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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설 나오는 천정배, 확실히 등 돌린 정동영


입력 2015.06.07 10:18 수정 2015.06.07 10:18        이슬기 기자

천, 안 이어 박지원 의원과도 회동...당 일각 "연대할 듯"

정동영, 재보궐 직후 전주에 사무소 내고 본격 총선 준비 돌입

4.29 재보궐선거에 출마했던 천정배 무소속 의원(좌)과 정동영 전 의원(우)이 총선을 앞두고 또렷한 행보 차이를 드러내는 모습이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홍효식 기자 4.29 재보궐선거에 출마했던 천정배 무소속 의원(좌)과 정동영 전 의원(우)이 총선을 앞두고 또렷한 행보 차이를 드러내는 모습이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홍효식 기자

지난 4.29 재·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천정배 의원과 정동영 전 의원의 ‘갈림길’이 또렷해지는 모습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천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인사들과 적극적으로 접촉하면서 연대 가능성이 회자되는 반면, 정 전 의원은 무소속으로 완전히 돌아서고 있어서다.

천 의원은 지난 4일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만나 오찬을 함께 하며 호남 정치와 당내 혼란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앞서 지난 27일에는 안철수 의원과도 접촉하는 등 당내 주요 인사들과 단독 회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두 사람은 이날 오찬석에서 위험수위에 다다른 당 내홍과 호남 민심에 관련된 문제는 물론, 총선을 앞두고 야권의 방향 설정 등에 대한 의견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 일각에서는 천 의원이 새정치연합과의 연대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희망 섞인 추측도 나온다.

실제 천 의원은 5일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천정배의 금요 토론회 : 개혁정치의 국가비전 모색' 행사를 연 그는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 박지원 의원을 만났다. 안철수 의원과는 예방 수준이었지만, 박 의원과는 조금 더 심층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며 박 의원과의 평소 친분을 드러내기도 했다.

앞서 천 의원은 지난 재보선 당시 ‘뉴 DJ(김대중 전 대통령)플랜’을 내세워 자신이 호남의 적통임을 자처하는 전략으로 지지를 얻은 바 있다. 즉, 일단 ‘반 새정치연합’ 세력을 규합한 뒤 당내 광주지역 의원 7명과 연대하고, 이어 광주·전남 지역까지 총 30명을 모아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장 호남 지역 의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강기정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내년에 천 의원이 어떤 분들을 내놓을지는 모르지만 당당히 맞서 경쟁하겠다"고 말했고, 박혜자 의원 역시 "원외 인사나 낙선 의원을 제외한 현역들은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의원도 “박주선 의원 등 신당 합류설에 불을 붙인 사람들은 사실 문 대표 흔들기가 주요 목적이고 진짜 당을 나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호남 여론 역시 “천정배가 좋아서가 아니라 새정치연합에 대한 불만이 큰 탓”이라는 데 무게가 실렸다. 무엇보다 천 의원 자신부터 정작 신당론에 부정적 입장이라는 것이 당 핵심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천 의원과 친분이 있는 한 중진 의원실 관계자는 “천정배 의원이 호남 신당을 만드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지난번에 ‘뉴DJ 플랜’하고 신당도 만든다고 했다가 이희호 여사가 ‘그건 아닌 것 같다. 분열은 안된다’고 하니까 다시 광주로만 한정해서 어떻게 좀 해보려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천 의원의 호남 신당론보다 야권 연대설이 힘을 받는 이유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한 의원도 “천정배가 직접 연대나 복당같은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문재인 대표가 손을 내밀어서 끌어주는 그림으로는 가능하지 않겠나”라며 “곧 총선도 다가오는 만큼 대표나 지도부 쪽에서도 연대같은 식의 요청을 하고, 천정배가 고려해본다며 손을 잡는 시나리오가 될 거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다만, 복당에 대해서는 ‘아직’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진 의원실 관계자도 “천정배가 새정치연합 밖에서 한번 제대로 해보겠다고 해서 표를 얻은 것 아닌가. 복당 명분이 부족하고 아직까지는 아니다”라며 “천정배 본인에게는 복당이 안 좋다. 안에 있는 의원들 희망사항일 뿐, 천정배는 당 밖에서 건전한 경쟁자로서 연합·연대하는게 제일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 전 의원의 경우, 재보선 이후 전북 전주로 내려가 곧바로 선거사무실을 차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를 지낸 한 초선의원은 “정동영 전 의원이 전주지역에 선거사무소를 내고 본격적으로 준비태세를 갖춘다고 하더라”며 “지금 그 쪽(정 전 의원)과 같이 내년 총선에 나갈 사람들 몇몇 정도는 구체적으로 이름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전주를 방문한 정 전 의원은 전주 시내 모처에서 ‘호남포럼’ 이재균 대표를 비롯해 서울 관악을 선거를 지원했던 15명과 만나 향후 계획을 논의하는 등 ‘국민모임’과 결별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전 의원 측 관계자는 "국민모임이 진보 정당 노선을 표방하면서 정 전 의원을 따르는 세력은 이미 국민모임을 떠났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 등 호남포럼 회원들은 “재보궐은 실패했지만 내년 총선에는 정 전 의원이 전주권으로 출마해야 한다”며 “내년에는 정치적 고향인 덕진보다는 전북의 정치 1번지인 ‘완산 갑’에 나와서 새정치연합을 상대로 상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어떻겠느냐”고 출마를 촉구했다. 아울러 호남포럼 측은 정 전 의원의 출마를 위해 조만간 총선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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