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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아내에게도’ 무리뉴, 혀는 벌써 시즌 개막


입력 2015.08.01 04:10 수정 2015.08.01 08:11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베니테스 아내 농담조 발언에 돌직구 '호전적'

무리뉴 독설 즐기는 팬들도 "이번엔 지나치다"

레알 베니테스 감독 아내에게 독설 날린 첼시 무리뉴 감독. ⓒ 게티이미지 레알 베니테스 감독 아내에게 독설 날린 첼시 무리뉴 감독. ⓒ 게티이미지

첼시 주제 무리뉴 감독은 타고난 독설가다.

종종 상대를 전혀 안중에 두지 않는 그의 오만한 태도와 자기중심적 잣대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의 독설을 즐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는 단순히 감정적으로 내뱉는 막말 때문이 아니라, 나름의 확실한 팩트와 논리를 바탕으로 반박할 수 없을 만큼 허를 찌르는 그의 내공 때문이다. 특히, 무리뉴가 누군가를 공격했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하면 유럽축구 시즌 개막이 다가왔음을 실감할 수 있다.

EPL을 비롯한 유럽 축구의 각 구단들은 다가오는 2015-16시즌을 앞두고 담금질에 한창이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의 혀는 이미 전투태세에 돌입한 준비를 마친 듯하다.

실제 무리뉴 감독은 대표적인 앙숙인 아르센 벵거 감독의 아스날을 비꼬는 듯한 인터뷰를 한 데 이어 이번에는 바로 자신의 옛 친정팀인 레알 마드리드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취임한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까지 저격했다.

발단은 베니테스 감독이 아니라 그의 부인에서 비롯됐다.

최근 베니테스의 아내가 무리뉴 감독과 남편과의 인연을 언급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녀는 “베니테스가 과거 무리뉴 감독이 이끌던 팀을 맡게 된 것이 벌써 세 번째”라고 지적하면서 “무리뉴가 어질러 놓은 판을 남편이 또 정리해야 한다”고 농담 삼아 말을 꺼냈다. 베니테스 감독은 무리뉴 감독이 물러난 이후 첼시, 인터밀란에 이어 이번에는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게 됐다.

베니테스 부인이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워낙 자극적인 스페인 언론의 특성상, 본의 아니게 왜곡됐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농담이었다고 해도 축구에 관한 비전문가로서 굳이 상관없는 타 감독에 대한 경솔한 발언은 부적절한 것이었다.

베니테스 부인의 언행이 잘못됐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 대한 무리뉴 감독의 대응도 상당히 격렬했다. 자신의 자존심과 명예를 조금이라도 건드리는 이들에게는 여자나 농담이라도 절대 봐주지 않는 무리뉴 감독의 호전적인 성향을 여실히 드러났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달 29일 열린 기자회견서 이 발언이 거론되자마자 마치 준비된 듯한 독설로 응수했다.

무리뉴 감독은 “착각하고 있는 듯하다. 남편인 베니테스 감독이 내 자리를 이어받은 것은 인터밀란 뿐이다. 첼시에서는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을 대신했고,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카를로 안첼로티의 후임이었다. 하지만 인터밀란에서 베니테스 감독은 내가 전 시즌 유럽 챔피언에 올랐던 팀을 단 6개월 만에 망쳤다”라고 쏘아붙였다.

무리뉴 감독은 2009-10시즌 인터밀란을 챔피언스리그 정상 및 트레블(3관왕)로 이끌었다. 하지만 이듬해 무리뉴 감독이 레알로 떠나면서 인터밀란 지휘봉을 물려받은 베니테스 감독은 첫 해부터 성적부진으로 반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인터밀란 시절은 베니테스 감독의 대표적인 흑역사로 거론된다. 무리뉴 감독이 베니테스의 가장 아픈 곳을 찌른 셈이다.

한술 더 떠 무리뉴 감독은 “내 생각에 베니테스 부인은 나보다는 남편의 몸매 관리에나 더 신경 쓰는 게 좋을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무리뉴 감독은 독설을 내뱉는 동안 표정에 웃음기도 농담도 전혀 섞지 않았다.

베니테스 감독도 얼마가지 않아 무리뉴의 발언을 전해 들었지만 답변을 피했다. 두 사람은 베니테스가 과거 리버풀 지휘봉을 잡던 시절 EPL에서 종종 언쟁을 벌인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처음부터 아내의 실언이 빌미가 된 데다 두 감독이 속한 리그도 다른 만큼 언쟁이 길어지면 좋지 못한 모양새가 될 수밖에 없음을 의식한 듯하다.

무리뉴 감독은 레알을 떠나는 과정에서 많은 갈등을 빚었다. 여기에 베니테스 감독과의 악연까지 겹치면서 또 다른 앙금을 남겼다. 첼시와 레알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마주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떠올릴 때, 이번 설전은 훗날 회자될 수도 있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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