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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이어 봉하에서도 물세례...김무성은 왜?


입력 2015.05.24 09:36 수정 2015.05.25 08:56        데스크 (desk@dailian.co.kr)

<이종철의 으랏차차 대한민국>‘5.18’ ‘노무현’은 전유물 아닌 모두의 정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인 건호 씨가 23일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향해 면전에서 강도높은 비난을 쏟아내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김무성 대표가 추도식이 끝나고 퇴장하던 중 참석자들로부터 날아든 물병에서 나온 물을 맞고 있다.ⓒ연합뉴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인 건호 씨가 23일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향해 면전에서 강도높은 비난을 쏟아내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김무성 대표가 추도식이 끝나고 퇴장하던 중 참석자들로부터 날아든 물병에서 나온 물을 맞고 있다.ⓒ연합뉴스

김무성 대표는 물세례를 맞으면서 묵묵히 걸음을 옮겼다. 노무현 전 대통령 6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김 대표에게 사람들은 야유와 물세례를 던졌다.

필자의 눈에 물방울이 쏟아지는 김 대표의 모습은 오히려 잔잔하고도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5.18 전야제에 이어 봉하마을을 찾은 김 대표의 용기가 고맙고 감사하다.

필자도 봉변이란 것이 어떤 건지 안다. 통합진보당의 실체를 증언했다는 이유로 새정치민주연합의 선배는 필자에게 담배불을 던졌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안고 고뇌하는 자에게 봉변이란 피할 수 없는 것인지 모른다. 헛헛하게 다시 내걸어야 하는 걸음이 아무리 무겁더라도.

민주화 이후 대통합의 새로운 대한민국을 창조해 가야 하는 오늘, ‘5.18’도 ‘노무현’도 어느 누구의 전유물이 될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된다. 그러나 그들은 그 어떤 신성한 제단에 감히 발을 들이냐며 배척하고 배제하려 든다.

민주화를 위해 몸을 던진 바 있는 김무성이기에 어렵지만 찾아 가야 한다는 걸 알고 실행에 옮기지만 그의 진심은 너무나도 크고 차가운 벽에 부딪힌다. ‘시민의 힘’과 ‘민주주의’를 외치는 그들에 의해 5.18과 노무현은 다시금 일방의 전유물이 되어 갇히고 만다. 이것은 불행이다.

5.18전야제에 참석했던 김무성 대표는 욕설을 듣고 물병 세례를 맞는 봉변을 당했다. 행사 관계자로부터 공개적으로 나가 달라는 요구를 받는 수모도 겪었다. 김 대표는 꿋꿋하게 계속 자리를 지키고자 했으나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결국 일어서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도 김 대표는 비슷한 상황을 마주해야 했다. 유족 대표로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에 선 노건호 씨는 기본적인 인사말을 먼저 한 뒤 이어서 상당 부분을 할애해 김무성 대표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청중들은 응원이자 야유로 화답했다. 걸어가는 김무성 대표를 향해 사람들은 물병으로 물세례를 던졌다.

5.18 본행사가 아닌 5.18 전야제에 김무성 대표가 참석하고자 한 것은 퍽 남다르고 고무적인 일이었다. 엉덩이를 땅에 대고 앉아 사람들과 섞인다는 것이 쉬운 일도 아닐 뿐더러 유력 정치인으로서 더욱이 보지 못한 모습이다. 아마도 김무성 대표가 과거 민주화 운동을 한 경험이 있기에 이 역시 가능한 일이었을 게다. 김무성 대표 역시 80년대 민주화추진협의회 멤버가 아닌가.

김 대표가 용기를 내 ‘광폭행보’를 하는 것이기에 필자로서는 경의감을 느끼며 박수를 보내게 된다. 모름지기 정치 지도자는 그렇게 몸으로 움직이고 또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서슴없이 나아갈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때로 불편할 수 있는 자리도 진심을 다해 나설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몸소 실천하는 김 대표의 모습은 그래서 귀감이 된다.

그런데 이런 김 대표를 행사 주최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사람들은 욕설과 야유 그리고 물병 세례로 모욕을 주었다.

5.18은 보수 진보 어느 누구의 것이 될 수 없다. 애초 ‘5.18 정신’이란 것이 그렇게 배타적이고 협소한 ‘그릇’이 아니었다. 5·18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민주와 인권이자 대화합의 ‘대동세상’이다.

다시 말해 5.18은 어느 일방의 것이 아니다. 국민 모두의 것이다. 특정 세력이 독점하고 울타리를 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김 대표를 쫓아낸 그들이 과연 5.18 정신, ‘광주 정신’을 올바로 이해하고 또 실천하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를 부끄러워 해야 한다.

이제 화합으로 나아가야 한다. 5.18 아래서 함께 하지 못할 세력이 없다. 5.18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가장 바람직한 길도 바로 그런 것이다.

‘5.18’과 ‘노무현’을 가슴에 안은 김무성 대표의 행보는 그래서 더욱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어느덧 시대와 역사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지도자로서의 내면을 엿보는 것 같아 또한 반갑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격동의 시간을 살고 있다. 그래서 여전히 ‘역사의 명령’을 걸머질 준비가 되어 있고 그만한 ‘그릇’을 지닌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

비록 봉변을 당할지언정 그는 가야한다. ‘민주화 이후 대통합의 시대’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를 국민은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이종철 청년지식인포럼 story K 대표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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