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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헤지펀드 헤르메스, 삼성정밀화학 지분 5% 보유 왜?


입력 2015.07.03 21:06 수정 2015.07.03 21:54        이강미 기자

과거 삼성물산 경영권 참여 분쟁 전력에 업계 '촉각'

삼성정밀화학 "계열사 지분 31.1% 경영권방어 문제없어...단순투자목적일 것"

지난 2004년 삼성물산 지분매집에 나서면서 경영권을 위협했던 '엘리엇의 원조격'인 영국계 헤지펀드 헤르메스가 삼성정밀화학 지분 5% 이상을 전격 매수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관련, 삼성정밀화학 측은 "단순 투자목적으로 경영권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헤르메스(Hermes Investment Management)는 이날 삼성정밀화학 지분 5.021%(129만5364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헤르메스를 포함한 계열 펀드는 지난달 25~26일 양일간 지분을 집중 매수했다.

헤르메스는 지난 2004년 삼성물산 지분 5%(777만2000주)를 확보하고, 삼성에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면서 경영권에 참여할 뜻을 밝혀 갈등을 빚었었다. 하지만 지분 매수 후 8개월만에 '투자이익 실현차원'이라면서 지분을 모두 팔아치워 300억원 이상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헤르메스는 불공정거래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에따라 일각에선 헤르메스가 최근 삼성물산과 공방 중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처럼 삼성과 경영 분쟁을 벌이려는 의도로 지분을 매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헤르메스의 법률 대리인이 엘리엇의 소송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넥서스라는 점도 이같은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날 헤르메스의 주식 취득 보고자는 엘리엇의 한국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하는 넥서스의 이재우 변호사다. 넥서스 설립자인 최영익 대표 변호사가 2000년에 설립한 법무법인 우일 시절부터 손발을 맞춰온 인물이다. 법무법인 우일은 2004년 헤르메스의 삼성물산 취득 당시 국내 법률대리인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삼성정밀화학은 헤르메스의 지분 보유 목적이 단순 투자여서, 경영 분쟁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정밀화학 관계자는 "경영권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인다"며 "특히 삼성SDI(14.65%) 등 삼성 계열사가 삼성정밀화학의 지분 31.1%를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방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삼성정밀화학 최대주주는 지분 14.65%를 보유한 삼성SDI이다. 이밖에 삼성전자(8.39%), 삼성물산( 5.59%) 등도 주요 주주로 올라 있다. 삼성그룹을 비롯한 특수관계자는 지분 31.23%를 보유 중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9.99%)과 국민연금(5.1%) 역시 5% 이상 지분을 보유했다.

삼성정밀화학 관계자는 "헤르메스 펀드와 1년에 한두 번 유대관계를 맺고 있으며, 지난 5월에도 접촉했다"면서 "주로 업계 시황과 회사동향, 수익성 회복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헤르메스 담당자들은 주로 화학시황 등에 관심이 많았지 경영권 이슈는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안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공교롭게도 세계 최대의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투자자들에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반대할 것을 권고하자 미국의 헤지펀드 엘리엇은 삼성을 대상으로 더욱 공세적인 입장을 취했다.

법원이 지난 1일 주주총회 결의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것과 관련해 항고함과 동시에 삼성물산 이사진을 교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강미 기자 (kmlee50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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