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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조 적자 털어낸 조선 3사, 3분기 반등 가능할까?


입력 2015.07.29 18:39 수정 2015.07.29 18:44        박영국 기자

대우조선·삼성중 "2분기 부실 모두 털어내…3분기 이후 수익 개선"

업계 "지난해 3조 부실 털어낸 현대중 적자지속 사례 참고해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이른바 ‘조선 빅3’가 2분기 도합 4조7509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누적 부실을 털어낸 가운데, 3분기 이후 정상적인 수익구조로 복귀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조선소 전경.ⓒ연합뉴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이른바 ‘조선 빅3’가 2분기 도합 4조7509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누적 부실을 털어낸 가운데, 3분기 이후 정상적인 수익구조로 복귀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조선소 전경.ⓒ연합뉴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이른바 ‘조선 빅3’가 2분기 도합 4조7509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누적 부실을 털어낸 가운데, 3분기 이후 정상적인 수익구조로 복귀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9일 각사 잠정실적 발표에 따르면, 2분기 대우조선해양은 3조318억원, 삼성중공업은 1조5481억원, 현대중공업은 1710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조선 3사는 일제히 대규모 영업손실의 주요 배경으로 해양플랜트 공정지연과 추가비용 발생을 꼽았다.

대우조선해양은 “반잠수식 해양시추선인 송가(Songa) 프로젝트와 같은 미경험 해양프로젝트 건조과정에서 발생한 공정지연 등으로 실행예산(총예정원가)이 증가해 손실 규모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2010년 이후 해양 프로젝트가 대형화, 고사양화 되면서 난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를 턴키공사(EPC)로 수주함에 따라 발주사와 건조사 모두 기존에 경험한 적이 없는 혼란을 겪었다는 설명이다.

손실 반영이 늦어진데 대해 회사측은 “빈번한 설계변경 발생에도 불구하고 선주측의 보상 규모가 확정되지 않아, 원가상승분을 사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제품의 공정율이 상당 부분 진행된 이후에나 손실 규모의 정확한 산출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해 1분기에 대형 해양프로젝트의 손실이 예상돼 충당금을 설정하고 조기 정상화를 추진해 왔지만, 해양 EPC 프로젝트의 경험 및 역량 부족으로 인한 설계 물량 증가, 자재 발주 지연 등으로 추가 공정지연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형 해양 프로젝트의 경우 선상에서 수많은 인력이 동시에 작업을 수행해야 하는데, 협소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혼재작업으로 인한 생산효율 저하가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면서 생산 공수가 급증해 손실 폭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현대중공업도 반잠수식시추선 등 특수선박 인도지연으로 인한 추가비용 발생과 해양플랜트 해외 현장 설치공사비 증가, 일부 공사의 공정 지연 등이 적자의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2분기 조단위 영업손실을 발표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이번 분기에 부실 요인을 모두 털어냈다며 3분기 이후부터는 수익성 개선 및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LNG선 등 지난해 대거 수주한 고부가가치 선박의 건조가 본격화되는 올해 3분기부터는 실적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 수주 선박에 대해 예상 가능한 건조 손실을 이번 결산에 일시에 반영한 만큼 3분기부터는 영업현금흐름 및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이번에 손익을 재점검하면서 진행 중인 공사의 원가 차질 내용을 바탕으로 생산 초기 단계에 있거나, 아직 생산 착수 전인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예상되는 모든 리스크를 도출해 반영한 만큼 향후 추가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3·4분기에는 소폭의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2~3분기에 걸쳐 3조원대의 부실을 털어낸 현대중공업이 곧바로 실적을 회복하지 못하고 올 2분기까지 계속해서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경쟁사들 역시 3분기 이후 상황이 녹록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의 2분기 영업손실은 1710억원 규모로 전분기 대비 소폭 개선됐지만, 정유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을 제외하고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 계열 3사의 영업손익만 계산하면 적자규모가 3705억원으로 결코 만만치 않은 수준이라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역시 이번에 조단위 영업손실을 반영했더라도 실적 회복은 당분간 요원할 가능성을 암시해주는 대목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3사의 적자 규모는 시장의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이미 예상치만 가지고도 한바탕 혼란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실적 발표가 큰 충격이 되진 않는다”면서 “다만 앞으로 공사를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를 벗어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중·대우조선 고강도 구조조정 불가피

한편, 대규모 적자에 따른 후속조치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은 올해 초 과장급 이상 사원과 고참급 여직원 등 1500여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플랜트사업본부와 해양사업본부를 통합하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조만간 임원급 등 인력 구조조정과 조직개편에 나설 방침이다. 회사측은 29일 실적발표 직후 “책임경영 차원에서 임원수를 감축하고, 유사기능 통폐합 등을 통해 중복기능을 제거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조직을 개편하는 한편, 생산과 직결되지 않는 비효율 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채권단 실사가 마무리된 이후에야 구체적인 구조조정 안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이미 정성립 사장은 고강도 구조조정 단행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정 사장은 지난 20일 사내 포털에 게재한 CEO 담화문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채권단의 지원과 함께 우리에겐 내부적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는 책임이 주어졌다”며 “부동산과 주식 등 비업무성 자산을 매각할 것이며, 고정비 등 각종 비용 절감에 배전의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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