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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국무총리 내정...'정치개혁'인가 '사정정국' 인가?


입력 2015.05.21 11:24 수정 2015.05.21 11:37        최용민 기자

박근혜 정부의 부패척결 의지...청와대 "정치개혁 적임자"

야당에서 사정정국 비판 예상...'회전문 인사' 비판도

황교안 법무장관이 새 국무총리에 내정됐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법무장관이 새 국무총리에 내정됐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현직 법무부 장관이 신임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되면서 정치권의 부정부패와 비리를 척결하기 위한 박근혜 정부의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도 황 장관의 총리 지명 이유를 "정치개혁의 적임자"라고 밝혔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은 후임 국무총리에 황교안 현 법무부장관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황교안 내정자는 대구고검장, 부산고검장 등 검찰 주요보직 거쳤고 박 정부 출범 후 장관으로 직무수행하면서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고 사회 전반에 부정부패를 뿌리 뽑아 새로운 대한민국 만들고 정치개혁 이룰 수 있는 적임자"라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황 후보자는 '성완종 리스트' 수사를 비롯해 사정 당국의 최정점에 서 있는 현직 법무부 장관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의 부정부패와 비리를 근절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강력한 정치개혁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황 후보자가 이완구 전 총리가 포함된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수사를 책임져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이 일에 연루된 부패 정치인들을 가려내는 작업에도 큰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황 후보자는 2013년 2월 박근혜 정부 초대 내각 멤버로 출발해 2년 3개월 재직기간 업무를 무난하게 수행해 왔고 정무 판단력이 뛰어나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통합진보당 해산 등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개혁과제를 제대로 처리할 적임자라는 인상을 박 대통령에게 남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황 후보 지명을 놓고 사정 정국 조성이라는 반발이 예상돼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기춘의 아바타'라고 하는 분을 이번에 총리로 임명했다"며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을 통합하는 총리를 기대했는데 아쉽다"고 밝혔다.

황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초기 법무부 장관에 임명된 이후 이석기 사건과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 등 대표적인 공안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다. 특히 참여정부 시절 검사장으로 곧바로 승진하지 못해 공안 검사라서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게 아니냐는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아울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사정정국이 올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직 법무부 장관이 국무총리가 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과 황 신임 총리가 대표적인 공안 검사 출신이기 때문이다.

박기태 전 경주대 부총장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현직 법무부 장관이 국무총리로 간다는 것은 사정정국이 올 수 있다"며 "더 법리적인 잣대를 들이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준표도 구속을 못 시킨다면 박근혜 정권이 유지되기 힘들 것이다.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온 인물은 물론 정치권 전반에 대한 사정이 더 엄격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황 후보자 지명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에 오히려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공격 대상을 통해 일단 당내 혼란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공안 정국이라서 야당이 자극적으로 싫어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야당을 도와주는 꼴이 될 수 있다"며 "야당의 내홍을 가라 앉혀주는 역할을 하는 인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현직 장관의 국무총리 지명이라는 점에서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면키는 어려워보인다. 황 후보자는 현 정부의 6번째 총리 지명자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총리 지명자의 낙마가 많았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검증된 인물 중에서 후보를 찾을 것이라는 말들이 많았다. 결국 현직 장관을 총리 후보로 지명하면서 '깜짝' 인사는 없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황 후보자가 50대라는 점에서 공직사회와 정치권의 '세대교체'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50대 인사가 총리 후보가 된 것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7년 당시 58세 나이에 총리가 된 한덕수 전 총리 이후 처음이다.

최용민 기자 (yong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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