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데이터 선택 요금제 '약정할인'의 함정


입력 2015.05.24 09:00 수정 2015.05.24 14:12        김영민 기자

<기자의눈>'음성 무제한' 현혹되지 말고 꼼꼼히 따져봐야

SK텔레콤 모델들이 2만원대 유선 및 무선 음성 통화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밴드 데이터 요금제'를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 SK텔레콤 모델들이 2만원대 유선 및 무선 음성 통화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밴드 데이터 요금제'를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

이동통신사들이 최근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잇따라 출시하며 음성 무제한 시대를 열었다. 이제 음성과 문자는 제한 없이 이용하고 자신의 데이터 이용 패턴만 파악해 이에 맞게 데이터 요금제를 선택하면 된다.

이통3사 모두 2만원대 요금제부터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점을 내세워 요금제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데이터 선택 요금제 출시 하루만에 가입자 15만명, KT는 10일만에 20만명의 가입자가 변경했다.

음성 통화가 많은 소비자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매달 정액 요금제의 정해진 음성 제공량에 맞춰 통화를 해왔던 소비자들은 이제 마음 놓고 음성 통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대신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것이 있다. 자신이 월평균 음성 통화량과 데이터 사용량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한 후 요금제를 선택해야 한다.

음성 통화가 무제한으로 제공된다고 해서 무턱대고 데이터 선택 요금제로 변경했다가는 다음달 요금 고지서에 변경 전보다 더 많은 요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유는 보통 스마트폰을 2년 약정으로 가입해 매달 '약정 할인'을 받는데 데이터 선택 요금제는 이것이 미리 반영된 요금제여서 착오가 생기기 십상이다.

예를 들어 보자. SK텔레콤의 'LTE T끼리맞춤형 요금제'에서 망내음성 무제한, 망외음성 100분, 데이터 1.5GB를 선택해 기본료 3만8500원(부가세 별도) 요금제에 가입한 A씨.

평소 망외(유선 포함) 제공량이 가끔씩 부족해 초과됐던 A씨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 출시로 무선과 유선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에 기본료 3만6000원(부가세 별도)에 음성 무제한, 데이터 1.2GB를 제공하는 '밴드 데이터 36' 요금제로 변경했다.

A씨는 요금제 변경으로 데이터 용량은 300MB 줄어들지만 음성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고 기본료도 2500원 줄었다고 기뻐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기존 요금제에서는 2년 약정 할인으로 매달 7200원을 할인받아 실제 기본료가 3만1300원(부가세 별도)이었지만 변경한 데이터 선택 요금제에서는 약정 할인이 이미 적용된 것이어서 실제로는 기본료가 4700원 늘어난 것.

A씨는 가끔 음성 제공량을 초과 사용해 월 1000원 정도 음성 통화료가 추가로 부과됐는데 이제는 매달 4700원씩 더 내고 음성을 무제한으로 사용하는 셈이다. 데이터 제공량이 300MB 줄어든 것까지 감안하면 휠씬 더 많은 요금을 내는 꼴이 된다.

여기서 A씨는 고민에 빠졌다. 실제로 음성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데 무제한이라는 말에 현혹돼 서둘러 요금제를 변경했다는 후회가 들었다. 결국 A씨는 요금제 변경 1개월이 지난 후에 다시 기존 요금제로 변경하기로 했다.

A씨와 같이 데이터 선택 요금제에서 '약정 할인'의 함정에 빠지는 가입자가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에서 데이터 선택 요금제가 약정 할인이 기반영됐다는 사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성 무제한'이라는 단어에 현혹돼 '데이터 선택 요금제'로 변경하기 보다는 자신의 음성 및 데이터 이용 패턴을 꼼꼼하게 분석, 합리적인 선택이 필요하다. 이통사들도 데이터 선택 요금제의 정확한 구조를 적극 알려야 한다.

김영민 기자 (mosteve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김영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