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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은의 모험 ‘이승준 형제 저주’ 피할까


입력 2015.05.22 09:48 수정 2015.05.22 09:55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대대적 트레이드 통해 ‘혼혈왕국’ 재탄생

가는 팀마다 부진, 이승준-이동준 역할 관심

이동준(왼쪽)-이승준 형제가 각각 트레이드와 FA 계약을 통해 서울 SK 유니폼을 입었다. ⓒ 서울 삼성 이동준(왼쪽)-이승준 형제가 각각 트레이드와 FA 계약을 통해 서울 SK 유니폼을 입었다. ⓒ 서울 삼성

프로농구 서울 SK가 '혼혈왕국'으로 거듭났다.

연일 파격적인 트레이드와 선수영입으로 이적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SK는 20일 자유계약선수(FA)로 동부에서 이승준(37·204cm)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보수 총액 3억 6200만원(연봉 3억 2500만원, 인센티브 3700만원)에 계약기간은 1년이다.

SK는 올 여름 대대적인 새 판 짜기에 돌입했다. 박상오를 KT에 내주고 슈터 오용준을 영입한데 이어, 삼성과의 트레이드에서는 노장 주희정을 내주고 이동준과 이정석을 영입한 바 있다. 친형제이기도 한 이승준과 이동준이 한 팀에서 뛰게 된 것은 KBL 데뷔 이후 처음이다.

더구나 SK에는 이미 김민수와 박승리라는 혼혈 출신 선수들이 있다. 최근 공격적인 선수 영입을 바탕으로 SK는 혼혈 선수만 4명이나 보유하게 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SK의 파격 행보에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일단 수려한 외모와 스타성을 자랑하는 이승준 형제를 영입하면서 이름값에서는 호화 라인업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SK는 애런 헤인즈, 박상오, 최부경의 공백에도 다시 풍부한 포워드 군단을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새로 영입한 선수들의 효율성과 팀 공헌도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이승준, 이동준, 김민수는 모두 포워드형 빅맨으로 포지션과 플레이스타일이 겹칠 수 있다. 지난 시즌의 빅4 체제처럼 유기적인 공존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이승준과 이동준 형제는 겉보기에 화려한 명성과는 어울리지 않게 '강등 청부사'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로 악명 높은 선수들이기도 하다. 엄격한 한국식 지도방식에 적응하기 힘들어 하면서 크고 작은 구설도 있었다.

삼성, 동부, 오리온스 등 팀들이 공교롭게도 이들이 몸담았던 시절 하위권에 그치거나 잇달아 '구단 역사상 최악의 성적'을 경신한 것은 단순히 우연이나 불운이라고 할 수 없다. 가는 팀마다 플레이오프와 우승권으로 이끌었던 문태영-문태종 형제와 가장 대비되는 장면이다.

수비가 취약하고 전술 이해도가 떨어지는 두 선수의 약점이 팀 성적에도 큰 부담을 안겨준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승준은 적지 않은 나이에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1년을 쉬었다. 전성기만큼의 탄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좋지 못한 징크스를 지닌 형제 선수를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을 동시에 영입했다. 문경은 감독이 과연 '이승준 형제의 저주'를 극복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국내 지도자들은 일반적인 토종 선수들에 비해 개성이 강하고 자유분방한 마인드를 가진 혼혈선수를 다루는 것이 외국인 선수만큼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박승리를 제외하면 이들 모두 어느덧 30대를 넘긴 베테랑이고 KBL 경력도 쌓일 만큼 쌓인 만큼 자기 목소리가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당장 출전시간과 역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배분하고 팀의 색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하느냐는 것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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