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듯했다.

그러나 일본의 전략대로 흐르지 않았다.

북한 진영부터 압박하며 추가골을 노렸지만, 고질적인 골 결정력 부재를 드러냈다.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진 일본 수비진을 상대로 북한의 날카로운 공격이 눈에 띄었다. 결국, 일본은 후반 33분과 후반 43분, 리혁철과 박현일에게 연속골을 얻어맞고 허망하게 졌다.

한때 일본은 탈아시아를 기치로 내걸고 유럽과 남미의 선진 축구를 답습하며 전력을 키워나갔다. 이날 북한전도 특유의 패스와 압박은 역시 돋보였다. 이는 10년 전부터 보여준 일본 축구의 장점이다.

하지만 고질병을 또 다시 극복하지 못했다. 특히, 과거 주요 대회에서도 기교축구를 앞세운 상대에게는 강했지만, 힘을 앞세운 팀에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것처럼 여전히 약점을 보완하지 못했다.

일본은 2014 브라질월드컵 코트디부아르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디디에 드록바의 위압감에 눌려 자멸했다. 코트디부아르 ‘힘의 축구’ 앞에 수비 조직력은 와해됐다. 이번 동아시안컵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은 북한의 공중권 장악에 속수무책 당하며 자멸했다.

일본 축구는 그동안 ‘탈아시아’ ‘월드컵 4강’을 운운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러한 자신감은 치밀한 투자 속에 등장한 혼다 케이스케, 가가와 신지 등 황금세대가 출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일본은 월드컵 4강보다 월드컵 진출부터 신경 써야 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일본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던 아기레 감독이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돼 팀 분위기를 망쳤고, 새로 부임한 할릴호지치 감독은 여전히 일본 축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약 10년간 전성기를 누렸던 일본 축구가 브라질월드컵을 기점으로 추락하는 흐름에서 어떤 극약처방을 내릴지 주목된다.

이상엽 기자 (42221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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