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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신의 데자뷰’ 비수 꽂힌 정범모 본헤드플레이


입력 2015.04.22 10:30 수정 2015.04.22 11:0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정범호 5회 스스로 볼판정, 순식간에 2실점

17년 전 삼성 포수 김영진도 본헤드플레이

17년 전 본헤드플레이에 수혜를 입었던 김성근 감독은 이번에 피해를 보게 됐다.(SKY SPORTS 화면 캡처) 17년 전 본헤드플레이에 수혜를 입었던 김성근 감독은 이번에 피해를 보게 됐다.(SKY SPORTS 화면 캡처)

한화 포수 정범모가 역사에 남을 본헤드플레이로 팀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정범모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와의 원정경기서 구심의 볼 판정을 착각, 굳이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헌납하고 말았다.

사건은 LG가 2-0으로 앞선 5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나왔다. 한화 선발 유먼은 이진영과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고, 6구째 투구를 바깥쪽에 찔러 넣었다. 우효동 구심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볼넷이었다.

하지만 정범모는 삼진 아웃으로 판단했고, 주저 없이 1루수 김태균에게 공을 던졌다. 그러자 LG는 3루 주자 오지환에 이어 2루 주자였던 정성훈까지 홈을 밟았다. 뒤늦게 알아차린 김태균이 홈으로 쇄도하는 유먼에게 공을 던졌지만 때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정범모에 이어 김성근 감독까지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구심에게 항의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정범모의 명백한 실수였기 때문이었다.

김성근 감독 입장에서는 17년 전 사건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수혜자는 다름 아닌 야신이었다.

지난 1997년 8월, 쌍방울 지휘봉을 잡고 있었던 김성근 감독은 삼성과의 경기서 패배 직전까지 내몰렸다. 1-4로 뒤지던 9회초 2사 1, 2루 상황에서 쌍방울 타자 장재중은 삼성 김태한을 상대로 헛스윙 삼진 아웃을 당했다. 그대로 경기는 끝나는 듯 했다.

그러나 김태한의 투구가 원바운드로 삼성 포수 김영진 품에 안긴 것이 발단이었다. 곧바로 김성근 감독이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상황이라고 어필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났다고 판단한 김영진은 관중석으로 공을 던진 뒤였다.

심판진 합의 끝에 김성근 감독의 어필을 받아들였고 투 베이스 진루를 선언했다. 스코어 1-4로 끝날 상황이 2-4로 둔갑한 장면이었다. 게다가 2사 2, 3루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맥이 풀린 삼성 김태한은 다시 투구를 시작했지만 집중타를 맞았고 경기는 6-4 쌍방울의 역전승으로 끝났다.

야신 입장에서는 짜릿했던 희대의 역전승이었다. 그러나 17년 뒤 이번에는 소속팀 포수의 어이없는 실수가 일을 그르치고 말았다. 분위기를 내준 한화는 올 시즌 첫 영봉패(0-10패)의 아픔까지 떠안게 됐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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