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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결산①] 외화에 치인 한국 영화 '최악의 시즌'


입력 2015.06.28 10:14 수정 2015.06.28 11:11        부수정 기자

'킹스맨'· '어벤져스2'·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등 외화 강세

한국 영화 중 200만 넘은 영화 고작 네 편…여름 성수기 승부수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어벤져스2'·'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악의 연대기'·'스물'·'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포스터.ⓒ20세기폭스코리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워너브러더스코리아·CJ엔터테인먼트·NEW·쇼박스(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어벤져스2'·'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악의 연대기'·'스물'·'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포스터.ⓒ20세기폭스코리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워너브러더스코리아·CJ엔터테인먼트·NEW·쇼박스(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올 상반기 국내 극장가는 외화가 휩쓸었다. 천만 영화를 배출했을 뿐만 아니라 화제성과 흥행 면에서도 국내 영화를 앞질렀다. 예상외의 선전을 거둔 작품도 외화였다. 반면 한국 영화는 톱스타 캐스팅과 스타 감독들의 귀환에도 '쪽박'을 면치 못했다.

2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달 27일까지 집계된 한국 영화 점유율은 41.9%(관객 3907만명)로, 58.1%(5413만명)를 나타낸 외화에 훨씬 밀린다. 이는 역대 최저치 기록이다. 한국 영화는 탄탄한 이야기와 짜임새 있는 연출로 중무장한 외화에 고전하면서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킹스맨'부터 시작된 외화 강세

상반기 선전한 외국 영화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619만), '분노의 질주: 더 세븐'(324만),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1049만),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380만), '스파이'(230만) 등이다.

지난 설 연휴 개봉한 '킹스맨'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기존 스파이물에서 선보였던 뻔한 액션을 과감하게 비트는 등 가장 잔인한 장면을 가장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감독의 능력이 탁월한 작품이다. 잘 빠진 명품 슈트를 입은 영국 신사가 펼치는 스파이 액션은 킹스맨 '덕후'(무언가에 푹 빠진 사람을 뜻함)를 만들어냈다.

폴 워커의 유작인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은 화려한 슈퍼카들이 등장해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았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슈퍼카들을 보면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외화의 정점을 찍은 작품은 상반기 최고 기대작이었던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다. 영화는 한국 로케이션과 배우 수현의 출연으로 일찌감치 화제가 됐다. 한국 촬영분은 예상보다 적었지만 마블 히어로들의 힘은 막강했다. "산만하다", "스크린 독과점이다"라는 비판도 일었지만 1000만명이 넘는 관객이 선택한 영화라는 점에는 토를 달 수 없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또한 빼놓을 수 없다. CG(컴퓨터 그래픽)를 거부한 아날로그 액션은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을 휘어잡았다. 달리는 차량 위에서 펼치는 스턴트맨들의 맨몸 액션과 쫓고 쫓기는 자동차 액션이 압권이다.

코믹 첩보 영화 '스파이'의 깜짝 흥행도 눈여겨볼 만하다. 일단 재미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기분 좋게 웃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킹스맨'과는 다른 코믹한 요소를 넣어 차별화를 시킨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름값 있는 배우·감독이라지만…한국 영화 부진

한국 영화계는 그야말로 보릿고개다. 올 상반기 관객 200만명을 돌파한 한국 영화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387만), '스물'(300만), '강남 1970'(219만), '악의 연대기'(219만) 등 네 편뿐이다.

기대를 모았던 영화는 줄줄이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하정우 연출, 하지원 주연의 '허삼관'은 관객 95만명을 거둬들이는 데 그쳤다. 19금 사극을 표방한 '순수의 시대'의 사정은 더 심하다. 신하균 장혁 강한나의 파격 베드신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지만 누적 관객수는 고작 46만명이다.

스타 감독들의 흥행 성적도 '썩' 좋지 않다. 거장 임권택 감독의 '화장'은 평단의 호평을 얻었지만 누적 관객수 14만명을 기록, 대중의 관심을 받는 덴 실패했다. 강제규 감독의 '장수상회'도 마찬가지다. 가족 이야기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다뤘으나 관객 116만명을 동원해 손익분기점(180만명)을 넘기지 못했다.

민규동 감독의 '간신'은 '순수의 시대'와 마찬가지로 성인 사극을 표방했지만 겨우 110만 관객을 모았다.

그나마 이병헌 감독의 '스물'이 김우빈 강하늘 이준호라는 20대 풋풋한 배우들의 가능성을 알리며 한국 영화에 단비를 뿌렸다.

영화 '암살'·'터미네이터: 제니시스'·'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 포스터. ⓒ쇼박스·롯데엔터테인먼트(왼쪽부터) 영화 '암살'·'터미네이터: 제니시스'·'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 포스터. ⓒ쇼박스·롯데엔터테인먼트(왼쪽부터)

여름 시장 맞춰 대작 연이어 개봉…반전 있을까

극장가 최대 대목인 여름 성수기에는 외화와 한국 영화들이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부진에 빠진 한국 영화가 반등할 절호의 기회다.

특히 최근 개봉한 '연평해전'과 '극비수사'가 박스 오피스 상위권을 휩쓴 가운데 다음 달 개봉할 최동훈 감독의 '암살'이 최고 기대작이다.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조진웅 오달수 등 충무로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순 제작비만 180억원으로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표방하는 '암살'은 1930년대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친일파 암살 작전을 둘러싼 독립군들과 임시정부 요원, 이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류승완 감독이 연출하고 황정민 유아인이 출연하는 '베테랑'도 기대작이다. '협녀'는 이병헌 전도연이라는 두 배우의 이름만으로 관객들을 설레게 하는 작품.

300만 관객을 돌파한 '쥬라기 월드' 외에 이병헌이 악역으로 분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와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이 관객들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이병헌의 연기 변신에 대한 기대만으로도 관객들의 발길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은 언제봐도 재밌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명성을 이을 것으로 영화계는 분석하고 있다.

박호선 영화평론가는 "돈만 벌려고 만드는 영화, 이름값 있는 배우에 의존하는 영화는 성공하기 힘들다"며 "결국 감독의 창의성이 깃든 개성 있는 작품이 관객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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