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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이병헌, '협녀'로 재기할 수 있을까


입력 2015.07.30 09:41 수정 2015.07.30 10:07        부수정 기자

박흥식 감독 11년 동안 공들인 작품

전도연·김고은·이준호 등 주연 탄탄

지난해 '50억 동영상 협박 사건'으로 구설에 오른 배우 이병헌이 영화 '협녀, 칼의 기억'으로 국내 무대에 복귀했다.ⓒ데일리안 지난해 '50억 동영상 협박 사건'으로 구설에 오른 배우 이병헌이 영화 '협녀, 칼의 기억'으로 국내 무대에 복귀했다.ⓒ데일리안

지난해 '50억 동영상 협박 사건'으로 구설에 오른 배우 이병헌이 영화 '협녀, 칼의 기억'으로 국내 무대에 복귀했다.

'협녀, 칼의 기억'은 칼이 곧 권력이던 고려 말기, 뜻이 달랐던 세 검객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을 그린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2001), '인어공주'(2004)를 연출한 박흥식 감독이 11년 동안 공을 들인 작품으로 이병헌 외에 전도연 김고은 등이 출연한다.

이 영화는 이병헌의 국내 무대 복귀작으로 화제가 됐다. 앞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의 홍보 활동에 참여하지 않은 이병헌은 '협녀, 칼의 기억' 홍보에는 나설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번 영화는 대중의 비난을 받은 그가 오로지 연기로 재기할 수 있는 기회라 관심이 쏠렸다. 지난24일 열린 제작보고회장은 이병헌의 첫 공식 석상 무대라 시작 전부터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이병헌은 제작보고회 시작 전 무대에 올라 심경을 밝혔다. 무거운 표정으로 말문을 연 이병헌은 "오늘 이 자리에서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까, 미국에서 촬영하면서도 매일 고민했다. 함께 영화 작업을 했던 스태프와 관계자들에게 죄송하다고. 어떤 비난도 감당해야 하고 나 때문에 그분들의 노고가 가려지지 않길 바란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병헌은 이어 "내가 지금까지 배우 이병헌으로 살 수 있었던 건 여러분의 관심 덕분이다. 뉘우침의 시간을 보내면서 소중함의 시간을 뼈저리게 느꼈다. 나에 대한 실망감이 사과와 자숙의 시간으로 채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늘 죄송하다. 많은 분에게 준 상처와 실망감을 갚겠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했다.

이병헌은 제작보고회 내내 우울하고, 침통한 표정을 이어갔다. 개봉일이 연기된 것과 관련한 심경을 묻자 이병헌은 "아무래도 나 때문인 것 같다"고 토로한 뒤 "좀 더 일찍 개봉했어야 했는데 분위기와 상황 때문에 개봉이 미뤄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한국 영화와 할리우드 대작들이 나오는 상황이지만, '협녀, 칼의 기억'은 무협 사극이라는 장르의 독특함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병헌은 극 중 탁월한 검술과 빼어난 지략으로 고려 말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오른 유백을 연기했다. 지난 2012년 천만 관객을 동원한 '광해, 왕의 된 남자' 이후 두 번째 사극이다.

이병헌은 출연 계기에 대해 "'광해, 왕이 된 남자'를 힘들게 촬영해서 이후 사극을 피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협녀'는 시나리오를 재밌게 읽어 선택하게 됐다"고 했다.

액션신에 대해선 "영화의 배경이 고려 시대이기도 하고, 인물의 야망과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화려한 의상을 입었는데 긴 옷을 입고 액션신을 하는 게 어려웠다. 액션은 동적이지만 캐릭터는 정적인 인물로 그려야 했다. 입체적인 캐릭터가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로 해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50억 동영상 협박 사건'으로 구설에 오른 배우 이병헌이 영화 '협녀, 칼의 기억'으로 국내 무대에 복귀했다.ⓒ데일리안 지난해 '50억 동영상 협박 사건'으로 구설에 오른 배우 이병헌이 영화 '협녀, 칼의 기억'으로 국내 무대에 복귀했다.ⓒ데일리안

'칸의 여왕' 전도연이 대의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유백을 향한 증오로 평생을 고뇌 속에 사는 월소를 연기했다. 이병헌과는 '내 마음의 풍금'(1999) 이후 무려 16년 만의 만남이다.

전도연은 맹인 검객으로 분해 액션신과 감정신을 동시에 소화한다. 전도연은 "눈을 깜빡거리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에 박 감독은 "배우의 감정은 눈에서부터 출발하는데, 전도연은 눈동자를 안 움직이고 감정 표현을 한 대단한 배우"라고 극찬했다.

영화 출연 계기에 대해서 전도연은 "장르보단 드라마에 중점을 뒀다. 멜로 드라마라는 생각으로 작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과 '인어공주'(2004)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전도연은 "'인어공주' 촬영 당시 박 감독님이 세 여자 검객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는데 무척 인상적이었다. 시나리오를 기다리다 내가 먼저 감독님께 연락했다"고 했다.

충무로의 샛별 김고은이 부모를 죽인 원수를 갚기 위해 일생을 살아가는 아이 홍이로 분했다. 김고은은 80회차 촬영 모두 와이어 연기를 펼쳤다. "걸어서 간 무술 연습장에서 나중엔 기어서 나왔다"고 웃은 김고은은 "검과 손이 하나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중엔 감각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박 감독은 "김고은은 이병헌, 전도연에게 필적할 만한 배우"라며 "나이는 어리지만 에너지가 있다"고 칭찬했다.

세 사람 외에 포진된 조연진도 탄탄한다. 요즘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 이경영이 풍진삼협(풍천·유백·월소 등 세 검객)의 스승으로 등장하고, 김태우는 고려를 손에 쥔 권력가 존복 역을 맡았다.

'감시자들', '스물'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2PM 이준호는 유백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무사 율 역을, 문성근은 존복의 아버지이자 무신정권 최고 권력자인 이의명 장군 역을 각각 맡았다.

영화는 흥행 중인 '암살', 그리고 개봉 예정인 '베테랑'과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등 할리우드 대작과 맞서야 한다.

박 감독은 "'협녀, 칼의 기억'은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는 작품"이라며 "연기 지망생들에게 이번 작품이 교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8월 13일 개봉.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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