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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뒤 스틴슨, KIA 지키는 ‘땅볼 요정’


입력 2015.06.29 10:56 수정 2015.06.29 10:59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험버 부진 속 8승 4패 평균자책점 3.82 맹활약

싱커·패스트볼 주무기로 맞춰 잡는 피칭 압권

스틴슨은 16경기에서 99이닝을 소화하며 8승 4패 평균자책점 3.82로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 연합뉴스 스틴슨은 16경기에서 99이닝을 소화하며 8승 4패 평균자책점 3.82로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 연합뉴스

외국인투수 조쉬 스틴슨(27)은 KIA 타이거즈의 보배 같은 존재다.

또 다른 외국인투수 필립 험버가 끝없는 침체에 빠진 가운데 KIA는 스틴슨마저 제몫을 못했다면 정상적인 선발진 가동조차 어려웠다. 에이스 양현종의 활약에 가려 있어 그렇지 올 시즌 KIA 선발진은 매우 좋지 않다.

토종 선발투수 중 양현종 외에는 제몫을 하는 투수가 없다. 간혹 호투를 선보이기는 하지만, 서재응은 노쇠화로 선발 로테이션을 맞출 수 없다. 김진우는 부상과 훈련부족 등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다.

문경찬, 임기준, 임준혁, 홍건희, 유창식 등을 돌려쓰고 있지만 기복이 심하고 단점이 많아 당장 올 시즌 꾸준한 활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행히 스틴슨이 우완 에이스로서 2선발 자리를 지켜 꾸려갈 수 있는 상황이다.

외국인투수 2명 중 당초 기대치는 험버가 더 높았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시절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는 등 상당한 유명세를 떨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험버는 구속은 물론 제구마저도 좋지 않아 선발투수로서의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다.

팬들은 베테랑 특유의 노련미라도 보여주기를 바라지만 멘탈마저 약해 위기상황이 오면 스스로 흥분하면서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잦다. 김기태 감독은 “험버를 믿어보겠다”며 믿음의 야구를 표방하고 있지만 팬들은 교체를 원하는 분위기다.

시즌 초만 해도 스틴슨은 험버보다 나을게 없었다. 스틴슨은 4월 5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5.34를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는 단 한번뿐이었다. 잘 던지다가도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지기를 반복하는 등 안정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때만 해도 팬들 사이의 분위기는 험버보다 스틴슨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5월 들어 스틴슨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39이닝 던져 2승 1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확실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준 그는 6월 들어서도 안정감 있는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가장 최근 경기였던 28일 두산전에서는 8이닝 동안 112개의 공을 던져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전날 양현종을 내세웠음에도 져 4연패 위기에 몰렸던 KIA입장에서는 스틴슨이 구세주였다.

스틴슨은 16경기에서 99이닝을 소화하며 8승 4패 평균자책점 3.82로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 부진에도 평균자책점 10걸 안에 이름을 올렸다.

재미있는 것은 탈삼진 개수다. 스틴슨은 탈삼진은 49개다. 평균자책점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투수들은 물론 20위권 투수 중에서도 가장 적다. 강력한 구위나 각도 큰 변화구로 타자의 방망이를 이끌어내 헛스윙을 유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전형적인 맞춰 잡는 투수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스틴슨은 싱커와 컷 패스트볼 등 땅볼을 유도할 수 있는 구질을 주무기로 구사한다. 뜬공이 적다보니 장타도 많이 맞지 않는 편이며 위기상황에서도 병살타를 잘 이끌어낸다. 자연스레 이닝 소화 능력도 뛰어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스틴슨의 활약에 고무된 KIA팬들은 그에게 땅볼요정 등 땅볼과 관련된 애칭을 지어주고 있다. 스틴슨은 “열심히 던져 팀이 이길 수만 있다면 어떻게 불려도 상관없다”며 팀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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