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신당 창당 목소리 높였는데 모이고 보면 면면이...


입력 2015.07.02 08:18 수정 2015.07.02 08:46        이슬기 기자

원외 인사들만 수두룩…원내는 물론 동교동계도 "신당 안된다. 두고봐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당 상임고문단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당 상임고문단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4.29 재·보궐선거 참패로 불붙었던 새정치민주연합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주축이 되는 상임고문단이라고 해봐야 원외 인사들이 대부분인 데다, 당내에서도 “신경 쓸만한 것이 못 된다”는 식의 회의론이 앞서고 있어서다.

정대철·이용희·김상현 상임고문과 김봉호 전 국회부의장은 지난달 29일 여의도 소재 한 식당에서 만나 신당 창당 등 당의 진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원로들은 지난 재보선 참패 이후 문재인 대표가 진정성 있는 사과 없이 친노계 사무총장 인선을 강행했다며 "이대로는 새정치연합의 수권이 불가하다"는 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상임고문들은 현재 새정치연합이 표의 확장성 부분에서 한계에 봉착했다며, 중도 및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중도개혁신당’의 창당 구상을 심도있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남 신당설’로 당선 직후부터 주목을 받아온 무소속 천정배 의원 역시 최근 한 라디오에 출연해 “10월 재보궐선거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신당을 포함해 다양한 방식의 야권 재구성 방안을 구상 중이다. 조속하게 정리해서 뭔가 결정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천 의원은 또 “아직 결정한 것은 없다”면서도 “만일 신당을 만든다면, 새로운 비전과 새로운 인물, 주도세력을 갖춘 전국적 개혁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창당에 대한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아울러 지난 재보선 당시 전 의원을 도왔던 인사들도 최근 여의도에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본격적인 신당 밑그림 짜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당내 반응은 ‘미지근’하다. 당장 동교동계 막내격인 설훈 의원부터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설 의원은 상임고문 5인이 신당 창당을 두고 회동한 것을 정면 지적하며 “5명이 아니라 50명이더라도 신당 창당은 안될 것이다. 두고보라”고 못 박았다.

설 의원은 이어 “새정치연합을 떠나서 신당을 만든다고 하면 호응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심스럽다. 전혀 신경 쓸 부분이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최재성 신임 사무총장 임명 건으로 야기됐던 내홍이 수습 국면에 들어섰다며 “밖에서 압박이 크기 때문에 우리끼리는 뭉쳐야 한다는 위기 의식이 크게 작용, 자체적으로 수습한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을 앞둔 데다 청와대발 공격도 극심한 만큼, 분당 또는 신당론이 힘을 받긴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다.

이석현 국회 부의장도 공개적으로 제재를 가했다. 이 부의장은 지난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5명의 원로가 모여서 신당 창당 등 당의 진로를 논의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정면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위중한 상황에서 문재인 대표께서 당의 화합을 위해 적극 노력해줄 것을 당부드린다. 우리당은 혁신 못지않게 통합이 필요하므로 당 화합을 위해 전력을 다할 의무가 당 대표에게 있다”며 당 차원의 대응 가능성도 언급했다.

아울러 당직을 지낸 수도권 한 초선 의원은 “천정배야 신당 말고는 할게 없으니까 그렇다 치고, 상임고문들이야 의원도 아닌데 무슨 힘이 있겠느냐”라며 “신당 만들어서 진짜 나가라고 해봐라. 정작 나갈 사람 하나도 없다. 선거는 조직 싸움인데, 총선 앞두고 당을 새로 만들어서 얼마나 힘을 쓸 수 있겠나. 실제 만든다 해도 별 게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슬기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