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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입 연 유승준, 70분 동안 무슨 말 했나(종합)


입력 2015.05.20 00:36 수정 2015.05.20 13:32        김명신 기자

2002년 병역기피의혹 입국 금지 조치 후 첫 심경

진실만을 밝히겠다 예고 속 감정 호소 어린 해명만

병역기피 혐의로 입국 금지 조치된 가수 유승준이 13년 만에 심경 고백을 했다. ⓒ 아프리카tv 캡처 병역기피 혐의로 입국 금지 조치된 가수 유승준이 13년 만에 심경 고백을 했다. ⓒ 아프리카tv 캡처

유승준 씨, 13년 만에 진실을 밝히겠다며 대대적으로 홍보까지 하고 나선 결과가, 그 심경이 이거였나요. 70분이 아닌, 700분이 모자를 줄 알았건만 결국 70분 시간도 버거워 보이는 준비 안 된 아쉬운 자리였습니다.

'나.나.나~~' 지금 10대들 가운데 유승준의 당시 인기를 인지하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싶지만, 최소한 30대 이상이라면 1990년대 후반 유승준의 인기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본인도 언급했듯, 그 어느 그룹도 가수도 부러울 것 없는 '교만한' 유승준이었다.

'가위', '나나나', '열정' 등 발표하는 앨범마다 대성공을 거두며 인기를 모으기도 했지만 예능 등을 통해 건강하고 바른 청년 이미지를 구축하던 유승준이었기에 병역 기피 사건은 당시 큰 충격을 안겼다.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의 신중치 못했던 선택에 분노하고 질타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그 만큼 믿음이 컸고 그에 반한 배신감도 배가됐다.

2002년 초 돌연 일본 공연을 떠난다던 유승준은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시민권을 획득했다. 그렇게 군대에서 면제가 됐고 병역 기피 의혹으로 입국 금지를 당했다. 공항에서의 뒷모습만으로 은퇴 아닌 은퇴식을 한 셈이다. 그를 맹비난하는 대중도 있었고, 갑작스런 은퇴와 퇴출에 의혹을 제기하는 대중도 있었다.

국가는 유승준이 법규정의 틈을 이용해 다분히 의도적으로 탈법행위를 했다고 판단해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출입국관리법 제11조 1호3항) 등의 법 조항을 적용했다. 그는 그렇게 한국을 떠나 결혼했고, 미국에서 중국으로 거처를 옮겨 스티브 유로 왕성한 활동 중이다.

그러던 중 돌연 지난 12일 유승준이 심경 고백을 하겠다며 예고를 하고 나섰고, 그를 둘러싼 온갖 루머나 의혹에 대해 진실만을 밝히겠다며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고 나서 세간의 이목은 집중됐다.

13년 간 가슴에 품었던 그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영구 추방당한 그에게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다양한 궁금증이 그의 입을 향했고 생중계를 한 아프리카TV는 동시 접속자 폭주 상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이미 과거 한 차례 입국 거부와 관련, 심경을 전한 바 있던 당시의 발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늘어지는 해명과 중간중간 알 수 없는 웃음, 그리고 감정 호소의 눈물. 70분이 무색했다. 끝날 때까지 쟁점 없는, 사과와 해명 그리고 심경고백 뿐이었다.

병역기피 혐의로 입국 금지 조치된 가수 유승준이 13년 만에 심경 고백을 했다. ⓒ 아프리카tv 캡처 병역기피 혐의로 입국 금지 조치된 가수 유승준이 13년 만에 심경 고백을 했다. ⓒ 아프리카tv 캡처

▲ 13년 전 무슨 일이…군 입대설은 보도 탓?

자신이 보도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하고 싶었을까. 아니면 군대 발언은 다분히 우연히였다는 점을 주장하고 싶었던 것일까.

'해병대 홍보대사까지 한 유승준이 군대를 가지 않았다'는 지적에 "기억이 전혀 없다. 어느 날 매니저 없이 집에 가는데 한 기자가 '몸도 좋은데 해병대 가도 좋겠네'라고 말하더라. '그것도 좋겠네요'라고 답했던 것이 그 다음 날 ‘유승준 해병대 입대 계획’이라는 1면 기사로 나왔다"고 해명했다.

이후 자신이 곧 군에 입대할 것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됐고 '당연히 갈 것'이라는 인상을 주게 됐다는 설명이다. 어찌됐건 본인은 군대 의지가 강했단다. 다만 아버지의 설득에 의해 시민권을 획득하게 됐고, 그게 그렇게 큰 후폭풍을 낳을 지 몰랐다는 주장이다.

유승준은 또 13년 만에 심경을 고백하게 된 배경에도 언론의 탓이 있었다. 자기의 발언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듯한 분위기이고 인터뷰를 해도 짧게 편집돼 자신의 마음을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

이 대목에서는 과연 70분 생중계 동안 얼마나, 설득력 있게 대중에게 속마음이 '잘' 전달 됐는지 의문이다. 차라리 녹화 중계를 했더라면 했던 찰나는 기자 본인만 느꼈을까.

▲ 70분간 한 말은 "지금이라도 군대 갈 것"

"나는 군대 갈 생각이 있었다. 오히려 규칙적인 생활을 좋아했고, 그런 나의 모습에 아버지가 군대 발언을 하셨었다. 그래서 늘 어릴 때부터 가야한다고 생각했고 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시민권을 얻게 된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는 "아버지에게 설득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유승준은 “군대를 가려고 했는데 아버지가 미국에 와서 인사만 하고 가라고 하더라. 그러더니 아버지는 군대를 가는 것조차 이기적일 수 있다고 했다. 그렇게 가족의 설득으로 시민권 인터뷰에 응했다"고 말했다. 앞선 주장과 상반되는 이야기로 설득력을 잃었다.

그리고 소속사와의 계약 문제 등을 언급하며 군대를 가지 '못했던' 당시를 해명, 영장이 나온 상황에서 출국이 허가된 부분에 있어서도 "당시 보증을 서준 관계자 역시 소속사에서 한 일이고 난 전혀 몰랐다”며 민감한 부분에 있어서는 모르쇠를 취했다.

반면 “시간을 되돌린다면 군대를 갈거냐”는 질문에 “당연히 간다"라고 답하며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억울하게 군대를 못 간 것처럼 그렇게 해명의 시간의 보냈다. 결국 70분 동안 왜 안가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 보단 "과거 시간이라면 간다", "지금이라도 보내주면 간다" 뿐이었다.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인 지 의문이다. 네티즌들이 비난을 퍼붓고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병역기피 혐의로 입국 금지 조치된 가수 유승준이 13년 만에 심경 고백을 했다. ⓒ 신현원 프로덕션 병역기피 혐의로 입국 금지 조치된 가수 유승준이 13년 만에 심경 고백을 했다. ⓒ 신현원 프로덕션

유승준은 앞서 카메라 앞에 등장하자 마자 "잘못은 내가 했는데 억울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뒤늦게 13년 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다. 무슨 말을 먼저 드려야 할지 솔직히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는다. 먼저 국민 여러분께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가수 유승준 입니다"라고 말한 뒤 무릎을 꿇었다.

울먹이던 유승준은 "여러분 앞에 무릎을 꿇는 이유는 내 어눌한 말솜씨로 마음을 제대로 전하지 못할 것 같아서다. 이 자리는 심경 고백도 아니고 변명의 자리도 아닌, 여러분께 내 잘못을 사죄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죄 보다는 군대에 안 간 당시의 해명과 지금이라도 군대를 가겠다는 어불성설, 설득력 없는 심경 고백만 남겼다.

앞서 신현원 프로덕션 측은 “병역 기피 의혹으로 입국 금지를 당한 유승준이 19일 인터넷을 통해 홍콩 현지 생중계로 심경을 고백한다. 방송을 보고 욕을 하든 평가를 해달라"라고 언급했다.

방송을 본 네티즌들은 과연 어떤 반응을 전하고 있을까.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무의미했던 시간"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거기에 중간에 그의 넋두리를 참고 보기 어려워 TV를 껐다는 의견까지 등장했다.

네티즌들은 "유승준 심경고백 아니라더니. 지금이라도 군대가겠다며 눈물 흘리네. 한심하다", "한국말도 서툰 스티브 유씨, 그냥 중국에서 활동 하심이 나을 듯", "결국 복귀를 위한 심경고백이었나", "예상 밖 답이 전혀 없었다. 왜 누구를 위해 생중계를 한 건 지 모르겠다" 등 의견을 전했다. 반대로 "유승준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다",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 등의 소수 의견도 있었다.

어찌됐건 희대의 사건, 군 기피 유승준의 영구 추방 사건은 별다른 소득 없이 13년 만의 해프닝으로 일단락 될 것으로 보인다. 병무청 법무부를 흔들만한 폭탄 고백도, 한국 대중들의 마음을 흔들만한 사죄도 없었다. 그저 유승준의 13년 만에 근황을 전해들은 70분이었다.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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