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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를 워싱턴으로...김무성 방미 관전 포인트는


입력 2015.07.25 09:01 수정 2015.07.25 09:09        문대현 기자

반기문 회동, 오픈프라이머리 공론화 등에 눈길

국내 현안 제쳐두고 '대권 행보' 펼친다는 지적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3일 국회 대표실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며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3일 국회 대표실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며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오는 25일, 7박 9일의 일정으로 미국을 향한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김 대표의 방미는 그 자체만으로 몇 가지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는 가운데 그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김 대표는 25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해 워싱턴DC를 비롯, 뉴욕, LA를 차례로 방문한다. 그는 방미 기간 동안 미국 행정부 및 의회 인사들과 면담을 통해 한미 동맹 강화를 모색하고 교민과의 대화를 통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29일(현지시간)에는 최근 대권 후보로 떠오른 반기문 UN 사무총장과의 예방도 예정돼있다.

당초 김 대표의 미국 순방은 올 초부터 구상돼왔다. 그러나 4·29 재보선과 5월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로 인해 속도를 내지 못했고, 이후에도 국회법 개정안 파동과 메르스 사태 등 여러 문제들이 겹쳐 진척이 없었다.

심지어 지난 6월 예정됐던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가 메르스로 인해 전격 연기되며 김 대표의 방미도 직격탄을 맞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후 당의 상황이 안정기에 들어서며 구체적으로 추진됐다.

유력 여권 주자 김무성, 방미로 차기 지도자 이미지 구축?

김 대표는 그동안 수차례 대권에 선을 그었지만 여권의 유력한 차기 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그의 측근들도 대선 출마를 공공연히 인정해왔다.

이 때문에 김 대표의 이번 방미가 본격적으로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건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과거 박근혜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등 대권주자들은 방미를 통해 자신들의 주가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거물급 정치인의 방미는 대외적으로 집권여당의 대표라는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고, 미국의 대선 후보급 인사를 만나며 대내적으로 차기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에서는 김 대표의 방미를 두고 '정당 외교 차원에서 이뤄지는 관례적 행사'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일정 중간중간마다 한미간 상호 이익을 위한 자리와 교민들과의 소통을 위한 자리를 포함시키는 등 대권 행보로 비치지 않기 위해 애썼다.

김 대표도 지난 14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방미 외교는 정당 외교 차원에서 계획됐다"며 "미국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맹방이고 형제국가다. 미국과의 외교는 정치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한 바 있다.

김 대표와 반 총장의 '뉴욕 회동'도 그 자체만으로 눈여겨 볼 요소다. 잘 알려졌다시피 이들은 모두 여권의 잠재적인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두 사람은 국제 정세와 더불어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와 한일문제 해소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의 방미로 인해 그가 취임 일성으로 내걸었던 '오픈프라이머리'도 국내에서 빠르게 공론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오픈프라이머리가 시행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미국 의회 인사들과 만나 국내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며 의견을 주고 받을 전망이다. 특히 국내 정치권에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에 대한 찬반이 갈리는 가운데 이번 방미 기간 중 이에 대한 '깜짝' 입장발표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정원 해킹 등 국민 불안 제쳐두고 방미? 시기상 논란도

그러나 김 대표의 방미가 시기상 적절한 지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가뭄과 메르스로 인해 깊게 패인 서민의 주름이 미처 다 펴지지도 않았다는 점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정원 해킹 프로그램 사용에 대한 진상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또한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노동개혁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 대표의 방미가 찬물을 끼얹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현안이 쌓인 와중에 이를 뒤로하고 '대권 행보'를 위해 장기간 국회를 비운다는 것에 대한 국민의 불편한 시선이 존재하는 것이다.

김 대표의 한 측근은 이에 대해 "이미 이전부터 미국 의회와 준비된 계획이었다"며 "시점에 대한 논란도 있지만 이번에 미뤄지면 미국 의회 일정과 맞물려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미 간 정당 외교를 위해 오래 전부터 계획된 일정에다가 메르스 및 가뭄 피해 대책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이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국정원 해킹 의혹 규명에 대한 건도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를 해 일단을 부담을 덜었다는 판단이다. 이 때문인지 김 대표도 이번 방미 일정에 상당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대표가 여당 대표의 자격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주위의 여러 시선에도 불구하고 광폭 행보를 선택한 김 대표의 행동이 향후 정국에는 어떤 영항을 미칠지, 여러가지 수를 가지고 출국하는 김 대표가 어떤 성과를 갖고 귀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될지 관심거리가 될 전망이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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