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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결산②] 대박 드라마 실종, 스타 캐스팅 실패


입력 2015.06.30 09:37 수정 2015.06.30 10:50        부수정 기자

시청률 20% 넘긴 평일극 실종…주말극도 '글쎄'

이름값 있는 배우 부진…'프로듀사' 절반 성공

'킬미 힐미'·'피노키오'·'풍문으로 들었소'·'착하지 않은 여자들'·'펀치'포스터(왼쪽위부터 시계방향)ⓒ MBC·KBS·SBS '킬미 힐미'·'피노키오'·'풍문으로 들었소'·'착하지 않은 여자들'·'펀치'포스터(왼쪽위부터 시계방향)ⓒ MBC·KBS·SBS

올 상반기 안방극장에선 시청률로 '홈런'을 친 드라마가 없었다. 지난해 '별에서 온 그대'가 시청률 30%에 육박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주말 드라마는 특성상 20%를 넘겼지만, 평일 드라마는 10%를 가까스로 넘기며 부진의 늪에 빠졌다.

시청률 15% 넘기기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지상파에선 시청률 하향 평준화가 계속됐다. 20%는커녕 평균 시청률 15%는 이제 '꿈의 수치'가 됐다. 그나마 주목받은 작품으로는 MBC '킬미, 힐미', KBS2 '가족끼리 왜 이래'·'착하지 않은 여자들'·'파랑새의 집', SBS '펀치'·'풍문으로 들었소'·'피노키오' 등으로 요약된다.

이중 지나 2월 종영한 '가족끼리 왜 이래'만이 꿈의 시청률 40%를 돌파해 국민 드라마가 됐다. 절절한 부성애와 평범한 가족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버무린 이 드라마는 상반기 방영된 드라마 중 유일하게 흥행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후속 '파랑새의 집' 역시 평균 시청률 25%를 유지하며 순항 중이지만, 지지부진한 전개와 출생의 비밀 등의 뻔한 소재로 전작만큼의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킬미, 힐미'는 높은 시청률을 아니지만 폭발적인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특히 7개 인격으로 분한 지성의 신들린 연기력이 독보적이었던 작품이다. 지성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춘 황정음 역시 전작 '끝없는 사랑'의 실패를 딛고 재기했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탄탄한 대본과 김혜자, 장미희, 채시라 등 내공 있는 배우에 힘입어 수목극 1위를 차지했고, 박경수 작가의 권력 3부작 완결편인 '펀치'는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권력의 민낯을 까발려 호응을 얻었다. 조재현 김래원의 빈틈 없는 연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이종석 박신혜 두 청춘스타가 나선 '피노키오'는 참언론의 역할을 되새겨주는 계기가 됐고, 안판석 ·정성주 콤비는 '풍문으로 들었소'를 통해 신선한 블랙 코미디를 선보여 선전했다.

애국가 시청률 잇달아…톱스타 효과 없어

미드와 영드에 열광하는 시청자들의 눈높이는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태. 이런 흐름을 간파하지 못하고 스타에만 의존한 드라마는 외면을 받았으니. 단적인 예가 현빈 한지민 주연의 '하이드 지킬, 나'다. 현빈이 SBS '시크릿가든'(2010) 이후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결과는 처참했다. 최저 시청률은 3%대.

헐거운 이야기와 산으로 가는 전개 앞에선 현진 한지민의 키스신도 소용 없었다.

정지훈 정수정 주연의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도 마찬가지다. 제작진은 90년대를 연상시키는 촌스러운 대사와 유치한 이야기가 아직도 통할 거라고 생각한 걸까.

'역대 최저 시청률 3위'라는 불명예를 안은 드라마도 있었다. 주인공은 이태임 하차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내 마음 반짝반짝'. 드라마는 2회 방송에서 시청률 2.1%를 기록했고, 결국 애초 기획한 50회의 반토막인 26회로 조기종영했다.

방송 중인 유연석 강소라 주연의 '맨도롱 또똣', 주상욱 김선아 주연의 '복면검사' 역시 평균 한자릿수 시청률로 고전 중이다.

예능형 드라마 '프로듀사' 포스터. ⓒ KBS 예능형 드라마 '프로듀사' 포스터. ⓒ KBS

예능 드라마의 출현…절반의 성공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 5월 시작한 '프로듀사'는 예능국 이야기를 다룬다는 시도만으로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차태현 공효진 김수현 아이유의 출연, 스타 작가·PD의 만남, 무엇보다 예능형 드라마라는 참신한 기획까지. "'프로듀사'는 뭔가 다를 거야"라는 시청자들의 기대가 이어졌다.

금요일 첫 방송에서 10%를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한 이 드라마는 이후 상승세를 이어갔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17.7%(닐슨 코리아·전국 기준).

드라마의 가장 큰 수확은 김수현이다. '별그대'의 도민준 캐릭터를 벗고 어리바리하지만 '한 방' 있는 신입 PD 백승찬으로 분해 "역시 김수현"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톱가수 신디 역을 맡은 아이유는 극 초반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소화하면서 혹평을 날렸다.

시청률면에선 큰 성과를 거뒀지만, PD의 애환을 그리려던 기획 의도는 사라졌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중반부터는 네 주인공의 사각 러브라인에만 중점을 두면서 '기승전연애(무조건 연애로 끝맺는 드라마 전개를 뜻함)'로 점철되는 한국 드라마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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