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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큰’ 김동현, 피어슨 깨듯 버크만 깨라


입력 2015.05.24 06:52 수정 2015.05.24 08:02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UFC 187 조쉬 버크만, 그라운드-스탠딩 모두 능한 난적

신장 우위 살려 거리 유지한 채 킥 공격 많다면 승산

185cm의 김동현은 신장에서 버크만(177cm)을 앞선다(수퍼액션 UFC 중계 캡처). 185cm의 김동현은 신장에서 버크만(177cm)을 앞선다(수퍼액션 UFC 중계 캡처).

UFC 웰터급 김동현(33)이 1승이 급한 가운데 다시 옥타곤에 오른다.

김동현은 지난해 8월 중국 마카오서 열린 ‘UFC Fight Night MACAO’ 코-메인이벤트에서 타이론 우들리(33·미국)에게 1라운드 1분 1초 만에 TKO패,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당시 우들리 벽만 넘었다면 '코리안 좀비' 정찬성에 이어 두 번째로 타이틀매치에 도전할 수 있는 코리안 파이터가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팬들의 아쉬움은 자못 컸다.

하지만 ‘죽음의 체급’으로 불리는 웰터급에서 잡초처럼 생존해온 김동현은 금새 충격을 털고 재기전을 준비했다. 24일(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서 열리는 UFC 187 ‘Johnson vs. Cormier’가 그 무대로 상대는 조쉬 버크만(35·미국), WSOF 챔피언 출신의 난적이다. 정상급 강자들과 비교하기에는 이름값이 조금 떨어지지만 굉장히 까다로운 스타일의 상대다.

김동현이 그동안 웰터급에서 안정적인 승률을 올렸던 배경에는 스탠딩-그라운드에서 평균 이상의 꾸준한 기량을 펼쳤기 때문이다. 그라운드가 약한 상대에게는 테이크다운 이후 포지션 압박을 통한 이른바 ‘매미권’으로 판정 승부를, 스탠딩에서 해볼만한 흐름에서는 거침없이 ‘스턴건’을 작렬했다.

문제는 버크만도 딱 그런 스타일이라는 점이다. 과거 UFC서 뛸 때는 그래플러 이미지가 짙었지만 옥타곤을 떠나있는 동안 타격에서도 장족의 발전을 이루며 한 방의 파워도 무시할 수 없는 파이터로 진화했다. KO패가 한 번도 없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맷집 또한 세다.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일까. 예전과 달리 전략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고 있을 만큼 이번 경기에 나서는 김동현의 각오는 비장하기까지 하다. 그간 김동현은 크게 압박형 그래플링 혹은 ‘닥돌’모드로 통하는 펀치러시의 패턴으로 승리를 따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우들리전 패배 이후 ‘제3의 패턴’ 필요성을 절감, 전략의 업그레이드에 총력을 기울였다.

정통 복싱 스타일의 펀치 기술 탑재, 타격-그래플링의 연계동작 강화 등 진화 방향에 대해 많은 지적들이 쏟아져 나왔다. 나름대로 일리가 있지만 실전은 이론과 다르고 또 김동현 본인에게도 한계가 있다. 게임 속 캐릭터처럼 원하는 스킬을 자유자재로 넣다 뺐다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스스로에게 맞는 패턴을 완성하는 방법 밖에 없다.

김동현의 그래플링은 뛰어난 레슬러-주짓떼로들이 득시글거리는 웰터급에서도 수준급이다. 웬만한 상대는 테이크다운 이후 포지션 싸움을 통해 경기 내내 옥타곤 바닥에 묶어둘 수 있다. 현지에서도 “공격이 안 통하는 정상급 그래플러를 만난다 해도 최소한 수비는 가능한 레벨이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때문에 김동현은 훈련기간 내내 타격 강화에 중점을 뒀다. 최근 UFC 추세가 재미없는 그래플러들에게 냉정해지고 있는 분위기인 데다 선수들의 그라운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무조건 달려들어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는 전략은 효과가 떨어진다.

화끈한 이미지는 물론 장기인 그래플링을 더욱 위협적으로 하기 위해서라도 스탠딩에서의 화력 보강은 필수였다. 이를 입증하듯 김동현은 소속팀과 자매결연을 맺은 태국 푸켓 타이거 무에타이로 전지훈련을 떠나 현지 선수들의 수준 높은 무에타이를 경험하는 등 타격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하지만 버크만전에서 김동현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는 초반부터 테이크다운이 잘 통하는 것이다. 그동안 김동현은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상대방을 넘어뜨리는 경기에서 좋은 내용을 선보였다. 포지션 싸움에 자신 있는 만큼 우위를 점한 상태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페이스를 끌고 갔다.

이는 단순히 그래플링 싸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 스탠딩 격돌에서도 의미가 컸다. 그라운드를 의식한 상대가 제대로 타격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에서 김동현의 한 방이 터지기도 했다. 에릭 실바(31·브라질)전이 대표적이다.

버크만은 최근 김동현이 재미를 봤던 돌격형 펀치공격이 통하기 어려운 상대다. 묵직한 펀치력을 보유하고 있어 기습적인 앞손 훅으로도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또 자신이 백스탭을 밟거나 옥타곤 구석에 몰려도 카운터로 분위기를 뒤집는 파괴력도 있다. 앞서 지적했듯, 맷집까지 좋아 난타전은 금물이다.

때문에 버크만에게는 스탠딩에서 무리수를 두기보다는 넘어뜨려서 포지션을 빼앗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타격전을 하더라도 그라운드 압박이 성공한 후에 전장이 바뀌게 된다면 버크만의 흐름을 깨는 것은 물론 포인트 싸움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한 채 풀어나갈 수 있다.

하지만 레슬링에 일가견이 있는 버크만은 그라운드 이해도가 좋은 선수다. 탄탄한 테이크다운 디펜스능력을 보유한 것은 물론 상대의 태클에 길로틴 초크로 대응하는 솜씨가 발군이다. 테이크다운을 허용한다 해도 제대로 눌러놓지 못하면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순식간에 포지션을 뒤집기 일쑤다.

이러한 버크만을 맞이해 김동현이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는 미지수다. 1승이 급한 시점에서 1차 테이크다운이 막힌다 해도 끈질기게 달라붙어 지속적으로 그래플링 싸움을 걸 수도 있고, 무리한 그라운드 보다는 타격을 섞어가며 확실하게 승기를 잡는 방향으로 풀어가는 그림도 그릴 수 있다. 의외로 스탠딩에서 포인트를 쌓아가는 예상치 못한 패턴으로 버크만을 상대할 수도 있다.

김동현은 과거 한 방을 갖춘 션 피어슨(38·캐나다)을 맞이해 그래플링 승부를 펼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신장의 이점을 살린 포인트 타격으로 판정승을 거뒀다. 평소와 달리 많은 숫자의 킥이 인상적이었다.

185cm의 김동현은 신장에서 버크만(177cm)을 앞선다. 더욱이 버크만은 묵직한 펀치력과 단단한 내구력은 갖췄지만 타격자체가 정교한 것은 아니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서의 한 방은 갖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잔 타격을 많이 활용하거나 수싸움을 펼치는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 피어슨전처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한 채 킥의 활용도를 높이면 시간이 지날수록 초조해지는 쪽은 버크만이 될 수도 있다.


◆ UFC 187 ‘Johnson vs. Cormier’ 대진표
- 케이블채널 슈퍼액션 / IPTV채널 SPOTV2 -

☞ 메인카드
앤서니 존슨 VS 다니엘 코미어 [라이트헤비급타이틀매치]
크리스 와이드먼 VS 비토 벨포트 [미들급타이틀매치]
도널드 세로니 VS 존 막데시 [라이트급매치]
트래비스 브라운 VS 안드레이 알롭스키 [헤비급매치]
조셉 베나비데즈 VS 존 모라가 [플라이급매치]

☞ 언더카드
존 닷슨 VS 잭 마콥스키 [플라이급매치]
김동현 VS 조쉬 버크만 [웰터급매치]
유라이아 홀 VS 하파엘 나탈 [미들급매치]
로스 나마주나스 VS 니나 안사로프 [여성부 스트로급매치]
마이크 파일 VS 콜비 코빙턴 [웰터급매치]
이슬람 마카체프 VS 레오 쿤츠 [라이트급매치]
저스틴 스코긴스 VS 조쉬 샘포 [플라이급매치]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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