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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고속 활용 금호산업 인수금 확보' 성공할까


입력 2015.07.06 11:38 수정 2015.07.06 18:09        박영국 기자

금호고속 매각 제동…칸서스와 신용관계 기반한 차입매수 가능성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6월 3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광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6월 3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광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금호아시아나그룹
금호그룹 재건의 핵심인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박삼구 회장의 자금 확보 방식에 재계와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유력하게 점쳐졌던 금호고속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가 금호산업 채권단의 불허로 제동이 걸림에 따라 ‘차입매수’ 방식까지 동원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6일 재계와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자금 확보를 위해 칸서스PEF에 금호고속을 매각하는 구상은 금호산업 채권단에 의해 사실상 제동이 걸린 상태다.

금호산업 채권단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지만, 지금은 채권단이 주인인 회사”라며 “금호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매각은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1%를 보유한 대주주고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의 100% 모회사이며, 금호터미널은 금호고속의 100% 모회사다. 금호고속은 금호산업의 증손회사인 셈이다.

이 관계자는 “금호산업의 손자회사인 금호터미널이 금호고속을 인수한 것도 금호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긴 하지만, 그때는 우선매수청구권이 있었으니 가능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금호고속 매각에 대해서는 박삼구 회장이 어떤 권한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채권단은 다만, 박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에 ‘금호고속 매각 반대’ 의사를 전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 측에서 우리에게 금호고속 매각 승인을 공식적으로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반대 의사도 전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매각 승인을 요청하면 반대하겠지만, 아직 그 절차가 진행되진 않았다는 얘기다.

박 회장 측은 당초 금호고속 매각을 통해 확보한 3000억원의 자금을 금호산업 인수에 보탤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자금은 금호고속의 100% 모기업인 금호터미널의 소유라 이를 금호산업 인수에 동원하면 순환출자금지제도 위반이 되기 때문에 중간에 칸서스와 농협에서 구성한 펀드를 끼워 넣는 식의 ‘변칙’을 동원할 가능성도 제기됐었다.

하지만 채권단의 반대로 이 방식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그렇다고 금호고속을 금호산업 인수에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완전 봉쇄된 것은 아니다. 재계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투자자로부터 먼저 자금을 조달한 뒤 금호산업 인수 이후 금호고속을 넘겨주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내부 사정에 정통한 재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금호산업 채권단이 금호고속 처분 여부에 왈가왈부할 수 있지만,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한 뒤에는 관여할 수 없다”며 “먼저 돈을 빌린 뒤 금호산업 인수 이후 금호고속을 콜옵션을 붙여 넘기는 식이라면 채권단도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금호고속을 넘기고 돈을 받거나, 금호고속을 담보로 먼저 돈을 빌린 뒤 금호산업 인수 이후 금호고속을 넘기거나 약간의 시차만 있을 뿐 신용만 확실하다면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이는 ‘확실한 우군’이 있어야 가능한 일로, 칸서스자산운용이 그 역할을 해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재계 관계자는 “김영재 칸서스자산운용 회장과 박삼구 회장은 광주일고 선후배로 돈독한 사이로, 그동안 칸서스는 금호아시아나의 대우건설인수 때나 금호생명 매각 때 도움을 주는 등 전통적인 우군 역할을 해왔다”며 “칸서스라면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되찾는데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증손회사를 담보로 돈을 빌린 뒤 지주회사를 인수해 다시 증손회사를 넘기는 식의 ‘인수금 돌려막기’ 성공 여부는 박삼구 회장이 그동안 쌓아온 신용관계가 결정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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