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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광주광역시? 이번엔..." "뭔소리 이번에도..."


입력 2015.04.25 15:02 수정 2015.04.25 15:08        성남 = 데일리안 문대현 기자

<4.29 재보선 현장을 가다 - 성남 중원>전통 야당 텃밭

성완종 리스트로 야당 지지자 결집속 이상기류 '솔솔'

4.29재보궐선거를 일주일 앞둔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금광동 남한산성입구역 인근 한 거리에서 유권자들이 경기 성남 중원구 후보들의 선거벽보를 바라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4.29재보궐선거를 일주일 앞둔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금광동 남한산성입구역 인근 한 거리에서 유권자들이 경기 성남 중원구 후보들의 선거벽보를 바라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4.29재보궐선거가 실시되는 경기 성남시 중원구에 출마한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가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은행시장 앞에서 유세차량에 올라 김무성 대표와 함께 중원구의 지하철 유치 공약을 내걸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4.29재보궐선거가 실시되는 경기 성남시 중원구에 출마한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가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은행시장 앞에서 유세차량에 올라 김무성 대표와 함께 중원구의 지하철 유치 공약을 내걸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4.29재보궐선거가 실시되는 경기 성남시 중원구에 출마한 정환석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22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성호시장에서 상인들에게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4.29재보궐선거가 실시되는 경기 성남시 중원구에 출마한 정환석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22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성호시장에서 상인들에게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4.29재보궐선거가 실시되는 경기 성남시 중원구에 출마한 김미희 무소속 후보가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금광2동 인근 거리에서 유세차량에 올라 시민들에게 기호 4번을 의미하는 손가락을 보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4.29재보궐선거가 실시되는 경기 성남시 중원구에 출마한 김미희 무소속 후보가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금광2동 인근 거리에서 유세차량에 올라 시민들에게 기호 4번을 의미하는 손가락을 보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4.29재보궐선거를 일주일 앞둔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은행시장 앞에서 시민들이 한 후보의 유세에 박수를 치며 호응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4.29재보궐선거를 일주일 앞둔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은행시장 앞에서 시민들이 한 후보의 유세에 박수를 치며 호응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여기는 호남 사람이 30%가 넘지만 이제는 변해야…”

4·29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성남 중원은 ‘경기도의 광주광역시’라고 불릴 만큼 야당 지지 성향이 강한 곳으로 두 명의 야권후보(정환석 새정치연합·김미희 무소속 후보)가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호남 출신 시민들이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의 원 주인이었던 김 후보(당시 통합진보당 소속)는 타 지역에 출마한 옛 통합진보당 소속 후보들이 줄줄이 이탈하는 가운데서도 완주에 이은 승리를 자신할 만큼 표심은 야권을 향해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22일 현장에서 ‘데일리안’과 만난 유권자들의 목소리는 이들의 바람과는 조금 달랐다. 여야를 떠나 정치에 대한 불신과 함께 야권에 대한 실망이 이제는 변해야 한다는 분위기로 이어져 있었다.

순항 중인 신상진, 지역 여론도 호의적

이 지역에는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와 정 후보, 김 후보 등 총 3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이 지역에서 17,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신 후보는 야권 후보들이 난립함에 따라 이번에는 해볼 만 하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실제로 여론조사에서도 초반부터 치고 나간 신 후보는 계속해서 선두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MBN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22일 해당 지역 유권자 500여 명을 대상으로 유선 임의전화 걸기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경기 성남 중원에서는 신 후보가 46.0%로 정 후보(35.0%)를 11%p 차로 비교적 여유 있게 따돌렸다. 김 후보는 12.2%로 3위를 기록했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권 내에서는 최근 정국을 휩쓴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때문에 전세가 뒤집힐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이 때문에 김무성 대표는 이날 성남 중원 유세 현장에서 “성완종 리스트에 포함된 8명과 관련해 매우 부끄럽다”며 “잘못된 것은 고치도록 하겠다”라고 수습에 힘썼다. 직접 들어본 현장의 목소리는 다소 엇갈렸다.

성호시장에서 야채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최모 씨(남·60)는 “난 원래 정치에 관심이 많은데 성완종은 선거에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며 “상인들끼리는 속내를 감추고 있어 분위기는 모르겠지만 1번(새누리당)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중원에서 30년을 거주한 과일도매상 50대 여성 김모 씨도 “신 후보가 예전 내가 어려웠을 때 도와준 적이 있다”며 “누가 신상진 욕할 수는 있어도 나는 욕 안해”라고 지지후보는 성완종 사건과 무관함을 밝혔다.

반면, 남한산성시장에서 만난 전모 씨(남·54)는 “성완종 사건과 더불어 현 정부에 대한 불신이 있다”며 비판적인 모습을 취했고, 택시기사 김모 씨도 “이 쪽은 호남사람이 많다. 성완종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짤막하게 전했다.

이러한 기류를 감지한 듯 신 후보의 캠프는 매우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김 후보에게 654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눈물을 삼킨 바 있는 만큼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신 후보 측 관계자는 “성완종 사건보다 지역 자체가 야권세가 강해 항상 조심하고 있다”며 “19대 낙선의 아픔이 크다. 그래서 신 후보는 요즘 유세차를 타지 않고 골목골목을 누비며 주민들과 스킨십을 하는데 힘 쓰고 있다”라고 신중함을 표했다. 여론조사 이후 한 번도 1위 자리를 빼앗긴 적이 없었음에도 양껏 몸을 웅크린 것이다.

지역 야권세 믿는 정환석 “이재명과 함께 손발 맞출 것”

호시탐탐 반등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정 후보는 조금이라도 빈틈이 보일 시 그 자리를 헤집고 들어가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이날 야당 지도부는 인천 집중 유세로 인해 다소 외롭게 홀로 선거 운동을 펼친 정 후보는 서민들이 모여 있는 시장 곳곳을 누비며 주민들과 눈을 맞췄다.

정 후보는 상인 한 명 한 명과 악수를 나누며 “이 곳을 확실하게 재건축 할테니 새정치연합을 꼭 기억해 달라”, “하는 일 모두 잘 되시라”, “경제 살아나도록 책임지고 일 하겠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현장의 분위기는 냉랭했다. 정 후보가 유동인구가 적은 시간에 시장을 방문해 다소 휑한 분위기이긴 했으나 상인들의 반응은 훨씬 차가웠다. 정육점·과일가게·반찬가게 등 대부분의 상인들은 정 후보의 방문에도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마지못해 악수를 하면서도 눈은 잘 마주치지 않았다. 오히려 가게에 날리는 파리를 쫓아내는 데 더 열중했다.

그 중 한 상인은 ‘카메라가 있으니 웃어달라’는 정 후보 측 선거운동원의 요청에 “장사가 잘 돼야 웃지. 정치인들은 각성해야 한다”라며 거부감을 표하기도 했다.

정 후보와 인사를 나눈 상인 김모 씨(여·50)도 “정치인들은 다 똑같다. 선거 때만 와서 인사하는 거 이제는 별 느낌도 없다”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현장 분위기는 정 후보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지만 캠프 내부에서는 경제살리기 공약을 바탕으로 승리를 자신하고 있었다. 정 후보의 캠프를 방문 시 모여 있던 10여 명의 지지자들은 선거 방송을 시청하며 판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중 한 지지자는 “신상진은 잘하긴 하는데 당을 잘못 선택했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내부를 지키던 관계자 역시 “여론조사가 뒤지고 있지만 그건 일부일 뿐”이라며 “이 지역은 야권세가 강하기 때문에 밑바닥까지 지지율을 훑으면 승산이 있다”라고 내다봤다.

캠프에서 공보업무를 담당하는 관계자 역시 본보와의 통화에서 “정 후보는 다른 후보와 반대로 인근 공단을 혁신산업단지로 활성화하고 모란동에 있는 종합운동장을 성남FC 홈구장으로 유치해 중원구를 먹고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만든다는 구체적 성장 동력이 있다”며 “지지율 추월이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자신했다.

‘비교적 약체’ 김미희 “남은 1년, 하던 일 마무리하게 해주세요”

성남 중원은 선거 시작부터 지금까지 뚜렷한 3파전의 경쟁 구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김 후보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지율이 계속해서 10%대 중반 대에 머무르고 있어 한 번에 치고 나갈 동력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통합진보당 해산에 따라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김 후보를 바라보는 여론은 곱지 않다.

김 후보가 선거 유세를 했던 한 아파트의 경비원 이모 씨(남·63)는 “김미희는 가만히 있지 뭐하러 나오는지 모르겠다”라며 “정치인은 국가관이 뚜렷해야 하는데 그런 정치인이 요즘 없다”며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도 “정당이 해산됐다는 것은 무언가 잘못이 있어서 그런건데 김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와서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운수업 종사자 김모 씨는 김 후보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자 “김미희? 이북가서 살아야지. 김미희가 다시 출마한 것을 지적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야. 오합지졸이야 완전”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김 후보 캠프 측의 분위기는 밝았다. 캠프에 들어서자 ‘20대 청춘들이 김미희 후보님을 응원합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고, 젊은 지지자들이 효과적인 선거 운동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눈에 띄는 것은 의원직을 박탈당한 후보의 캠프라고 보기 힘들만큼 즐거운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캠프 측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기존에 김 후보를 찍었던 유권자의 친밀감이 있다”면서 “주민들이 직접 투표로 뽑은 의원을 국가에서 박탈했다는 것에 대한 반감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서울 관악을에 출마했던 이상규 후보가 사퇴하는 바람에 옛 통합진보당 소속 후보는 김 후보만 남았다”며 “이에 대해 주민들은 김 후보만큼은 다시 해야 하지 않냐는 짠한 감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정치인은 다 썩었다고 하지만 김 후보에게까지 썩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미 삼파전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이제 선두로 치고나가는 일만 남았다”고 자신했다.

이에 호응하듯 신 후보 유세 현장에서 만난 김홍칠(61) 씨는 “나는 김미희를 믿고 있기 때문에 당선될 것 같아”라며 “지난 총선에서 김미희를 뽑았던 표가 이번에도 그대로 갈거야”라고 밝혔다.

"정치? 선거? 아유 시끄러. 진절머리가 나…"

한편, 재보선이 1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 열기가 점점 강해지는 가운데 일부 주민들은 후보들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정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선거 분위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누가 뽑히든 무슨 소용이냐. 우리 자식들이 잘 먹고 살면 되지”라며 손사래를 쳤고, 김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는 젊은 선거 운동원들이 로고송에 맞춰 열띤 안무를 선보임에도 불구하고 외면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확인됐다.

김 대표 등 현역 의원 10여 명이 모여 대규모로 선거 운동을 펼친 신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 역시 “한 시간 동안 이러고 있어. 시끄러운 선거 운동에 진절머리가 나고 머리 아파”라고 얼굴을 찡그렸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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