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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시한 지나자 유승민 사퇴 진두지휘 왜?


입력 2015.07.07 18:51 수정 2015.07.07 21:20        조소영 기자

좌고우면 우물쭈물 이미지 무대 별명에 금

정가 "보수정당 특징은 위기때 보편 택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와 관련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입장을 밝힌뒤 대표실을 나가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와 관련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입장을 밝힌뒤 대표실을 나가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친박(친박근혜)이 정해놓은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일인 6일이 지나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유 원내대표의 사퇴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밤 유 원내대표의 거취 논의를 위해 유 원내대표를 제외하고 최고위를 여는가하면 7일 오전 긴급 최고위를 열어 오는 8일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안건으로 한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 오후에는 이와 관련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의 의견도 들었다.

그동안 김 대표는 유 원내대표가 '명예로운 사퇴'를 할 수 있도록 그를 압박하는 말들을 차단하는 역할을 도맡아왔다. 집권여당 대표로서 청와대와의 관계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을 함께 이끌고 있는 동료 또한 존중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작용했던 것이다. 최근 김 대표가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연일 압박했던 김태호 최고위원에게 크게 화를 냈던 것도 이 같은 이유가 컸다.

그러나 유 원내대표가 6일 자신을 비롯해 유 원내대표와 절친한 사이이자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과 각각 독대를 하고도 상황 진전이 없는 듯하자 더 유 원내대표를 기다릴 경우, 당은 물론 자신에게도 적잖은 타격이 될 것이란 분석을 하고 유 원내대표 사퇴의 선봉에 선 것으로 보인다. 유 원내대표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현재 당은 불안정하고, 김 대표는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혹평을 곳곳에서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와 관련, 일찌감치 사퇴로 가닥을 잡긴 했지만 이를 거의 드러내지 않으면서 물밑에서 친박-비박들과 소통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이는 6일까지였다. 김 대표는 6일 밤부터 수면 위로 올라왔다. 김 대표는 이날 밤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최고위를 소집한 자리에서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가시화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보인다. 7일에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 최고위를 열어 오는 8일 유 원내대표의 거취와 관련된 의총을 열기로 결정했다.

특히 이날 정황을 살펴봤을 때 친박계는 김 대표에게 유 원내대표 사퇴 건과 관련된 권한을 일임한 것처럼 보였다. 전날까지만 해도 친박계는 유 원내대표가 거취 표명을 하지 않자 그의 사퇴를 논의하는 의총을 요구하겠다는 등 압박의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뜻을 내비쳤었다.

이에 따라 7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친박 성향 충청권 의원들의 회의가 열린다는 사실이 전해졌을 때 당 내홍이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충청권 의원들은 "당정청이 혼연일체가 돼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선 유 원내대표가 대승적 차원에서 스스로 거취를 표명하는 게 바람직하다"로 결론을 내고 입을 닫았다. 충청권 의원들의 이러한 결론은 지금까지 친박계가 내세워왔던 주장에서 더 나아가지도 빼지도 않은 말이었다. 더군다나 이 모임을 제외하고 친박계는 하루종일 잠잠했다.

대신 한편에서 비박계가 움직였다. 박민식, 김성태, 김세연, 황영철, 조해진 의원 등 유 원내대표를 비호하고 있는 비박계는 이날 오후 의원회관에서 회동을 갖고 유 원내대표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이때 김 대표가 움직였다. 그는 비박계 회동 장소를 찾은 후 기자들과 만나 "모인다고 하길래 찾아왔고 당을 위해 잘 협조해달라고 했는데 상당히 반대 의견이 많더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후 비박계가 의총 안건명이 '사퇴권고결의안'이라는 건 문제가 있다고 하자 '유 원내대표 거취에 관한 논의의 건'으로 바꿨다. 비박계의 의견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사실상 유 원내대표 사퇴 협조를 거듭 요청한 것이다.

김 대표가 이렇게 유 원내대표 사퇴에 적극적으로 움직인 것은 유 원내대표 사태 장기화로 인해 당 안팎의 계파갈등이 극심해지는 한편 당직 인선일이 밀리는 등 당의 업무가 정지되는 상황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울러 김 대표는 '무대(김무성 대장)'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리더십에 있어서는 당 내외로 신망을 받았으나 이번 일로 인해 "좌고우면한다"는 지탄을 곳곳에서 받았었다. 이에 따라 그동안은 김 대표가 유 원내대표에 대한 의리를 지키는 시간이었다면 유 원내대표 사퇴 잠정 시한이었던 6일을 기점으로 '리더십 회복'에 나선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한편 당내 상황에 정통한 당직자들은 김 대표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성향'이 이번 일에도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보수정당의 특징 중 하나는 위기상황이 되면 가장 보편적인 선택을 한다는 것"이라며 "이런 보수정당에 오랫동안 몸을 담았던 김 대표는 더군다나 무엇이든 항상 안정적으로 관리를 해왔던 성향의 사람인 만큼 (당의 안정을 위해) 유 원내대표 사퇴라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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