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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골 호날두 득점왕, 그래도 챔피언은 메시


입력 2015.05.26 00:08 수정 2015.05.26 00:18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호날두 시즌 총 61골에도 레알 무관에 아쉬움

메시, 맹활약 펼치면서도 공존의 길 찾고 우승 견인

호날두의 가장 큰 불운은 메시와 동시대에 태어났다는 것뿐인지도 모른다. ⓒ 게티이미지 호날두의 가장 큰 불운은 메시와 동시대에 태어났다는 것뿐인지도 모른다. ⓒ 게티이미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레알 마드리드)가 2년 연속 득점왕에 등극했지만 진정한 챔피언은 팀을 우승으로 이끈 리오넬 메시(28·바르셀로나)라는 평가다.

호날두는 지난 24일(한국시각)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서 열린 ‘2014-15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8라운드에서 헤타페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호날두 해트트릭 속에 레알 마드리드는 7-3 대승, 올 시즌 무관의 분풀이를 했다. 호날두는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만 무려 48골을 터뜨렸다.

메시는 누 캄프서 열린 데포르티보와 최종전에서 2골을 넣었다. 팀은 데포르티보와 2-2 무승부에 그쳤지만 이미 우승을 확정한 상황이었다. 메시는 올 시즌 43골을 기록하고도 1위에 오르지 못했다.

올 시즌 개인 기록 경쟁에서는 확실히 호날두가 우위였다.

호날두의 48골은 2011-12시즌의 46골을 뛰어넘는 자신의 역대 정규리그 최다골이다. 호날두는 UEFA 챔피언스리그(10골)·국왕컵(1골)·UEFA 슈퍼컵(2골)까지 이번 시즌 61골을 넣으며 자신의 역대 한 시즌 최다골 기록까지 경신했다. 호날두는 2011-12시즌 총 60골을 터뜨린 바 있다. 올 초에는 메시를 제치고 발롱도르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

하지만 메시는 개인 기록보다 실속을 챙겼다. 메시는 바르셀로나가 레알을 제치고 2년 만에 리그 정상을 탈환하는데 기여했다.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코파 델레이와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결승에 올라 6관왕을 차지했던 2009년 이후 역대 두 번째 트레블도 넘보고 있다. 반면 호날두의 레알은 올 시즌 단 한 개의 우승 트로피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

바르셀로나의 자랑인 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로 이어지는 ‘MSN 트리오’가 극강의 위력을 뿜을 수 있던 데는 에이스로서 개인 기록에만 집착하지 않고 동료와 팀을 위해 공존하는 길을 택한 메시의 이타적인 활약이 큰 밑거름이 됐다. 이는 지나치게 득점 욕심에만 연연해 PK와 프리킥 기회를 독점하는가 하면 동료의 득점에 다소 짜증을 내는 듯한 표정을 드러내는 호날두 행보와 대조를 이뤘다.

호날두와 메시의 라이벌 관계는 호날두가 맨유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한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둘은 팀의 우승과 세계 최고의 선수 타이틀을 놓고 매년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그러나 최고의 가치는 결국 팀 성적에서 갈린다고 봤을 때 아직까지는 메시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2009년 이후 메시의 바르셀로나가 리그 우승만 4차례나 차지한 것과 비교할 때 호날두의 레알은 2011-12시즌 우승이 유일하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2010-11시즌 이후 4년만의 탈환을 앞두고 있다.

심지어 월드컵에서도 지난해 호날두의 포르투갈이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당한데 비해 메시는 조국 아르헨티나를 준우승으로 이끌며 MVP에 선정됐다.

물론 레알의 무관이 호날두의 탓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호날두는 올 시즌 분명히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다만, 메시라는 경쟁자의 벽이 너무도 거대했을 뿐이다. 메시가 아니었다면 한 시즌 60골을 넣은 공격수가 팀을 우승으로 이끌지 못했다고 아쉬운 소리를 듣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없었다. 호날두의 가장 큰 불운은 메시와 동시대에 태어났다는 것뿐인지도 모른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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