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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식 코드 인사는 '공안출신들' 공포 정치 구현


입력 2015.07.05 09:51 수정 2015.07.05 09:51        목용재 기자

김정일 시대 임명된 인민무력부장 중 '총정치국 출신'은 없어

김정은, 당·정 곳곳에 최룡해, 김원홍, 박영식 총정치국 출신 인사 배치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103회 생일(태양절)인 지난 4월 15일 군 간부들을 대동하고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리영길 군 총참모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김춘삼 작전국장, 박영식 당시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조경철 군 보위사령관이 수행했다.노동신문 캡처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103회 생일(태양절)인 지난 4월 15일 군 간부들을 대동하고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리영길 군 총참모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김춘삼 작전국장, 박영식 당시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조경철 군 보위사령관이 수행했다.노동신문 캡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공포정치' 핵심으로 조명 받고 있는 인사들이 '인민군 총정치국' 출신이라는 점이 주목되고 있다.

현재 북한 권력기구 곳곳에는 인민군 총정치국 근무 이력이 있거나 노동당 조직지도부·국가안전보위부 등 공안을 담당하는 권력기구 인사들이 김정은 체제를 떠받들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은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같은 권능을 가지고 사업을 한다”고 규정돼 있다. 총정치국은 인민군 내에서 당의 정치사업을 주도·관리하고 인민군 내의 각급 당 위원회 및 조직을 총괄하는 막강한 부서다. 즉, 노동당 차원에서 북한군 전체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권력기구다.

특히 총정치국은 노동당 산하 최대 전문기구이자 핵심기구인 조직지도부와 연계돼 당 차원에서 군을 장악하는데 핵심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도 노동당 조직지도부 출신이다.

현재 인민군 총정치국 출신으로 김정은의 ‘공안정치’에 핵심역할을 하고 있는 인사는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이다. 김원홍은 인민군 총정치국 부국장 출신으로 지난 2012년 4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맡았던 국가안전보위부장 자리를 꿰차고 직위 변동 없이 현재까지 김정은을 보위하고 있다.

김정일 집권 시절 국가안전보위부는 김정일이 직접 맡으면서 우동측 전 보위부 제1부부장이 실질적인 책임자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최근 인민무력부장으로 임명된 것으로 추정되는 박영식 대장도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출신이다. 전형적인 ‘야전군인’이라기 보다는 ‘공안 커리어’가 많은 정치군인이라는 평가다. 때문에 박영식이 인민무력부장으로 임명된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김정일 시대에 임명된 인민무력부장인 최광, 김일철, 김영춘 차수 등은 지휘관, 사령관, 참모장 등을 역임한 야전군인 출신이었다. 총정치국 근무 등 '정치군인'으로서의 경력은 없다.

반면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 인민무력부장으로 임명된 김정각, 김격식, 장정남, 현영철, 박영식 가운데 김정각과 박영식은 인민군 총정치국에서 근무한 다소 특이한 이력이 있다. 김정각은 총정치국 제1부국장을 역임한 바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일 ‘데일리안’에 “박영식은 야전보다는 공안라인 쪽 경력이 더 많은 ‘정치군인’이다”라면서 “김정은이 총정치국과 공안라인으로 권력재편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들이 김정은 통치의 핵심 축”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내부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도 본보에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서 군 총정치국 출신의 박영식이 인민무력부장이 됐다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할 만하다”면서 “통상적으로 인민무력부장 등은 야전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들이 맡아왔다”고 말했다.

군인출신은 아니지만 인민군 총정치국장 직을 수행한 바 있는 최룡해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은 장성택 전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처형 이후 해당 자리를 꿰찼다. 국가체육지도위는 김정은 집권 첫 해인 지난 2012년 11월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 결정으로 설치됐으며 그 위상도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정일 시대의 고령 엘리트들이 일선에서 물러나는 상황인데도 1925년 생인 리용무 차수는 여전히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직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 4월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직에 오른 리용무 역시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두 차례 역임한 바 있다.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집권하면서 리영호 전 총참모장을 시작으로 야전군 출신들을 손보고 있다”면서 “야전군에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까지 숙청했다는 것은 김정은이 조직지도부, 총정치국, 보위부 등의 세력을 이용해 야전군을 확실히 장악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총정치국을 중심으로 김정은이 권력 재편을 하는 것으로 보일수도 있겠지만 좀 더 정확하게는 공안통치에 김정은이 의존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면서 “총 정치국은 조직지도부와 긴밀히 연계하면서 군을 장악하는 기구”라고 설명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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