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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떠밀린 아사다 마오…가혹한 피겨인생 2막


입력 2015.05.26 07:13 수정 2015.05.26 10:4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예상대로 현역 복귀, 스폰서 유지 위해 억지 선택?

기량 회복 쉽지 않은 가운데 올림픽 출전 여부 관심

복귀를 택한 아사다 마오는 딱히 이룰 목표가 없다. ⓒ 게티이미지 복귀를 택한 아사다 마오는 딱히 이룰 목표가 없다. ⓒ 게티이미지

일본 피겨의 간판스타 아사다 마오(25)가 예상대로 현역에 복귀했다.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 우승 이후 약 1년 2개월만이다.

아사다 마오는 지난 18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장이 그리웠고 좋은 연기를 했을 때의 성취감을 다시 느끼고 싶었다"며 복귀 이유에 대해 밝혔다.

아사다의 현역 복귀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지난 1년간 일본의 언론들은 아사다가 잠시 쉬고 있는 것일 뿐, 다시 빙판 위로 돌아올 것이란 전망을 꾸준히 내놓았다. 일본빙상연맹 역시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했지만 아사다의 복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였다.

어느덧 25세가 된 아사다 마오는 피겨 선수로는 황혼기에 접어든 나이다. 아무래도 10대 때보다 유연성이 떨어지고 체력적으로도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역으로 복귀한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아사다가 지닌 스타성과 이를 지원하는 거대 자본과의 연계성 때문이다. 실제로 아사다는 스포츠계를 넘어 일본 내에서 독보적인 인지도를 자랑하는 선수다. 특히 일본인들은 10대 때부터 아사다의 성장과정을 지켜봤기 때문에 그녀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연예인 이상의 인기를 누리자 당연히 스폰서 기업들이 줄을 이었다. 일본은 80년대 이후 국가적인 차원에서 피겨 스케이팅을 육성했고, 아사다 마오의 등장은 꾸준한 지원 정책의 결과물이었다.

세계빙상연맹(ISU) 역시 일본의 자본으로 운영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이번 2015 세계선수권에는 총 11개 기업이 메인스폰서로 참여했는데 일본의 기업들이 무려 8개에 이르렀다. 금융회사 아코무, 일본공항공사, 캐논, 시계제조업체 시티즌, 기노시타, 고세, 마루한, 린나이 등이 그것이다. 일본 외 기업은 프랑스의 마리꼬, 셀리에 데 도팡, 기노만이 전부다.

물론 아사다가 현역에서 은퇴한다 하더라도 일본 기업들의 자국 내 지원은 물론 ISU에 대한 메인 스폰은 꾸준히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지난 2013 캐나다 세계선수권에서 13개였던 메인스폰서(일본 기업 10개)가 2년 만에 2개 줄어든 것은 아사다의 잠정 은퇴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일본 내에서도 지속적인 스타발굴에 나섰지만 아사다의 대체자는 나오지 않았다. 남자 피겨에서 하뉴 유즈루라는 신성이 등장했지만 아사다 인기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여자 쪽에서는 이번 시즌 전일본선수권대회 우승자인 미야하라 사토코를 중심으로 혼고 리카, 히구치 와카바 등 가능성 있는 10대 선수들이 등장했지만 이들 역시 아사다만큼의 스포트라이트는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아사다는 이번 복귀 기자회견에서 “지난해와 같은 기량에 도달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2014 세계선수권 우승 당시의 컨디션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사다의 발언은 일본 내에서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이미 2010 밴쿠버 올림픽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겪었던 데다가 적지 않은 나이에 1년을 통째로 쉬어 기량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

완성도가 떨어지는 기술도 문제다. 그동안 아사다는 트리플악셀에 목을 맸지만 성공률도 낮을뿐더러 이 기술에 집중하느라 다른 점프의 몰락을 막지 못했다. 또한 전유물로 여겨지던 트리플 악셀은 이번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러시아의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가 훨씬 더 잘 뛴다.

아사다는 지난 1년간 대학에 복귀해 여느 학생들처럼 평범한 생활을 보냈다. 이는 아사다가 잠정 은퇴하며 밝혔듯 가장 해보고 싶은 일이기도 했다. 여기에 스킨 스쿠버 자격증을 따는가 하면, 미국 여행길에도 오르는 등 해방감을 맛보기도 했다.

그러나 아사다는 1년 만에 빙판으로 복귀했다.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숙원이 남아있지만 평창 대회까지 3년이나 남아있어 그때까지 현역 생활을 유지할지 미지수다.

올림픽이 아니라면 더 이상 이룰 것이 없는 아사다의 커리어이기도 하다. 누가보더라도 등 떠밀려 현역에 복귀한 이상이 강하다. 행복할 것 같지 않은 아사다의 피겨 인생 2막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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