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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어 담는 맨유, 그리고 1989년 퍼기의 여름


입력 2015.07.29 07:25 수정 2015.07.29 07:26        데일리안 스포츠 = 이상엽 객원기자

로메로 영입으로 여름이적시장서 ‘폭풍 영입’ 속도

대거 영입 따른 조직력 와해 부작용 우려 시각도

퍼거슨 감독은 조직력이 와해되지 않을 정도의 인원만 보강하는 정책을 추구했다. ⓒ 데일리안DB 퍼거슨 감독은 조직력이 와해되지 않을 정도의 인원만 보강하는 정책을 추구했다. ⓒ 데일리안DB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여름이적시장에서 5번째 선수를 영입했다.

맨유는 지난 27일(현지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로(28)를 FA로 영입했다. 계약 기간은 3년이다”고 밝혔다. 이로써 루이스 판 할 감독은 데 헤아 이적 논란, 빅터 발데스에 대한 실망 등 수문장에 대한 불안을 로메로로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게 됐다.

맨유는 이번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대대적인 전력보강 작업 중이다. 이적시장이 열리기 전 ‘네덜란드 호날두’ 멤피스 데파이(21)를 데려온 데 슈바인슈타이거(31), 슈나이덜린(26), 다르미안(26)을 불러들이는 ‘폭풍 영입’을 단행했다. 이어 로메로 영입으로 여전히 쇼핑은 끝나지 않았음을 알렸다.

맨유 입장에서 로메로는 그야말로 알짜다. 정상급 골키퍼를 이적료 없이 영입했다는 것만으로도 막대한 이득이다. 여기에 끊임없이 이적설이 나오고 있는 데 헤아(25)의 거취를 생각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영입은 없다.

전문가들도 맨유 전력 강화에 기대를 나타내면서도 대대적인 물갈이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하고 있다. 1989년 광란의 영입 작업을 실시했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후회했던 사례를 떠올리고 있는 것.

퍼거슨 감독은 1989년 이적시장에서 700만 파운드라는 거금을 동원에 선수들을 수집했다. 당시 마이클 나이튼이라는 백만장자가 맨유를 2000만 파운드에 영입하려 했던 것을 감안했을 때, 퍼거슨 감독은 천문학적인 돈을 이적시장에 뿌린 셈이다.

퍼거슨 감독은 당시 잉글랜드 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닐 웹, 개리 팰리스터, 폴 인스, 마이크 펠란 등 많은 선수를 영입했다. 이로 인해 시즌 전까지만 하더라도 전문가들은 맨유가 상위권에 오를 만한 전력이라고 평가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했던 맨유는 개개인의 능력은 뛰어났지만 조직력은 다른 팀들보다 훨씬 떨어졌다. 리그에서는 하위권을 맴돌았고, 들쭉날쭉한 경기력은 팬들의 인내심마저 잃게 했다. 지금으로서는 믿기지 않지만 당시 퍼거슨 감독은 팬들로부터 경질 압박을 받았고, 구단주였던 마틴 에드워즈 역시 해임 여부를 놓고 고심하기도 했다.

당시 퍼거슨 감독은 회고록을 통해 “말 그대로 미친 짓이었다”며 “의욕이 앞섰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다”고 언급했다. 그 이후로 퍼거슨 감독은 조직력이 와해되지 않을 정도의 인원만 보강하는 정책을 추구했다.

지난 시즌 맨유는 역대 최대 이적료를 뿌리면서 앙헬 디 마리아 등 6명의 선수를 데려왔다. 그러나 지불한 이적료에 비해서는 큰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 이번에도 다르다는 보장은 없다. 에드 우드워드 CEO는 이러한 문제를 잘 알기에 조속히 영입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맨유는 여전히 배고픈 것처럼 보인다. 과거 퍼거슨 감독의 후회를 떠올릴 시점이다.

이상엽 기자 (42221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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