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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등장한 탈북래퍼 "내가 그림, 노래하는 이유?"


입력 2015.06.13 06:06 수정 2015.06.13 06:12        목용재 기자

<인터뷰>강춘혁 "내 또래 청년들이 내 그림이나 음악 통해 북한인권을 알았으면"

강춘혁 탈북화가 및 랩퍼가 지난 11일 자신이 '라이브 드로잉'으로 그린 작품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작품은 지난해 그린 작품으로 북한인권시민연합에서 주최하는 '판옵티콘을 넘어서'라는 북한난민 전시회에 오는 15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강춘혁 탈북화가 및 랩퍼가 지난 11일 자신이 '라이브 드로잉'으로 그린 작품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작품은 지난해 그린 작품으로 북한인권시민연합에서 주최하는 '판옵티콘을 넘어서'라는 북한난민 전시회에 오는 15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스스로 일어서 외쳐라 우리 평화, 반복되는 도발로 긁지 마 내 인내심 좀."
"3.8선이 그어진 채 계속 외친 평화 여기저기 눈치보다 사라진 그 의미."
"내 부모형제 뒷산에다 묻었습니다. 삼시세끼 숨 쉬는 게 고문입니다."


지난해 '쇼미더머니'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탈북 래퍼'로 혜성같이 등장해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탈북자 강춘혁 씨가 최근 예비군 훈련 안보교육 뮤직비디오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대중들에게 북한인권을 알리겠다는 그의 발걸음이 다시 시작된 셈이다.

대중들에게는 “난 두렵지 않아 공개처형! 그래서 나왔다 공개오디션!”이라고 일갈하는 래퍼의 모습으로 각인돼 있는 강 씨지만, 정작 본인은 그림이 좀 더 자신있는 ‘탈북 화가’에 더 가깝다는 설명이다.

그가 남한으로 들어와 그림과 힙합을 병행하게 된 것은 북녘에 있는 사람들의 인권 실상을 남한 사람들에게 알리겠다는 일념 때문이다.

강 씨가 지난해 북한인권시민연합이 주최한 ‘꽃제비 날다’라는 북한아동인권 전시회와 지난 10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진행되는 ‘판옵티콘을 넘어서’라는 탈북난민 전시회에 2년 연속 참여하며 라이브 드로잉 퍼포먼스를 벌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강 씨는 그림을 통해 북한인권을 알리는 것이 아직 더 익숙하지만 가수 겸 배우 양동근 씨의 제안으로 힙합에 빠져들면서 음악에 대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 최근에는 북한 인권을 주제로 한 음악 3곡을 작업 중이다. 오는 7월부터는 각지의 고등학교를 돌면서 힙합으로 북한인권을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강 씨는 11일 ‘데일리안’과 인터뷰에서 “북한인권시민연합 행사에 참여해 라이브 드로잉 등의 퍼포먼스를 펼치거나, 힙합으로 무대에 서거나 이는 모두 ‘북한인권’을 알리는데에 목적이 있다”면서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내 또래의 젊은 사람들이 내 그림이나 음악을 통해 북한인권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 씨는 “7월에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리는 현대미술작가전에 초청받아서 북한인권을 주제로 한 유화작품 몇 점을 독일로 보내기위해 이미 포장해놨다”면서 “북한인권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그림과 음악을 동시에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씨는 12세 때 북한을 탈출하기 전부터 그림 소질이 남달랐다. 그는 북한에 있을 때 북한 인민군 탱크, 전투기, 비행기를 곧잘 그려냈고, ‘미제악당’을 응징하는 그림을 그려 주변으로부터 그림실력을 인정 받기도 했다.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그림을 곧잘 그려왔던 강 씨는 남한에 들어와서는 북한 주민들을 유린하는 북한 당국을 풍자하고 비판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남한 입국 전 중국 체류기간에는 ‘한류 스타’들의 캐리커쳐를 그려 판매하는 등 장사수완을 보이기도 했다.

강 씨는 “어릴적부터 그림그리기가 취미라서 미국 패당들을 응징하는 그림, 낙서를 많이 그려왔다”면서 “98년께 중국으로 나왔을 때는 먹고 살아야 하니까 HOT, 핑클 등 한류스타들의 캐리커쳐를 그려서 팔았고, 지금은 북한인권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탈북했을 당시 중국에서 한류가 막 시작되던 시기였기 때문에 내가 그린 한류스타들의 캐리커쳐가 많이 팔려나갔다”면서 “중국 문방구 아저씨에게 그림을 넘기면 판매금의 70%는 내가 갖는 방식으로 작품을 팔았다. 계속 그리다보니 실력이 늘었고 남한에서는 북녘의 동포를 위해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 씨는 오는 13일 북한인권시민연합이 주최하는 ‘판옵티콘을 넘어서’라는 탈북난민 전시회의 특별행사에서 라이브 드로잉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강제북송되는 탈북 아동을 라이브 드로잉으로 10분만에 그려냈다.

강 씨는 “이번에는 콘서트 팀이 같이 와서 그들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라이브 드로잉 퍼포먼스를 벌일 예정이다”라면서 “이번에는 가볍고 재밌게 북한인권과 관련된 그림을 그려보려고 한다”고 예고했다.

이어 강 씨는 “우리나라가 하나가 될 때까지 이 작업을 손에서 놓지 않을 것”이라면서 “통일이 되고 하나가 됐을때는 통일한국의 미래를 그리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강 씨의 라이브 드로잉 행사는 오는 13일 오후 4시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이즈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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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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