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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어려울수록 '통큰투자' …서산 배터리공장


입력 2015.07.29 17:02 수정 2015.07.30 10:05        서산(충남) = 윤수경 수습기자

[르포]37년만의 적자 불구 기존 2배 규모…전기차 3만대 공급 수준·24시간 풀가동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을 기존 두배 규모로 증설하고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사진은 지난해 9월 SK이노베이션이 쏘울 전기차를 업무용 차량으로 도입한 모습.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을 기존 두배 규모로 증설하고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사진은 지난해 9월 SK이노베이션이 쏘울 전기차를 업무용 차량으로 도입한 모습. ⓒSK이노베이션
"모든 자동차가 우리 배터리로 달리는 그 날까지 SK배터리 팀은 멈추지 않겠다...나도 같이 달리겠다."

29일 충남 서산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 들어서자 최태원 SK 회장의 친필문구가 한 눈에 들어왔다. 2011년 대전연구소를 찾았을 때 직원 수십명의 명함을 이어붙인 액자 위에다 한 글자 한 글자 공들여 적은은 글귀다. 그만큼 이곳 공장은 최 회장의 배터리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깃들어 있는 곳이다.

SK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 공장은 최근 서산 공장의 설비를 기존(300MWh) 대비 두 배 규모(700MWh)로 증설하는 공사를 완료하고 본격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이는 연 전기차 3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현재 공장 가동률은 100%로 24시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 공장은 제조환경이 엄격히 관리돼 유리창 너머로 볼 수 밖에 없는 배터리공장 내부는 수많은 컨베이어벨트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거의 모든 공정이 자동화 되어 있어 내부에서 일하는 직원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작동하는 기계 소리만 내부에서 울려 퍼졌다.

이곳 공장은 습도와 이물질이 엄격하게 관리돼야 하는만큼 먼지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서산 공장의 내부는 20% 이하의 습도를 유지하고 반도체 공장 바로 아래 단계 수준으로 이물질 관리를 하고 있다.

김유석 상무 겸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SK이노베이션도 이제 글로벌 OEM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면서 배터리 사업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 상무는 "지난해 어려운 재정 상황 속에서도 배터리 공장 증설을 결정하게 된 것은 현재 납품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이 공급물량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기아자동차의 전기차 '쏘울EV',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전기차 'EV200', 'ES210'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사업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 2004년 최 회장의 의지를 담아 배터리사업에 뛰어들었으나 국내 수주로 명맥을 이어왔을 뿐 경쟁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러다 다시 배터리 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은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대표가 올 초 취임하면서부터다. 정 대표는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SK는 적은 인력과 사업규모로도 꾸준한 수주를 통해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며 "배터리 사업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포기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곧장 서산 전기차배터리 공장 증설로 이어졌다. 정 대표 가 취임한 이후 실시한 첫 번째 사업이었다.

하지만 배터리 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하기까지 쉬웠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존 파트너사들의 전기차 수주물량이 2배씩 늘어 '현재 경영상황이 좋지 않아 늘릴 수 없다'고 일방적 통보를 내릴 수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이노베이션이 37년만에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과감한 투자를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과 배터리 기술력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BEV(순수 전기차)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 상무는 "하이브리드 시장은 배터리 비중이 크지 않고, 앞으로 성장 가능성도 크지 않지만 PHEV와 BEV 사업은 계속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이 2020년까지 누적 기준 500만대의 전기차를 보급하는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를 발판으로 2017년 중국 내 1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 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올 한해는 현대기아자동차, 베이징자동차 등에 총 2만 여대 분량의 배터리를 납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takami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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