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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 기성용 눈독’ 벵거 때문에 불안하다


입력 2015.06.02 15:39 수정 2015.06.02 15:40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박주영 등 아시아 선수들, 철저히 실패

선수인생 기로, 스완지시티서 기회 기다려야

아스날이 기성용 영입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 게티이미지코리아 아스날이 기성용 영입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 게티이미지코리아

아스날이 기성용(26·스완지시티)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국 복수의 언론은 최근 아스날이 기성용의 이적료로 무려 1500만 파운드(한화 약 254억원)를 책정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그만큼 기성용의 가치가 현지에서 수직 상승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스날은 전 세계 축구 선수라면 한 번쯤 꿈꿀 만한 명문 구단이다. 기성용에게도 이미 높아진 자신의 가치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아스날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경제학자’ 아르센 벵거 감독의 존재는 아스날 구단의 가치마저 걷어차고 싶을 만큼 껄끄럽다. 벵거 감독은 선수를 영입할 때 마케팅 요소를 중요하게 고려한다. 유독 저비용-고효율을 따지기로 유명해 이적시장에서 좀처럼 거금을 쓰지 않아 팀 성적엔 늘 한계가 존재했다. 때문에 선수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지도자다.

니클라스 벤트너, 루카스 포돌스키, 마루아네 샤막 등이 아스날 시절 서운함을 표출한 이유도 우승을 향한 구단의 미온적인 태도다. 특히, 사미르 나스리는 아스날을 떠나면서 “팀에 머무는 동안 어떤 우승컵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직관보다 객관적인 데이터, 이성에 충실하다 보니 선수들에게 차갑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다. 벵거의 눈에서 벗어난 선수는 연습 시간에 아무리 잘해도 기회를 받기 어렵다. 벵거는 선수의 잠재력을 깨우기보다 완성된 스타, 준비된 유망주에 마침표를 찍는 지도자다.

게다가 벵거는 그동안 ‘아시아 선수’에 인색했다. 일본 축구스타 이나모토 준이치는 아스날 시절 정규리그 출장 0회라는 굴욕을 당했다. 미야이치 료(22) 또한 4년 동안 마음고생만을 했다.

한국 축구 팬들에게도 썩 달갑지 않다. 아스날 입단 전까지만 해도 한국 대표팀 부동의 공격수로 명성을 떨치던 박주영은 아스날 이적 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 출장 기회 속에서 AS모나코 시절 ‘절정기 폼’을 잃어버렸고, 결국 시간만 허비하며 떠돌이 생활을 해야 했다.

벵거는 차선책이 부족한 지도자라는 평가도 많다. 선발 11명만 고집해 후보군을 벤치에 썩히는 경우가 잦다. 또 임기응변 전술에도 약하다.

아스날의 기성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에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큰 이유다. 기성용이 단 한 번의 실수로 벵거 감독의 신임을 잃어 벤치에 머무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성용은 형식적인 수비가담 등 단점이 있지만, 이를 상쇄하는 창조성을 갖췄다. 벵거가 기성용의 불꽃 잠재력을 잘 활용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기성용으로선 이런 위험부담을 안고 도박을 하기보다는 “감독을 잘 만나야 성공한다”는 유럽파 선배들의 충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손짓이라면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 그동안 맨유는 많은 아시아 선수를 영입해 충분한 기회를 줬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은 박지성과 가가와 신지, 동팡저우를 편견 없이 받아들였다. 박지성은 퍼거슨의 전술 아바타가 돼 맨유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여의치 않다면 자신을 믿어주고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준 스완지 게리 몽크 감독(36) 밑에서 좀 더 활약하는 것도 좋다. 잘 나가던 선수도 잘못된 이적으로 순식간에 내리막길을 걷는 모습은 너무나 흔하다. 기성용이 향후 행보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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