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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호 LG 사장이 취임 8개월만에 칼 빼든 이유는


입력 2015.07.31 21:10 수정 2015.07.31 21:29        이홍석 기자

현 조직 구조로는 스마트폰 경쟁력 회복 어렵다는 판단

장기적인 실적 개선 위해 대규모 조직 개편 필요성 느껴

LG전자 MC사업본부장 조준호 사장이 지난 2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사업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LG전자 MC사업본부장 조준호 사장이 지난 2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사업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이 31일 최대 20%의 인력을 재배치하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선 것은 스마트폰 기업으로의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특히 조 사장이 29일 '어닝쇼크'를 기록한 2분기 실적발표 직후 임직원들에게 조직개편을 암시하는 이메일을 보낸 것은 고강도 조직수술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불과 2억원으로, 겨우 적자를 면하는 수준이었다. 이는 전분기(729억원)에 비해 대폭 급감한 것으로 매출이 3조6484억원에 달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으로 봐도 무방한 수치다.

이같은 실적은 G4의 판매 부진에 기인한 것이다. 지난해 G3의 영광을 이어가기 위해 지난 4월 전략적으로 출시 시기를 앞당기면서까지 G4를 내놓았지만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

애플과 삼성전자에 밀리고 중저가 시장에서도 중국 저가업체들에게 추격당한데다 브라질과 인도 등 신흥국 시장에서는 환율 약세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이다. 이러한 판매부진 속에서 마케팅 비용은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급감,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

이 때문에 MC사업본부는 하반기 전략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였다. 오는 10월 경 하반기 전략 신제품인 '슈퍼프리미엄 폰'을 내놓을 계획이지만 삼성전자가 다음달 13일 신제품 '갤럭시노트 5'를 한 달 앞당겨 출시하기로 결정하면서 김이 샜다. 일정상 삼성과 애플의 신제품이 시장에 나온뒤 출시되는 슈퍼프리미엄 폰의 판매에도 먹구름이 낀 상태였다.

결국 조 사장은 현재와 같은 조직 하에서는 스마트폰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회복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취임 8개월만에 칼을 빼들은 것으로 분석된다.

조 사장은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성 개선을 고민한 끝에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목표로 하고 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공고한 입지 확보를 통한 매출과 수익성의 동반 개선을 꾀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 충격효과도 필요한 상황이었다.

조 사장이 지난 29일 본부 소속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그동안 해야 할 일로 생각하면서도 하지 못했던 일, 또 미래 준비를 위해 해야 할 일에 인원을 제대로 배치해 실행하겠다"고 밝힌 것도 현재보다는 미래에 방점이 찍혀 있다.

MC사업본부 내에서 이뤄지는 15~20% 규모의 인력 이동은 일부 시작된 상태로 8월 중 본격적인 재배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회사측은 인력 재배치와 함께 도입되는 프로젝트매니저(PM) 중심의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설명하고 구체적인 성과 평가 방식도 임직원들에게 안내할 계획이다.

이와관련, 회사 관계자는 "인력 재배치 규모가 제품 개발 프로세스 변화와 관련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인력 재배치가 언제 어떻게 이뤄질지도 아직 확실히 정해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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