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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과 극’ 드록바-제라드…두 레전드 엇갈린 마무리


입력 2015.05.25 16:09 수정 2015.05.25 16:22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드록바, 홈 팬들 기립박수 속 작별..팀 3-1 역전승

제라드, 고별전서 스토크 시티에 1-6 참패 ‘굴욕’

디디에 드록바가 홈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 속에 첼시와 작별을 고했다. ⓒ 첼시 디디에 드록바가 홈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 속에 첼시와 작별을 고했다. ⓒ 첼시

올 시즌을 끝으로 소속팀을 떠나는 두 레전드의 명암이 엇갈렸다.

첼시의 디디에 드록바(37)는 2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4-1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선덜랜드와 홈경기에서 고별전을 치렀다. 첼시는 이미 최종전을 앞두고 드록바와의 결별을 예고한 상태였다. 드록바는 첼시를 떠나더라도 다른 팀에서 선수생활을 좀 더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조세 무리뉴 감독은 드록바가 홈 팬들 앞에서 작별의 인사를 할 수 있도록 리그 최종전에 주장 완장을 채우고 선발로 투입했다. 드록바는 전반 30분 디에고 코스타와 교체됐다. 첼시는 선덜랜드에 선제골을 내줬으나 드록바가 교체된 이후 3골을 만회하며 3-1로 역전승을 거두고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첼시는 떠나는 레전드에게 최상의 예우로 화답했다. 교체 사인이 나오자 양 팀 선수들은 물론이고 팬들까지 드록바를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구단주 로만 아브라보미치도 관중석에서 지켜보며 박수를 보냈다. 팀 동료들은 드록바의 마지막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가마를 만들어 그라운드 밖까지 전송하기도 했다. '왕의 퇴장'에 어울리는 마무리였다.

드록바가 무리뉴 감독, 존 테리, 프랭크 램파드 등과 함께 첼시의 황금시대를 이끈 주역이다. 2004년 첫 첼시 유니폼을 입은 이래 드로그바는 8시즌 동안 리그에서 101골을 기록했다. 2011-12시즌 바이에른 뮌헨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극적인 동점골로 첼시의 첫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2012년 첼시를 떠난 후 중국 상하이 선화와 터키 갈라타사이에서 뛰기도 했던 드록바는 올 시즌 첼시로 전격 복귀하며 1년 전 먼저 돌아온 무리뉴 감독과 재회했다. 비록 전성기와 달리 이번에는 디에고 코스타의 백업멤버에 그쳤지만 드록바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순순히 받아들이며 팀에 헌신했다.

드록바는 프리미어리그 27경기에 출전해 4골을 터뜨리며 잦은 부상으로 고전했던 코스타의 빈자리를 잘 메웠다. 올 시즌은 드록바의 통산 4번째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이었다. 레전드의 명성에 걸맞은 영예로운 퇴장이었다. 여전히 축구계에서 비주류에 가까운 흑인에 아프리카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손꼽히는 레전드의 반열에 올랐다.

한편 첼시는 전반 26분 코너킥 상황에서 스티븐 플레처에게 헤딩골을 허용했으나 전반 37분 콰드라도가 얻은 페널티킥을 디에고 코스타가 넣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교체 투입된 로익 레미가 연속 골을 터뜨린 첼시는 선덜랜드에 3-1로 승리했다.

반면 또 다른 레전드인 스티븐 제라드는 마지막 고별전에서마저 또다시 가슴 아픈 흑역사를 추가했다. 리버풀은 스토크 시티와 원정경기에서 전반전에만 5실점하는 치욕 속에 1-6으로 대패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리버풀을 떠나 미국 프로축구 LA 갤럭시로 이적하는 제라드는 고별전에서 선발 출전해 한 골을 만회했지만 팀의 참패를 막지 못했다.

리버풀의 원클럽맨으로 활약해온 제라드에게 마지막 시즌은 더 회한으로 남을듯하다. 리버풀은 각종 대회에서 부진한 성적에 그치며 무관에 머물렀다. 리그에서도 챔피언스리그 티켓 수성에 실패하며 6위로 추락했다. 제라드 역시 노쇠화를 드러내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제라드는 홈 고별전에 이어 시즌 최종전에서 패배로 리버풀에서의 마무리를 아쉽게 장식했다. 리버풀의 전반 5실점과 제라드가 출전한 경기에서 6실점은 모두 최초의 기록이다. 똑같이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마지막 장면은 너무도 상이했던 드록바와 제라드의 마무리였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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