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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냐 넌?' 위치정보로 진화한 카드사 FDS


입력 2015.05.30 09:56 수정 2015.05.30 10:03        윤정선 기자

ATM-휴대폰 좌표로 거리 계산해 부정사용 걸러내

기존 FDS와 결합하면 더 정교하게 금융범죄 예방 가능

NH농협카드는 지난 29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ATM 위치기반 사고예방서비스 설명회'를 진행했다. ⓒ데일리안 NH농협카드는 지난 29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ATM 위치기반 사고예방서비스 설명회'를 진행했다. ⓒ데일리안

#:지난 2011년 A 씨는 칠레에서 자신의 카드가 복제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하지만 때는 이미 범인이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복제한 신용카드로 3000여만원을 빼낸 뒤였다. 더구나 범인은 100여차례에 걸쳐 돈을 빼갔다. 소액으로 여러 번 돈을 출금했는데도 카드사와 회원 모두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최근 시중은행 자동입출금기(ATM)에서 카드복제기가 부착된 사실이 알려져 이를 악용한 금융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한 사고예방시스템이 나온다.

A 씨의 사례 역시 카드사가 회원의 위치를 알았다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다. 이에 위치정보가 금융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로 꼽히고 있다.

NH농협카드는 지난 29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금융감독원과 경찰청, 카드사 등 각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ATM 위치기반 사고예방서비스 설명회'를 열었다.

이번에 NH농협카드가 선보인 사고예방서비스는 ATM과 휴대폰 위치 간 거리를 '핵심정보'로 활용한다.

예컨대 부산에 있는 ATM에서 돈을 출금하기 위해 카드를 넣는 순간 통신사는 회원의 위치를 카드사에 전송한다.

만약 회원의 위치가 부산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나오면 카드사는 곧바로 회원에게 문자메시지(SMS)를 보낸다. 이후 본인이 아니라는 답(전화)이 오면 카드사는 곧바로 카드를 정지시킨다. 이어 경찰에 관련 사실을 알린다. 여기에는 범죄자가 출금을 시도한 ATM 위치정보도 포함된다.

안준석 NH농협카드 카드리스크관리팀 차장이 NH농협카드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ATM 위치기반 사고예방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농협은행 안준석 NH농협카드 카드리스크관리팀 차장이 NH농협카드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ATM 위치기반 사고예방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농협은행

안준석 NH농협카드 카드리스크관리팀 차장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ATM과 회원의 휴대폰 위치 간 거리를 분석하는 방식"이라며 "이를 위해 개발과정에서 통신사와 제휴를 맺었고, 전국 10만4000여대 ATM 위치를 다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안 차장은 이어 "농협카드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이 기술을 활용하면 카드복제나 도난 등으로 자신도 모르게 ATM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사고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치정보로 부정사용 '의심' 넘어 '확신' 가능

최근 몇 년 전부터 카드사는 FDS를 통해 부정사용을 걸러내고 있다. 대개 과거 결제패턴으로 부정사용 가능성을 점수화(Score)해서 범죄를 막는 식이다.

일례로 낮 시간 대형마트 위주로 결제하던 회원의 카드로 새벽시간 유흥업소 결제가 일어나면 카드사는 이를 부정사용으로 의심한다.

이번에 도입한 기술은 스코어가 아닌 룰(Rule)방식이다. '회원의 위치와 ATM 위치가 다르다'는 객관적인 결과값으로 확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휴대폰과 ATM의 거리 차이로 부정사용 여부를 0과 1로 가른다.

아울러 NH농협카드는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회원에게 부정사용 사실을 알리기 위해 Cell-ID 방식을 채택했다.

통신사 기지국 정보를 활용하는 Cell-ID 방식은 위치를 파악하기까지 1초가 채 안걸리다. GPS, WPS 등 다른 위치측위 방법보다 정확성은 떨어지지만 가장 빨리 추가범죄를 막을 수 있다.

안준석 NH농협카드 차장이 스마트폰과 ATM 위치 정보를 활용한 FDS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농협은행 안준석 NH농협카드 차장이 스마트폰과 ATM 위치 정보를 활용한 FDS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농협은행

카드사 FDS에 위치정보 추가해 금융범죄취약계층 보호 가능

카드사가 운용하고 있는 부정사용방지시스템(FDS)에 위치정보를 결합하면 금융범죄를 막는데 활용범위를 크게 넓힐 수 있다. 대표적으로 대포통장이나 카드깡과 같은 비정상거래를 걸러낼 때 활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통장 개설 당시 본인 명의 휴대폰 번호를 등록하도록 한다. 이후 계좌에서 돈을 빼낼 때마다 ATM과 휴대폰 위치가 계속해서 다르면 이를 대포통장으로 의심한다. 제보에만 의존한 대포통장 관련 금융범죄 수사에 증거로 쓸 수 있는 정보다.

물론 휴대폰 위치정보를 활용하기 위해선 회원의 동의를 받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또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경우도 엄격히 제한된다.

하지만 위치정보라는 개인의 민감한 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이 같은 서비스에 대해 반감을 보일 수 있다.

이에 우선 금융범죄 취약계층으로 꼽히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대상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 차장은 "ATM 위치기반 사고예방서비스는 문자메시지로 범죄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고객참여형서비스"라며 "더불어 금융범죄 예방이라는 공익성을 띄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료서비스를 시작으로 점차 활용범위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NH농협카드는 오는 6월1일부터 ATM 위치기반 사고예방서비스를 담은 'NH신용 매니저플러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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