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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이재용 증인 신청, 메르스 빌미로 기업인 길들이기


입력 2015.07.07 15:13 수정 2015.07.07 22:05        이강미 기자

<이강미의 재계산책>네티즌 발끈 …"박원순 정치쇼였는데 왜?"

재단 이사장 자격 '대국민사과' 및 내수살리기 앞장

'갑질 국회' 안되려면 발목잡지 말아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관련한 고개를 숙이면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관련한 고개를 숙이면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국회가 메르스사태를 빌미로 또다시 기업인 길들이기 시도를 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우려된다.

이미 인터넷 상에서는 “‘박원순 정치쇼’였는데, 누구를 위한 증인채택이냐”면서 정치권을 향해 냉담한 분위기다.

국회 중동호흡기중후군(메르스)대책특별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대응 실패와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국회로 불러들여 책임을 묻겠다고 한다.

7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메르스특위는 오는 8일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증인채택 안건을 의결한 뒤, 오는 14일 전체회의에 이 부회장을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불러 메르스 진원지가 된 삼성서울병원의 관리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한다.

야당이 증인으로 선정한 대상은 박 시장과 이 부회장을 비롯해 윤순봉 삼성생명공익재단 대표이사, 송재훈 삼성병원 원장, 서명옥 강남보건소장 등이다.

문제는 국회가 또다시 메르스를 빌미로 기업인 길들이기를 하려는 의도는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다.

지금은 책임자의 문책을 논하기에 앞서 메르스 종식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 부회장보다는 질병과 병원시스템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을 세워야 한다.

산업부장 이강미 산업부장 이강미
이 부회장은 의료전문가가 아니다. 기업인이다. 메르스사태 발생 초기, 국가 방역을 책임지고 있는 보건복지부나 질병관리본부, 감염내과 전문의조차 메르스의 실체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로 인해 국가적 방역망이 뚫렸던 것은 모두가 인지하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단지 삼성서울병원을 설립한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이란 이유로,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 국회에 “오라 가라”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더군다나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이미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사태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통해 거듭 사과했다. 병원에 직접 방문해 환자들과 의료진, 대책본부를 두루 살피면서 사과하고, 환자들을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병원시스템 개선과 함께 감염질병과 관련된 연구예방에 적극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는 재단 이사장으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스스로 진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메르스와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침체된 내수경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도 가동했다.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상품권 300억원 어치를 추가 구매해 협력사 임직원들에게 풀기로 했다. 또한 중국과 베트남 등 협력업체와 연계해 뚝 떨어진 관광수요도 끌어올리는 한편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는 농어촌을 돕기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메르스 불황타개는 비단 삼성만의 일이 아니다. 현대차, SK그룹, KT, LG그룹 등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내수살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 부회장을 국회에 세워 책임을 묻겠다는 것은 책임의식을 갖고 내수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수많은 기업인들과 기업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삼성은 현재 엘리엇매니지먼트 등 해외 벌처펀드로부터 맹공격을 당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 2분기 실적도 시장기대치에 못미치는 등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내수살리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국회, 특히 야당 의원들이 기업들의 내수살리기 노력에 힘이 돼 주지는 못할지언정, 되레 힘 빼기에 골몰해서야 되겠는가.

네티즌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마구잡이식 증인채택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반문하고 있다.

실제 한 네티즌(smxp****)은 “삼성병원장을 증인신청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이재용 증인신청은 뜬금없다”면서 “그룹사에서 일만 터지면 그룹 총수 불러대는 짓 좀 그만하라”고 꼬집었다.
또다른 네티즌(ktty****)은 “국회의원들 본인들이나 잘 하지, 왜 심심하면 기업인 증인 채택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는 정치인들”이라고 비판했다.

국가적 재난사태를 정치쇼로 전락시키는 이들에 대해서도 곱지않다. 네티즌 akxo****는 “솔직히 그거 박원순 정치적 쇼였다”면서 “안철수도 그렇고 박원순도 그렇고 국가재난사태가 되면 언제나 튀어나와서 뭔가를 꼭 하며 존재감을 내비칠려고 한다“고 힐책했다. 네티즌 ktpa****도 “박원순 뛰우기, 삼성씹기 할려고? 한심한 수준”이라며 개탄했다.

국회, 특히 야당의원들은 이같은 국민의 마음과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단지 재단 이사장 이란 이유로, 그룹 총수란 이유로, 툭 하면 국회에 세워놓고 보여주기식 호통을 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이번 일로 '한 건'올릴 심산으로 정치쇼를 벌인다면 ‘갑질하는 국회’란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이강미 기자 (kmlee50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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