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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작 '연평해전' 600만…그 의미는?


입력 2015.07.27 09:52 수정 2015.08.12 10:12        민교동 객원기자

할리우드 대작 맹공세 속 나름 선전

정치색 논란 딛고 작품성으로 승부

지난 13일까지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하던 '연평해전'은 14일 '인사이드 아웃'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예상치 못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1위 등극은 잠시 부는 바람 정도로 보였지만 그 기세는 뜨거웠다.

'인사이드 아웃'은 14일 이후 20일까지 줄곧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하며 누적 관객수 319만 9058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26일 기준)을 기록했다.

'인사이드 아웃'의 거센 기세에도 '연평해전'은 꾸준히 일일박스오피스 2위를 유지하며 관객을 불러 들였다. 26일 누적 관객수는 593만 921명이다. 16일 기점으로 500만 관객을 동원한 '연평해전'은 예상 밖 '인사이드 아웃'의 흥행 기세에 눌려 1000만 관객 신화까지는 조금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가운데 유일하게 500만 관객 신화를 기록한 '연평해전'의 흥행 신화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연평해전'은 개봉과 동시에 '쥬라기 월드'를 밀어 내고 일일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 600만 관객 초읽기에 돌입했다. ⓒ NEW '연평해전'은 개봉과 동시에 '쥬라기 월드'를 밀어 내고 일일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 600만 관객 초읽기에 돌입했다. ⓒ NEW

메르스 광풍을 맞으며 개봉을 연기할 즈음만 해도 '연평해전'을 둘러싼 불안한 소문이 이어졌다. 메르스는 핑계일 뿐 영화가 예상보다 잘 안 나온 데다 할리우드 대작 '쥬라기 월드'와의 맞대결을 피하기 위해 개봉을 미뤘다는 소문이 나돈 것.

실제로 메르스 광풍으로 극장 관객이 급감한 시점에 개봉한 '쥬라기 월드'는 엄청난 흥행 기세로 관객들을 불러 들였다. 그렇지만 소문은 소문일 뿐이었다.

'연평해전'은 개봉과 동시에 '쥬라기 월드'를 밀어 내고 일일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아쉽게 지난 14일 '인사이드 아웃'에 일일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지난 19일 558만 4963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하며 550만 6671명의 누적 관객수에 그친 '쥬라기 월드'를 꺾었다.

'쥬라기 월드'보다 더 무서운 경쟁작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난무했던 이병헌 출연작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300만 명을 넘는 누적 관객수를 기록하는 데 그치며 '연평해전'의 엄청난 흥행 기세에는 감히 범접하지 못했다.

워낙 탄탄한 할리우드 대작들과의 경쟁, 메르스 광풍으로 인한 극장 관객수 급감, 그리고 ‘보수 영화’라는 정치색 등으로 인해 '연평해전'은 큰 흥행 성공은 힘들 것으로 보였던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흥행 성적은 '연평해전'이 이런 모든 제약을 극복해 냈음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기본적으로 정치색은 영화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 특정한 정치색을 가진 영화는 지지층과 거부층이 양분되기 마련인데 지지층의 지지만큼이나 거부층의 거부 반응을 극복하는 게 힘겹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당 정치색에 대해 지지나 거부 입장을 보이지 않는 일반 관객들까지 해당 영화의 선택을 주저하게 만드는 경향이 짙다. 영화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특정 정치색을 가진 영화라고 알려질 경우 아예 이를 배제하고 관람 영화를 고르는 일반 관객들이 많다는 것.

결국 이런 정치색을 극복하는 것이 영화의 흥행을 위해 가장 절실하다. ‘국제시장’ 역시 정치적인 시선으로 이 영화에 접근하는 일부 시선으로 인해 논란을 겪어야 했지만 정치색이 아닌 영화 본연의 힘으로 이를 극복하고 1000만 관객 신화를 완성했다.

‘연평해전’는 개봉을 앞두고 제작 시점부터 정치색 관련 논란이 많았다. 이로 인해 흥행 성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이 많았다. 그렇지만 결국 관객은 정치색이 아닌 ‘연평해전’이라는 영화 자체를 선택했다. 기자가 지난번에 쓴 ‘연평해전’ 관련 기사에 이런 댓글이 하나 있었다. “보수? 진보? 이게 왜 중요하지? 내가 보고 감동받고, 미안해지고, 다시 생각하게 되고, 더 나아가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면 되는 거 아닌가?”

또 이런 댓들도 있었다. “지난 일요일 아들과 쥬라기 보러 극장 갔다가 매진이라 연평해전을 봤어요. 중2아들도 재밌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정치적인 느낌이 강한 댓글도 있었다. 또한 이 영화를 통해 자신들의 정치색에 따른 정치적인 주장을 펼치는 댓글도 있었다. 이처럼 ‘연평해전’이라는 영화 자체를 즐기고 또 그 영화를 통해 뭔가를 느낀 이들의 힘이 500만 관객을 가능케 했다.

아무래도 21일 현재 여전히 672개의 스크린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흥행의 또 다른 원동력이다.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인사이드 아웃’의 705개와 거의 비슷한 수치다. 개봉 초부터 상당히 많은 수의 스크린을 확보했으며 여전히 많은 스크린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두고 특혜 의혹도 제기될 수 있다. 이 역시 정치색을 바탕에 둔 의혹이다.

물론 개봉 당시 엄청난 스크린을 확보한 부분만 놓고 보면 어느 정도 이런 의혹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꾸준한 흥행 성적을 기록하면서 스크린 수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지금 상황의 스크린 수는 그런 의혹과는 무관해 보인다. 극장 입장에서도 관객이 많이 드는 영화에 스크린을 먼저 배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경쟁작 한국 영화가 비교적 적다는 부분도 ‘연평해전’의 흥행 원동력이다. 아무래도 흥행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 영화 경쟁작이 있는 상황에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와 같은 할리우드 대작이 개봉하게 되면 스크린 수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역시 할리우드 대작이라 상당한 수의 스크린을 확보해서 개봉하는 만큼 경쟁 관계의 한국 영화가 남은 스크린 수를 나눠 갖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한국 영화는 한국 영화끼리 외화는 외화끼리 상영관을 나누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연평해전’의 경우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한국 영화 경쟁작이 없어 스크린 확보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막강한 ‘터미네이터 제니니스’와의 경쟁에서 크게 밀리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쥬라기 월드’는 같은 외화인 ‘터미네이터 제니니스’에 상당수의 스크린을 내주며 극장 흥행 성적이 급감했고 결국 부가판권시장에서의 동시개봉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

‘연평해전’의 경우 ‘극비수사’의 흥행세가 어느 정도 꺾인 뒤 개봉했으며 함께 개봉한 ‘소수의견’과의 경쟁에서 압승을 거두며 원톱 흥행 분위기를 탈 수 있었다. 이 부분이 ‘연평해전’의 흥행에 큰 원동력이 됐다.

물론 확실한 티켓파워를 갖춘 최동훈 감독의 영화로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등의 '암살'의 개봉으로 ‘연평해전’은 현실적으로 600만 관객을 조금 넘기는 수준에서 흥행 가도가 멈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지만 ‘연평해전’이 대작들의 경연장인 7월 극장가에서 일궈낸 흥행 신화는 분명한 성과다. 특히 할리우드 대작들에 극장가를 완전히 내줄 수도 있었던 7월 극장가에서 한국 영화의 힘을 보여 준 점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스팟연예 기자 (spote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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