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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라는 K리그 '스토리' 있는 재투자만이 살길


입력 2015.07.28 11:21 수정 2015.07.28 11:22        데일리안 스포츠 = 임정혁 객원칼럼니스트

전북-수원전 열광적 경기장 분위기 모범 사례

재투자하되 더 많은 부산물 남기는 똑똑함 필요

전북은 간판 골잡이 에두를 떠나보냈지만 이근호를 임대 영입하며 성공적인 재투자를 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은 간판 골잡이 에두를 떠나보냈지만 이근호를 임대 영입하며 성공적인 재투자를 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여기저기서 K리그 위기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시스템과 중국의 자본 앞에서 K리그의 나약함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이어진 선수 유출에 더해 최근 에두와 정대세를 비롯한 스타급들이 줄줄이 K리그를 떠나면서 이런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누구나 비판을 할 수 있다. 비판엔 자격이 없다. 논리와 근거가 충분하다면 해당 분야 안팎에 있는 누구나 문제점을 꼬집을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힘 있는 비판은 대안이 있는 문제 제기다. K리그가 위기라는 비판에 대한 대안으로 이야깃거리 풍성한 '재투자'를 꼽고 싶다.

이런 면에서 보면 지난 26일 전북-수원전은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 이 경기는 "유럽 경기장 분위기 못지않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뜨거운 경기만큼이나 꽉꽉 들어찼던 관중석이 매우 열성적인 현장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 안에서 전북의 극적인 2-1 역전승도 일어났다.

결국, 전북의 의미 있는 '재투자'가 K리그를 향한 걱정을 불식시키는 모양새다. 현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함성도 여기에서 나온 연장선이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전북은 득점 선두를 달리던 에두를 중국 갑리그(2부리그) 허베이에 내줬지만 그에 따른 30억원 이상의 이적료(추정치)를 다른 곳에 효과적으로 썼다.

이 돈으로 전북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전북 팬들에게 사랑받았던 루이스를 다시 데려와 중원을 보강했다. 스페인 아틀레틱 빌바오에서 뛰던 공격수 우르코 베라를 영입해 에두의 빈자리도 채웠다. 특히 카타르리그 엘 자이시에서 뛰던 이근호를 데려온 것은 깜짝 발표이자 가장 성공적인 재투자로 꼽힌다.

여기서 읽을 수 있는 것은 풍부함이다.

이적료를 활용하는 것과 더불어 얼마나 흥미를 자아낼 수 있는 선수를 데려올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K리그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스페인 선수를 데려온 것과 이근호라는 국가대표 공격수를 영입한 것은 그 자체로 이미 충분한 이슈거리가 됐다. 과거 전북에서 뛰며 팬들과 익숙했던 루이스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넓게 K리그를 본다면 구단이 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자생력을 키우고 하나의 독립법인으로서 흑자 전환을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K리그 구단이 당장 버텨내야 할 것은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다른 리그로의 선수 유출이다.

사실상 돈에 돈으로 K리그가 맞설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들이 떠나고 남긴 이적료를 어떻게 요목조목 따져 쓸 것인가가 관건이다. 재투자하되 더욱 많은 부산물을 남기는 똑똑함이 필요하다.

뛰어난 선수를 데려와야겠다는 계산은 필수이며 이적 자체만으로도 흥미를 끌어낼 수 있는 선수를 전북처럼 데려왔으면 한다. 그게 꼭 엄청난 수준의 선수이거나 가공할만한 실력의 선수일 필요는 없다.

등장 자체만으로도 많은 얘깃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선수라면 일단은 성공할 수 있다. 동남아 어느 나라의 축구영웅, 흥미로운 인생 사연을 가진 선수, 전혀 우리가 예상할 수 없었던 나라의 선수 등 찾아보면 이야깃거리는 풍성하다.

임정혁 기자 (bohemian12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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