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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근석 여근석을 새끼줄로 이은 사연 알고보니...


입력 2015.07.05 09:52 수정 2015.07.05 09:53        최진연 문화유적전문기자

<최진연의 우리 터, 우리 혼 - 성석기행>충북 단양 각기리 선돌

소백산을 경계로 남쪽은 경북 영주, 북쪽은 충북 단양이다. 한강과 낙동강도 소백산 능선에서 남쪽은 낙동강, 북쪽은 한강의 발원지가 된다. 험준한 지형으로 형성된 단양에는 사인암·상선암·중선암·하선암·도담삼봉 등 국가명승지와 아름다운 계곡이 즐비하다. 단양은 옛 그림에도 많이 등장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손꼽는 관광지며, 남쪽 영주지역은 광활한 곡창지대다. 이 두 지역은 강을 끼고 있어 선사시대부터 집단적으로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

남녀근석이 새끼줄로 이어져 있다.ⓒ최진연 기자 남녀근석이 새끼줄로 이어져 있다.ⓒ최진연 기자

이곳에는 선인들이 남겨 놓은 유적들도 즐비하다. 특히 단양에는 북도별업암각자·구낭굴구석기유적·단양신라적성비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중에는 우리에게 낯선 유적도 있다. 단양군 적성면 각기리에 있는 선사시대 거석인 선돌이다.

각기리 선돌은 앞말로 부르는 마을입구 갈림길 옆에 2기가 짝을 이뤄 세워져 있는데, 마치 암수를 상징하듯 하나는 뾰족하며 길쭉한 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둥글고 판판한 모습이다. 또한 각기리라는 지명도 동물의 뿔이 솟아 오른 것처럼 선돌이 서 있다해 붙여졌다.

선돌이 있는 곳은 용추연못에서 흘러내리는 골짜기와 또 다른 물이 합쳐지는 충적지대다. 이로 인해 평야가 자연적으로 만들어 졌다. 형청동기시대 이후 이곳에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거주해 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선돌 뒤편 낮은 구릉지대 아래 여러 채의 집들이 모여 있어 이러한 추정을 뒷받침 하고 있다.

각기리선돌의 남성를 상징하는 숫바위ⓒ최진연 기자 각기리선돌의 남성를 상징하는 숫바위ⓒ최진연 기자

각기리 선돌 중 서쪽의 것은 남성의 성기를 상징하듯 세워져 있는데, 높이 2.7m, 폭 2.2m, 두께는 60cm 정도로 마치 삼각형처럼 ​생겨서 숫바위로 부른다. 맞은편의 선돌은 여성을 상징하며 높이 1.8m, 폭 1.7m, 두께 37cm로 둥글고 아담한 모습 때문에 암바위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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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바위 아래에는 인위적으로 돌을 쌓아 만든 원형의 단이 만들어져 있는데, 이는 마을에서 동제를 모시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매년 정월대보름에 남근과 여근을 연결하는 금줄을 걸어 놓는데 지금도 마을에서 무척 신성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선돌 곳곳에 주먹만한 성혈들이 파여 있다.ⓒ최진연 기자 선돌 곳곳에 주먹만한 성혈들이 파여 있다.ⓒ최진연 기자

각기리 선돌에도 성혈이라고 하는 어른 주먹만 한 구멍이 여러 개 파여 있다. 성혈은 옛 사람들이 소원성취를 바라는 마음으로 숭배의 대상이 되는 선돌에 돌로 구멍을 판 것인데, 즉 여성의 성기나 자궁을 상징한 것이다.

이 선돌은 1984년에 발견돼 1985년에 처음 알려졌다. 선돌은 선사시대 대표적인 거석문화로 위치와 형태, 신앙대상에 따라 풍요·수호·고인돌의 기능을 갖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어 선사시대의 생활상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유적이다.

최진연 기자 (cnnphot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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