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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제치고 에어버스로...공중급유기 선정 이변 왜?


입력 2015.07.01 17:43 수정 2015.07.01 17:54        김정욱 기자

미국 무기 편중 지적 잇따라...에어버스의 좋은 조건도 한 몫

전문가 "전략수송기 역할도 겸해 최적…부품 수급 보장받아야"

에어버스사의 공중급유기 A330 MRTT ⓒ에어버스 에어버스사의 공중급유기 A330 MRTT ⓒ에어버스

우리 공군에 도입될 공중급유기 기종으로 유럽의 에어버스 ‘A330 MRTT’가 선정돼 예상을 뒤엎은 결과라는 평이 대체적인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늘의 주유소’로 불리는 공중급유기 도입 사업에는 1조 4000억원이 투입되며, 에어버스의 MRTT를 비롯해 미국 보잉의 KC-46A,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의 MMTT 등 3개 기종이 경쟁을 벌였다.

방위사업청이 공중급유기 기종 선정을 발표하기 전까지는 보잉사의 기종이 들어오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군 안팎에서는 “큰 이변이 없는 한 보잉의 기종이 선정되지 않겠느냐”는 말까지 나왔지만 이변이 일어 난 것.

그 동안 한미 공군의 연합훈련에서 우리 공군과 호흡을 맞춰왔던 공중급유기가 대부분 보잉사 기종이었다. 또 현재 우리의 주력 전투기가 보잉의 F-15K라는 점과 미국과의 관계를 감안하면 KC-46A 기종이 선정 될 것이라는 전망은 무리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군 안팎의 예상을 깨고 유럽의 기종이 선정 된 것은 일단 미국 무기에 너무 편중해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 육·해·공군과 해병대의 주력무기는 대부분 미국에서 들여온 것이다. 2013년 진행했던 8조3000억원 규모의 차기 전투기 도입 사업에서도 미국산 전투기인 록히드마틴의 F-35가 선정됐다. 또 지난 해에는 북한 전역을 24시간 감시할 고고도 무인정찰기를 1조원대의 예산을 들여 도입키로 하고 사업을 진행해 미국 노스롭그루만의 글로벌호크를 낙점했다.

이같이 무기를 수입하는 데 있어 특정 국가에만 편중되다 보니 경쟁력을 갖춘 유럽, 이스라엘, 러시아 등의 일부 무기제작사들은 한국 시장 진출을 꺼리기도 하는 실정이다.

그동안 미국이 우리나라에 고가의 무기를 수출하면서 약속했던 기술 이전 등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던 점도 이번 에어버스 공중급유기 선정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미국은 보잉의 F-15K 핵심장비에 대해서는 우리 공군이 직접 정비를 할 수 없도록 철저히 통제하고 있어 소비자가 생산자에게 너무 끌려 다닌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에어버스사의 한국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좋은 조건 제시, 보잉 못지 않은 성능도 MRTT 낙찰에 한 몫 했다는 평가다.

에어버스는 보잉보다 낮은 가격에 입찰했고, 공중급유기 운용에 대한 교육 및 도태시 까지 지원 보장, 파격적인 기술이전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민간항공사들이 모기종인 A330 계열의 기종을 운용하고 있다는 점도 좋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MRTT를 공군이 운용하면서 국내 민간 항공사들을 통해 정비를 받을 수 있어 운용비용면에서도 절약이 되기 때문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에어버스 공중급유기는 공군이 원했던 전략수송기 역할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한정된 예산으로 이 기종을 선정한 것은 괜찮은 선택이었다”면서 “다만 앞으로 30년 이상을 운용해야 하는 만큼 공군은 부품수급 등을 보장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욱 기자 (kj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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