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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윤석민, 헐거운 90억 마무리 '식지 않는 화두'


입력 2015.04.27 11:10 수정 2015.04.27 11:17        데일리안 스퐆츠 = 김종수 기자

에이스 양현종 받쳐줄 선발요원 사실상 없어

마무리 윤석민 공헌도 다소 회의적 '선발이 낫다?'

윤석민 활용법은 시즌 개막 후에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 연합뉴스 윤석민 활용법은 시즌 개막 후에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 연합뉴스

‘90억 사나이’ 윤석민(29·KIA 타이거즈)의 활용법은 야구팬들 사이에서 여전히 화두다.

메이저리그 도전에 실패한 윤석민은 파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국내 유턴을 결정했지만, 김기태 감독은 그를 선발이 아닌 마무리투수로 기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즌 전부터 논란은 거셌다. 그리고 그 논란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실 윤석민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 전부터 감독들에게 활용법을 놓고 고민을 안겨주곤 했다. 리그 최고의 우완 선발투수 중 한 명이지만, 마무리로서도 가치가 충분했기 때문이다. 특히, 불펜이 약한 팀 사정상 감독들은 수시로 윤석민의 불펜 활용을 검토했고 그럴 때마다 팬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치곤 했다.

KIA 팬들은 대체로 윤석민의 불펜 기용에 불만이 많다. 투수진 운영에 어려움이 많은 것은 이해하지만 좀 더 많은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선발투수로 기용하는 것이 몸값과 에이스라는 명성에 걸맞다는 게 팬들의 시선이다. 또 마무리 기용이 팀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도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한때 윤석민과 함께 ‘선발 빅3’로 꼽혔던 류현진-김광현 등은 불펜에 대한 얘기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 많은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선발투수로 나서는 게 더 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에도 김기태 감독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당초 소방수 후보로 꼽혔던 좌완 심동섭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결국 윤석민의 안정감을 택했다.

겉으로 보이는 윤석민의 기록은 무난하다. 1승 2패 4세이브로 KIA 뒷문을 그럭저럭 잘 걸어 잠그고 있다. 문제는 구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이다. 이를 입증하듯 등판횟수가 늘어날수록 실점이 불어나며 평균자책점은 4.20까지 치솟았다. 높은 평균자책점이 말해주듯 현재 윤석민은 깔끔한 마무리라고 보긴 어렵다.

‘광주댐’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시절에는 불펜투수로 커리어를 시작했던 만큼 보직자체가 익숙했다. 구종을 단순화하면서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 위주의 피칭이 잘 통했다.

하지만 이후 선발투수로 전환한 뒤에는 다른 유형으로 진화했다고 보는 게 맞다. 매 이닝 전력피칭을 하는 게 아니라 뛰어난 경기운영을 바탕으로 이닝을 길게 끌고 가려 애썼다. 한 타순이 돌고 나면 다른 방식으로 타자들을 상대하는 요령도 뛰어나다. 주무기는 강속구와 고속 슬라이더지만 팜볼,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갖추고 있다.

현재 윤석민이 정상 컨디션이 아님에도 불펜의 에이스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건 베테랑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 덕분이다. 실제로 최근 윤석민은 구위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게 아니라 수 싸움이나 맞춰 잡는 피칭을 많이 하고 있다. 때문에 주자가 쌓여있는 상태에서 나오면 깔끔하게 틀어막는 게 아니라 후속주자를 들여보내면서 점수를 최소화한다.

하지만 윤석민이 마무리로서 확실한 믿음을 주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1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경우가 잦아 불펜 공헌도가 높아 보일 뿐인지 1점 싸움에서는 불안한 모습도 많이 노출하고 있다.

때문에 팬들은 “줄 점수는 줘가면서 막아내는 상황인데 그럴 바에는 선발투수로서 이닝을 길게 끌고가는 쪽이 공헌도가 더 높지 않겠냐”고 입을 모은다. 현재 컨디션으로 예전 같은 1선발급 활약은 쉽지 않지만 6이닝 정도는 퀄리티 스타트로 막아내는 계산된 피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재 KIA는 불펜 못지않게 선발진도 위기에 빠져있다. 양현종만이 유일하게 제몫을 해주고 있을 뿐 큰 기대를 모았던 조쉬 스틴슨, 필립 험버 두 외국인투수마저 이닝히터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경찬-임기준 등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돌아온 서재응이 최근 호투를 선보였고 홍건희 역시 가능성을 보였지만 여전히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노련하다고는 하나 서재응은 체력적 문제를 안고 있는 노장이고 홍건희 또한 미완의 대기일 뿐이다. 최소한 원투펀치만큼은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어야 하는데 양현종을 도와 그 역할을 해줄 선발투수가 없다.

전천후 베테랑 투수인 윤석민은 어느 자리에 가장 어울릴까. 팬들의 우려 속에 김기태 감독의 뚝심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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