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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도 김연아도’ IOC 선수위원, 제2의 올림픽 금메달?


입력 2015.07.30 10:40 수정 2015.07.31 11:13        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IOC 선수 위원 지위와 권한만 접해..제정 취지 등 돌아봐야

선의의 활동도 자칫 IOC 선수위원 위한 수단 비칠까 우려

김연아가 지난 5월20일 인천 송도컨벤시아 옆 세계교육포럼 행사장에 마련된 유니세프 홍보관을 방문, 세계시민교육의 상징인 '아우(AWOO)'인형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연아가 지난 5월20일 인천 송도컨벤시아 옆 세계교육포럼 행사장에 마련된 유니세프 홍보관을 방문, 세계시민교육의 상징인 '아우(AWOO)'인형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한체육회(KOC)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된 문대성 위원의 8년 임기가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끝으로 끝나게 됨에 따라 뒤를 이을 선수위원 후보자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총 15명인 IOC 선수위원은 임기가 8년으로 제한되지만, 개최지 선정 투표 등 일반 IOC 위원과 똑같은 권리를 누린다. 국가당 1명의 선수위원만을 인정한다. 따라서 한국은 내년 리우올림픽부터 새로운 후보자가 선수위원에 도전할 수 있다.

현재로선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 역도 금메달리스트로서 현재 ‘장미란 재단’ 이사장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장미란(32) 이사장과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사격에서 2연패를 이룩한 진종오(36)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미 둘은 IOC 선수위원 도전 의사를 밝힌 바 있고, 자격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국제역도연맹 선수위원인 장미란은 2013년 은퇴 후 장미란 재단을 설립한 뒤 꿈나무 육성사업을 해왔고, 역시 국제사격연맹 선수위원인 진종오는 국제 사격계의 인적 네트워크가 두터운 점이 강점이다.

2004 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 유승민도 IOC 선수위원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피겨여왕’ 김연아(25)도 IOC 선수위원에 대해 도전의사를 밝힌 바 있지만 아직은 기회가 없다.

하지만 내년 리우 올림픽에서 한국이 IOC 선수위원을 배출하지 못할 경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IOC 선수위원 도전에 나설 수 있다. 현 문대성 IOC 위원이 하계 올림픽 종목인 태권도 선수였으므로 새 IOC 선수위원도 일단 하계올림픽 쪽에 우선권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대한체육회는 이달 말까지 각 경기단체로부터 선수위원 후보자를 접수한 이후 선수위원회에서 소위원회를 구성해 복수의 후보자를 추리고, 대한체육회는 선수위원회가 추천한 복수의 후보자 중 한 명을 8월 중순까지 선정해 IOC에 후보로 추천하게 된다.

이후 IOC 집행위원회는 각 국가올림픽위원회의 추천 현황을 확인해 검토한 뒤 최종 후보자 명단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촌 개촌 2개월 전에 발표하고 올림픽 기간에 선수위원 선거를 시행, 폐회식 전에 최종 선정된 4명의 선수위원을 발표하게 된다.

현역 선수들이 내년 리우 올림픽 기간 중 메달 또는 자신이 목표로 설정한 성적을 내기 위해 분투해야 한다면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후보자들은 같은 기간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되기 위한 득표전을 벌여야 한다.

IOC 선수위원이 갖는 권한이나 지위가 IOC 위원과 같은 막강한 것이다 보니 IOC 선수위원에 선출되는 것이 제2의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외교관으로서 최고의 위치에 오르는 것으로 여기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이유는 IOC 선수위원이 갖는 권한이나 지위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면서도 IOC 선수위원이라는 제도가 왜 생겨나게 됐고, 그 자리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접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분명한 점은 IOC 선수위원은 IOC를 대표해 올림픽 운동의 정신을 온전히 구현하는 일을 하는 것이지 각자의 조국을 대표해 IOC에서 자국의 이익을 구현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문대성 위원의 후임으로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이 되는 그 누군가는 그 순간 적어도 스포츠인으로서의 국적이 대한민국에서 IOC로 바뀌게 되는 셈이다.

이런 점을 제대로 알고 후보자들의 면면을 보게 된다면 IOC 선수위원이라는 자리에 대한을 시각이나 누가 상대적으로 IOC 선수위원으로 적임자인지에 대한 생각도 재정립 될 수 있다.

최근 국내 언론들이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후보자들의 면면에 대해 비교하면서 보기에 따라서는 경쟁 구도로 보이는 보도를 내고 있다. 언론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보도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면도 있다.

예컨대 장미란 이사장의 꿈나무 지원 활동이나 김연아의 스페셜올림픽 지원 활동과 유니세프 홍보대사 활동 등 후보자들의 대외 활동이 모두 IOC 선수위원 도전과 연관되어 보도되다 보니 이런 활동들이 선의에서 비롯된 자발적 활동이 아닌 IOC 선수위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이는 것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IOC 선수위원에 도전할 정도의 후보라면 선수로서 이룬 업적이나 은퇴 이후 활동 모두 모범적이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현재 후보로서 출사표를 낸 전현직 선수 모두 훌륭한 자질을 갖췄고, 국제 스포츠계에서 얻고 있는 신망도 두텁다. 이들의 도전이 IOC 선수위원이라는 자리와 활동의 성격만큼이나 아름답고 명예롭게 보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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