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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 추억’ 알롭스키…베우둠 저격수 급부상


입력 2015.07.06 00:05 수정 2015.07.06 00:0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UFC 재입성 후 거침없는 상승세..랭킹 4위

‘신 4인방 시대’ 기대 속 핏볼 행보 변수

부활한 안드레이 알롭스키가 파브리시오 베우둠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수퍼액션 방송 캡처. 부활한 안드레이 알롭스키가 파브리시오 베우둠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수퍼액션 방송 캡처.

한동안 정체됐던 UFC 헤비급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기존 강자들의 독주체제가 무너지고 새로운 강자들이 용틀임을 하고 있는 가운데 수많은 리벤지 매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UFC 헤비급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혹평처럼 팬들의 관심 속에서 멀어지고 있는 상태였다.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33·미국) 대항마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최강의 2인자’로 꼽히던 '시가노(Cigano)'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31·헤비급)가 건재했기 때문이다.

벨라스케즈와 산토스를 필두로 브록 레스너-쉐인 카윈이 경합을 벌였던 ‘4인방 시대’를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MMA의 꽃으로 불리는 헤비급의 정체는 UFC 주최 측에도 분명 악재였다.

하지만 지난 14일(한국시각) 멕시코 멕시코시티 아레나서 열린 UFC 188 ‘Velasquez vs. Werdum’ 대회를 기점으로 상황이 사뭇 달라졌다. “누구도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벨라스케즈를 파브리시오 베우둠(38·브라질)이 무너뜨리며 ‘전국시대’의 성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베우둠이 최강자로 우뚝 선 가운데 벨라스케즈가 2인자 그룹에 합류했고 ‘변형 크로캅’ 스티페 미오치치(33·미국) 기세도 하늘을 찌를 듯하다. 팬들 사이에서는 베우둠-벨라스케즈-산토스-미오치치의 ‘신 4인방시대’가 열린 것 아니냐는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

또 다른 관심거리는 올드 파이터로 불리던 ‘핏불’ 안드레이 알롭스키(36·벨라루스) 부활이다. 프라이드에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 미르코 크로캅,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등이 명성을 떨치던 시절 팀 실비아(39·미국)와 함께 UFC 헤비급의 자존심을 지켰던 알롭스키는 한때 주최 측으로부터 토사구팽 당하는 등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현재는 예상을 뛰어넘는 연승 행진으로 핏불의 야성을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8년 UFC를 떠난 후에도 한동안 알롭스키의 기세는 여전했다. 경쾌한 스텝과 묵직한 원투펀치를 무기로 헤비급의 대표적 '맷집왕'들인 벤 로스웰-로이 넬슨을 연파하며 화력만큼은 정상급이라는 명성은 입증했다. 팬들 역시 “왜 알롭스키를 내보냈느냐”며 주최 측을 성토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알롭스키는 2009년 있었던 ‘M-1 글로벌 어플릭션2’에서 표도르에게 무너진 후 끝없는 슬럼프에 시달렸다. 브렛 로저스(34·미국)의 속사포 펀치 세례에 불과 22초 만에 TKO로 무너진 것을 비롯해 안토니오 실바(35·브라질), 세르게이 하리토노프(35·러시아)에게 차례로 고배를 들었다. 괴로워진 알롭스키는 연패의 충격으로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러시안 룰렛(Russian roulette)’까지 시도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2011년을 기점으로 알롭스키는 회복세를 보인다. 하리토노프에 패한 이후 UFC에 재입성하기까지 벌인 8경기에서 알롭스키는 단 1패만 당했다. 특유의 펀치 연타는 물론 하이킥으로 넉 아웃까지 빼앗으며 식지 않은 화력을 뽐냈다.

그럼에도 팬들은 알롭스키를 좀처럼 믿지 않았다. UFC가 아닌 마이너 무대 위주였고 그나마 강적으로 꼽혔던 ‘검은 유이’ 앤써니 존슨에는 패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여전한 공격력보다는 약한 내구력을 이유로 저평가하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UFC에 돌아와서도 알롭스키의 상승세는 멈출 줄 몰랐다. 특히, 과거 자신에게 패배를 안겨준 실바는 물론, '문지기' 이상급 기량을 과시하던 트레비스 브라운까지 모두 1라운드에 때려눕히자 그제야 ‘핏불의 부활’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창때와 비교해 경쾌한 스텝은 다소 무뎌진 듯 보이지만 특유의 묵직한 펀치 연타가 살아나면서 상대와의 화력 대결에서 결코 밀리지 않고 있다. 맷집이 약해 지켜보는 팬들은 불안하지만, 먼저 더 크게 한 방을 꽂고 있어 결과가 나쁘지 않다.

흥미로운 것은 베우둠의 차기 도전자 중 하나로 알롭스키가 거론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알롭스키가 챔피언에 도전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지만 현재는 그가 베우둠과 붙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분위기다.

연승 행진으로 어느덧 공식랭킹에서도 4위까지 치고 올라왔고, 과거 베우둠을 꺾은 전적이 있다는 점도 알롭스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각 격투매체에서 실시하고 있는 ‘베우둠의 다음 상대’에 대한 팬 설문조사에서도 수위를 다투고 있다. 확실한 캐릭터로 인한 높은 인기도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과연 밑바닥까지 경험하고 돌아온 알롭스키가 정상 도전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다시금 사나운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핏불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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