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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매너' 한교원 민병헌, 닮은꼴 솜방망이


입력 2015.05.29 10:45 수정 2015.05.29 12:59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고의적인 폭력 큰 충격..사후 대처 미흡 지적

확고한 원칙과 기준 수립 노력 아쉬움 남겨

폭력적인 행위로 징계를 받은 한교원(왼쪽)과 민병헌. ⓒ 전북 현대 /연합뉴스 폭력적인 행위로 징계를 받은 한교원(왼쪽)과 민병헌. ⓒ 전북 현대 /연합뉴스

최근 프로축구와 프로야구에서 폭력적인 비매너 플레이로 두 명의 선수가 도마에 올랐다.

전북 현대 모터스의 한교원(25)과 두산 베어스의 민병헌(28)이 그 주인공이다.

한교원은 지난 23일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박대한의 얼굴을 두 번이나 주먹으로 가격해 큰 충격을 안겼다. 민병헌은 지난 27일 NC 다이노스전에서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지자 상대 투수 에릭 해커를 향해 야구공을 던져 물의를 일으켰다.

둘의 행동은 그 악의성만으로도 큰 잘못이지만, 부적절한 사후 대처와 소속 협회의 솜방망이 처벌로 더 큰 역풍을 초래했다.

한교원은 축구에서 가장 금기시되는 보복성 플레이를 저질렀다. 최근 강상우(포항)나 남태희(레퀴야) 등이 경기 중 외국 선수들에게 폭행을 당해 경기장 내 폭력과 보복 행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진 상황이었기에 한교원의 행동은 K리그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축구팬들의 분노를 불러왔다.

한교원과 전북 측은 사건 직후 침묵했지만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뒤늦게 공식 사과와 자체 징계에 나서며 빈축을 사기도 했다.

민병헌은 야구장에서의 불문율을 무려 한꺼번에 세 가지나 어겼다. 민병헌이 던진 공이 비록 해커에게 명중한 것은 아니지만, 상대 선수에게 공을 투척했다는 행위 자체만으로 엄연한 폭력이다. 야구계에서는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나더라도 흉기가 될 수 있는 방망이나 공을 사용하는 것은 금기시된다. 빈볼을 던지더라도 투수는 예외다.

더구나 민병헌은 공을 투척한 후 사실을 속이고 장민석이 대신 퇴장 당하도록 방치한 것은 프로로서의 양심을 저버린 것이다. 팬들은 민병헌의 하루 늦은 양심 고백도 어차피 탄로 날 상황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자백한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심각한 폭력성 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에 대한 처벌도 지나치게 가볍다는 평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한교원은 6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600만원을 부과했다. KBO은 민병헌에게 3경기 출장정지와 40시간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한교원의 경우, 프로연맹의 징계와는 별도로 소속팀 전북 구단이 자체적으로 한교원에게 벌금 2000만원과 함께 사회봉사활동 80시간의 징계를 내린 바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처벌이 가볍다는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비해 민병헌은 경기수가 축구보다 훨씬 더 많은 야구임에도 절반 밖에 안 되는 3경기 출전정지에 제재금조차 없다. 민병헌의 잘못을 은폐하고 거짓말까지 했던 장민석과 두산 구단에 대한 처벌도 전무하다. 한 달 전 유사한 벤치클리어링과 빈볼사태로 징계를 받았던 한화의 경우와 비교해도 기준이 너무 다르다.

민병헌과 한교원의 죄는 한때의 잘못된 판단에 의한 실수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해는 이해고 처벌은 처벌이다. 노골적으로 스포츠맨십에 위배되는 행위를 저지르고도 그에 걸맞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이는 해당 종목에 폭력 불감증-도덕 불감증을 불러올 뿐이다. 해당 단체의 확고한 원칙과 기준 수립을 위한 노력이 아쉬운 장면이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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