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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엘리엇에 완승 …남아있는 합병 변수는?


입력 2015.07.01 16:55 수정 2015.07.01 17:41        이홍석 기자

법적공방과 달리 주총 변수 많아 …치열한 표대결 예고

ISS보고서·국민연금의 선택에 자사주 처분 금지 가처분도 변수

삼성과 엘리엇 로고 ⓒ각사 삼성과 엘리엇 로고 ⓒ각사

삼성물산이 엘리엇매니지먼트와의 법적 공방 1차전에서 완승을 거두면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승계 작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양측의 운명을 가를 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이 남아 있어 향후 보름간 치열한 우호지분 확보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1일 엘리엇의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리고 삼성의 손을 들어주면서 삼성물산-제일모직간 합병은 탄력을 받게 됐다.

▲삼성, 법적 공방 완승으로 합병-경영권 승계 탄력=우선 합병 절차상 가장 중요한 임시주총이 예정대로 오는 17일 날 개최될 수 있게 돼 향후 합병 일정에는 아무런 차질이 없게 된 상태다.

또 그동안 엘리엇이 끊임없이 제기해 온 양사간 합병 비율 문제도 면죄부를 얻어 법리상에서의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향후 제기될 수 있는 소송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날 재판부는 "양사간 합병비율(삼성물산 1주당 제일모직 0.35주)은 관련 법령에 따라 산정된 것으로 산정기준 주가가 부정행위에 의해 형성된 것이 아닌 이상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일가의 경영권 승계 작업도 계속 추진할 수 있는 동력도 얻었다. 이번 판결로 경영권 승계를 위해 추진될 수 있는 삼성전자-삼성SDS 합병 등의 이슈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삼성물산 경영진이 주주 이익과 관계없이 삼성그룹 총수 일가, 즉 제일모직 및 그 대주주의 이익만을 위해 합병을 추진한다고 볼 자료도 없다"고 말했다.

▲치열한 표 대결 예고…자사주 처분 금지 변수로 떠올라=하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을 위해서는 임시주총에서의 표 대결에서 승리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그룹이 확보한 우호 지분은 총 19.95%며 엘리엇의 지분은 7.12%다. 엘리엇을 제외한 외국인(지분 26.49%)과 국민연금(10.15%)을 포함한 기관투자자(21.2%)의 선택이 양측의 운명을 가를 전망이다.

양측의 우군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변수가 하나 더 생겼다. 법원이 엘리엇의 제기한 2건의 가처분 신청 중 1건인 자사주 의결권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는 따로 결론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주총에서 의결권 확보를 위해 백기사 역할을 해 줄 KCC에 자사주 899만주를 매각해 5.76%의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살렸다. 엘리엇은 이를 문제 삼아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1일 법원은 결정을 보류했고 주총 직전인 이 달 중순경에나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이 때문에 자사주 처분으로 인한 의결권 확보 문제가 향후 표 대결에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삼성의 우호지분은 13.99%로 줄어 엘리엇이 보유한 지분과의 격차가 크게 좁혀지기 때문이다.

▲ISS 보고서와 국민연금의 선택도 변수=이보다 앞서서 나올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의 보고서도 주요 변수다.

업계에 따르면 ISS는 3일을 전후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공식 입장을 담은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ISS는 전 세계 주요 기업의 주총 안건을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의결권 행사 방향을 조언하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큰 영향을 받는다.

엘리엇을 제외하더라도 외국인 지분이 가장 많다는 점에서 ISS의 보고서 내용은 양측의 표 대결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앞서 ISS는 SK와 SK C&C의 합병에 대해서는 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이유로 찬성의견을 제시했다.

단일 주체로 가장 큰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결정은 가장 큰 변수다. 10.15%의 지분은 합병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물량으로 삼성과 엘리엇 모두 설득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매우 민감한 만큼 국민연금이 기금운용본부 내 투자위원회가 아닌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와 관련, 대개의 경우에는 투자위원회에서 결정하지만 판단하기 어려운 민감한 사안일 경우 의결권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된다. 의결권위원회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과 유사한 SK와 SK C&C간 합병에서 반대의견을 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총 직전에 내려질 이들의 결정은 이번 주총의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제일모직의 주요 주주이기 때문에 SK건에서처럼 무조건 반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자칫 엘리엇을 편든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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