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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만 바라보는 문재인의 속사정


입력 2015.07.05 09:51 수정 2015.07.05 09:52        이슬기 기자

"문재인 진짜 구해줄 사람, 열명도 안돼…가장 탄탄한 세는 정세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유능한 경제 정당 위원회' 출범식에서 정세균, 강철규 공동위원장 등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유능한 경제 정당 위원회' 출범식에서 정세균, 강철규 공동위원장 등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자꾸 ‘친노, 친노’ 하지만 정작 문재인은 자기 사람이 거의 없다.”

최근 사무총장 임명건으로 불거진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을 두고 이른바 ‘공인된 친노계’로 불리는 한 인사는 이같이 확언했다. 그는 “문재인이 진짜 필요할 때 구해줄 사람? ‘친노’가 아니라 ‘친문’이라고 해야 맞겠다. 그런 사람은 열명도 채 안된다”고도 말했다.

앞서 지난 2일 이종걸 원내대표가 문 대표와의 심야 담판 회동 끝에 ‘당무 복귀’를 선언하며 갈등은 일단락 됐지만, 그렇다고 문 대표가 발을 뻗기엔 불씨가 여전하다. 문 대표가 차기 공천 작업의 요직인 사무총장직에 최재성 의원의 임명을 강하게 밀어붙인 데다, 정책위의장 교체 여부도 논란이 되고 있는 만큼, 추가 인선을 둘러싼 계파 간 이해관계가 또다시 충돌할 수 있어서다.

이미 비주류 측에서는 ‘친노패권주의’라며 연일 날을 세우고 있고, 지도부인 유승희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에 불참한지 열흘이 지나도록 복귀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친노가 독식하는 기존의 구조로는 집권할 수 없다”는 비판과 함께 신당 창당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앞서 4.29 재·보선 패배 직후 ‘문재인 사퇴’를 촉구했던 원외 인사들도 속속 집결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당내 문제가 터질 때마다 ‘친노 대 비노’ 구도로 회자되며 문 대표가 ‘매’를 맞아 왔지만, 정작 실권을 쥐고 있는 이는 따로 있다. 지난 전당대회 당시 ‘빅3’로 떠올랐으나 불출마를 선언하고 문 대표에 힘을 실어준 정세균 의원이다.

정 의원은 4.29 재·보선 패배 이후 비노계가 문 대표의 거취 문제까지 제기하며 맹공을 펼치자, 당의 원로이자 상임고문으로서 “대표가 그만둔다고 능사가 아니다”라며 보호막을 쳤다. 호남·비주류 의원들은 물론 원외 상임고문들까지 나서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지만, ‘범친노’라 불리는 정세균계 측이 문 대표를 엄호했다. 아울러 문 대표에 대한 정세균계의 영향력에도 무게가 실렸다.

문 대표가 이번 사무총장 인선을 강행한 것 역시 이 때문이라는 게 당내 다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일단 최재성 사무총장은 대표적인 정세균계 인사로 알려져있으며, 문 대표가 ‘유임’을 희망하는 강기정 정책위의장과 안규백 전략홍보본부장도 같은 계보로 나뉜다.

특히 지도부의 경우, 전병헌·오영식 최고위원 모두 정세균계 인사로 분류된다. 현재 사퇴 의사를 밝힌 주승용 최고위원과 당직 자격정지 6개월 처분을 받은 정청래 최고위원, 사무총장 인선에 불만을 품고 최고위에 불참 중인 유승희 최고위원을 제외하면, 최고위원회 전체가 정세균계로 가동되는 셈이다. 일각에서 “SK(정세균)가 당을 장악했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친노계의 ‘정세균 행’도 이같은 상황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한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친노계 주요 인사로 꼽히던 의원이 지난 5월 사무총장 경선 당시 ‘최재성 당선’에 적극 힘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조정식 의원의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었지만, 해당 의원이 최 사무총장으로 힘을 실어주면서 조 의원에게 예정됐던 상당수 표가 이탈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또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시끄러운 건 친노-비노이지만, 세가 정말 막강한 쪽은 정세균 의원”이라며 “문재인이 지금 상황에서 누구한테 붙을 수 있겠나. 김한길한테 붙겠나, 그렇다고 박지원한테 가겠나. 문재인 입장에서도 정세균 밖에 없다. 인선을 보면 바로 나오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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