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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28일 본입찰…금호그룹 경영권 향방은?


입력 2015.04.27 10:47 수정 2015.04.27 10:59        박영국 기자

박삼구 회장 그룹 재건 의지 강한 가운데 호반건설 변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과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금호아시아나/호반건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과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금호아시아나/호반건설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권의 향방을 가를 금호산업 채권단 지분 57.5% 매각 본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금호산업 지분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그룹 1대주주 지위 탈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구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호반건설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28일 본입찰을 통해 새로운 주인을 찾게 되는 금호산업은 건설업계 20위권(시공능력평가 기준)의 중견 건설업체에 불과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인 아시아나항공 지분 30.0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금호산업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지배할 경우 국적 대형 항공사를 보유한다는 점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다른 계열사까지 줄줄이 딸려온다는 점은 더 매력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인 에어부산의 지분 46.00%를 갖고 있고, 금호터미널 지분 100%, 금호사옥 지분 79.90%, 아시아나개발 지분 100%, 아시아나IDT 지분 100% 등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은 박삼구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서는 절대 남에게 내줘서는 안되는 핵심 자산이자, 다른 기업들이 금호산업 인수에 관심을 가질 경우 가장 군침을 흘릴 만한 자산이다.

금호산업 인수 후보 1순위는 박삼구 회장이다. 박 회장은 채권단 보유 주식 중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이 있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들이 제시한 금액을 보고 최고가보다 조금이라도 많은 금액을 써내면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가져갈 수 있다.

문제는 ‘자금력이 뒷받침된다면’이라는 전제가 붙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매수청구권이 있더라도 다른 입찰 참여자가 박 회장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금액을 적어낼 경우 그룹 재건의 꿈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지난 2월 인수의향서(LOI) 접수 이전까지만 해도 유통·호텔업체를 거느린 대기업들이 원매자로 언급됐었으나, 유일한 대기업 LOI 참여자였던 신세계가 인수의향서를 철회하며 대기업 변수는 사라졌다.

대기업들이 금호아시아나그룹 인수에 별 매력을 못 느꼈건, 도의상 불참했건, 박 회장과의 친분을 고려했건 간에 금호산업 지분 인수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를 가능성은 사라진 것이다.

인수의향서를 유지해 본입찰 참여 자격을 갖춘 곳은 5곳이 남았다. 이들 중 MBK파트너스, IBK투자증권-케이스톤 컨소시엄, IMM 프라이빗에쿼티, 자베즈파트너스 등 4곳은 재무적투자자(FI)라는 한계로 채권단의 기준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관건은 유일한 전략적 투자자인 호반건설이다. 시장에서 호반건설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제사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많다’는 추정이다. 금호산업 인수가 아니라 기존 보유한 금호건설 지분의 시세차익 확보와 브랜드 인지도 개선 등의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호반건설은 이번 인수전을 통해 전국적으로 회사 이름을 알리며 금전적으로 계산할 수 없는 브랜드 가치 상승효과를 얻었고,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로 주가상승에 일조하는 와중에 주식을 사고팔며 약 300억원의 차익도 챙겼다.

하지만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수시로 금호산업에 대한 강한 인수 의지를 보여 온데다 자금 동원 능력도 상당하다는 점에서 실제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권을 노리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호반건설의 현금성 자산은 400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금융권 등 외부수혈을 통해 시장에서 회자되고 있는 금호산업 지분 인수가격인 1조원은 충분히 동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지방의 중견 건설업체의 자리에 머물러 온 호반건설로서는 이번 ‘배팅’에 성공하면 단숨에 전국구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적항공사를 비롯한 다수의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 그룹의 주인이 된다는 점에서 큰 유혹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외부 수혈까지 받아가며 1조원 내외의 무리한 금액을 제시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금호산업 지분 57.5%의 시장가치는 4200억원 가량에 불과한데다, 우발채무 등을 감안하면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6000억원을 더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 나아가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권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더라도 요즘 같은 경영환경에서 사운을 건 모험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채권단 보유 지분의 시장가격에 경영권 프리미엄 2000~3000억원 정도가 붙는 선에서 입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채권단은 입찰 가격이 지나치게 낮을 경우 유찰시키거나 제3자에 매각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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