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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렛 필 홀로 고군분투 ‘심심한 KIA 타선’


입력 2015.04.25 10:10 수정 2015.04.25 10:1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김주찬·신종길 부상, 나지완·이범호 슬럼프

브렛 필 혼자 힘으론 역부족..지원사격 절실

브렛 필이 홀로 KIA 타선을 이끌기엔 역부족이다. ⓒ KIA 타이거즈
브렛 필이 홀로 KIA 타선을 이끌기엔 역부족이다. ⓒ KIA 타이거즈

브렛 필(31)은 KIA 타이거즈 타선의 핵이다. 그가 없는 KIA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 만큼, 절대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KIA는 최희섭이 가세하긴 했지만 지난해보다도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이대형의 이적, 김주찬-신종길의 부상으로 KIA가 자랑하는 ‘호랑이 육상부’가 전원 모습을 감췄다. ‘꼬꼬마 키스톤’ 김선빈-안치홍도 군입대로 전력에서 제외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나지완-이범호 등 힘 있는 타자들이 깊은 슬럼프에 빠지며 제 역할을 못해주고 있다. 최용규-강한울-김호령-김다원 등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베테랑들의 공백을 메우기는 한계가 있다. 테이블세터는 물론 중심타선까지 붕괴됐다.

그런 상황에서 그나마 KIA가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건 필 덕분이다. 사실상 거의 유일하게 기복 없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해결사는 물론 상하위타선의 연결고리 역할까지 일인 다역을 소화하고 있다. 만약 필까지 없었다면 KIA의 화력은 상대팀들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 못했을 것이 자명하다.

올해로 2년차를 맞는 필은 임팩트는 물론 기록에서도 팀 내 최고 타자임을 입증하고 있다. 타율 0.356(리그 6위), 22타점(리그 3위) 5홈런(리그 6위) 31안타(리그 1위) 등 전부분에 걸쳐 상위권을 유지중이다.

87타수(리그 2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심타선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며 만들어가고 있는 기록인 만큼 더욱 의미가 있다. 이범호-나지완 등 동료타자들이 앞뒤에서 제 역할을 해주었다면 필의 성적은 더욱 좋아졌을 공산도 크다.

필은 정교함과 장타력을 두루 갖추고 있는 전천후 거포다. 좋은 체격조건(193cm, 102kg)에서 뿜어 나오는 파워는 물론, 스윙 자체가 짧고 간결해 몸 쪽 깊은 곳으로 들어오는 빠른공도 장타로 곧잘 연결시킨다.

가슴 쪽으로 파고드는 공을 끌어당겨 홈런을 칠 수 있으며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도 결대로 밀어 쳐 안타를 만들어낸다. 머리가 워낙 좋아 볼카운트에 따라 스윙괘도를 달리하는 영민함도 보인다.

사실 필에게도 약점은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뛸 당시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에게 홈런을 때려냈을 정도로 좌완투수에게 강했지만, 사이드암이나 언더핸드투수에게는 다소 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이 뛰던 미국 무대에서는 그러한 유형의 투수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깥쪽으로 휘어져나가거나 떨어지는 변화구에도 종종 어려워한다.

하지만 워낙 성실한 선수인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약점을 보강해가는 모습이다. 바깥쪽 공에 대한 대처는 지난해에 비하면 한결 나아진 상태다. 여전히 약점을 보이긴 하지만 사이드암-언더핸드 유형에도 서서히 감을 찾아가고 있다.

문제는 필 혼자서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2009년 우승 당시 KIA는 김상현이라는 확실한 해결사가 있었다. 당시 김상현은 홈런-타점왕 물론 최우수선수(MVP)까지 싹쓸이하는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김상현의 그러한 활약 뒤에는 최희섭이라는 확실한 파트너가 있었다.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두르는 김상현과 달리 최희섭은 좋은 선구안을 바탕으로 높은 출루율을 선보이며 좋은 콤비를 이뤘다. 언론 역시 ‘CK포’라는 수식어를 붙여주며 이들을 극찬했다. 이들에 살짝 못 미치기는 했지만 나지완 역시 만만치 않은 장타력을 선보이며 쏠쏠한 지원사격을 보여줬다.

하지만 현재 필에게는 그러한 파트너가 보이지 않는다. 나지완-이범호는 갈수록 부진이 깊어지고 최희섭 또한 잔부상이 많아 꾸준한 출장이 어려운 만큼 혼자 상대 투수진의 집중견제를 견뎌내야 한다.

필은 빠르고 강한 스윙을 내세워 적극적으로 안타를 치고나가는 고타율, 고장타율 타입의 선수다. 선구안을 내세워 볼을 골라내기보다는 예상치 못한 공이 들어와도 스윙 스피드와 배트 컨트롤로 안타를 만들어낸다. 이른바 ‘배드볼 히터’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팬들은 동료들의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모든 것을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필의 스윙이 급해질 가능성도 있다. 멘탈 스포츠의 특성상 자신만의 밸런스가 무너지게 되면 아무리 좋은 타자라도 슬럼프를 맞이할 수 있다. 필이라는 최고의 날카로운 검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라도 동료타자들의 지원사격이 절실한 상황이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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