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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S비율’ 쉐인 그린, DET 싱크홀 메운다


입력 2015.04.22 09:32 수정 2015.04.22 11:52        데일리안 스포츠 = 최영조 객원기자

슈어저 이적과 벌랜더 부상 공백 속 마운드 핵 부상

3경기 평균자책점 0.39..스트라이크 비율 70% 육박

디트로이트 쉐인 그린. ⓒ 게티이미지 디트로이트 쉐인 그린. ⓒ 게티이미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는 ‘2015 MLB’ 개막을 앞두고 선발 로테이션이 골칫거리였다.

FA 최대어 맥스 슈어져가 워싱턴으로 떠났고 릭 포셀로 마저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를 데려오는 과정에서 보스턴 유니폼을 입게 되면서 선발 마운드의 높이가 확실히 낮아졌다. 설상가상, 저스틴 벌렌더 마저 부상자명단에 등재됐고 아직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그야말로 '싱크홀'이다.

하지만 이런 우려와 달리 21일(한국시각) 현재, 디트로이트는 11승2패로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을 기록 중이다. 물론 메이저리그 전체 팀 타율 2위(0.303)에 오른 방망이의 힘도 있었지만, WHIP 전체 1위(0.98)와 평균자책점 2위(2.48)를 기록 중인 투수진의 힘도 컸다.

비록 벌렌더가 아직 결장 중이고 아니발 산체스가 부진(1승2패 평균자책점7.71)하지만 에이스 데이빗 프라이스(1승, 0.40)가 건재하고, 뒤를 이어 쉐인 그린(3승, 0.39)과 알프레도 사이먼(3승, 1.74)이 깜짝 호투로 팀을 지탱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제 빅리그 2년째를 맞은 그린(27)의 활약은 단연 눈부시다. 그린은 올 시즌 3경기 선발등판해 현재까지 23이닝 소화했는데 평균자책점이 0.39에 불과할 정도로 빼어난 투구를 펼쳤다.

그린의 올 시즌 첫 등판은 지난 10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경기. 8이닝 4피안타 1실점(무자책)으로 첫 승을 올리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불과 85개의 투구수를 기록했고 팀도 7-1로 앞섰지만 9회 마운드에 오르지는 않았다.

닷새 뒤인 15일 그린은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에 나섰다. 결과는 역시 8이닝 3피안타 무실점. 연이은 호투로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이번에도 투구수는 고작 81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2-0 앞선 9회말 디트로이트는 마무리 호아킴 소리아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 경기에서 그린은 3볼까지 몰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을 정도로 효율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또 디트로이트 투수로는 1978년 밥 사이크스 이후 처음으로 2경기 연속 8이닝 이상 투구를 하면서 무 자책점으로 시즌을 시작한 투수가 됐다.

이어 그린은 20일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홈에서 가진 세 번째 등판에서도 좋은 모습을 이어갔다. 7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가볍게 시즌 3승을 달성했다.

아쉽게도 6회초 투아웃 이후 멜키 카브레라(안타)와 호세 어브레유(3루타)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올 시즌 21.2이닝 만에 첫 자책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어브레유의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우익수 J.D. 마르티네즈의 수비는 다소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결국, 첫 자책점을 기록하면서 그린은 디트로이트 구단 역사상 최초로 시즌 첫 3번 선발등판에서 무자책을 기록하는 투수가 되는 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1984년 잭 모리스 이후 시즌 첫 3번의 등판에서 각각 7이닝이상 1자책 이하의 성적을 올린 최초의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 경기에서 그린은 4개의 볼넷을 허용하는 등 주자를 계속 내보냈지만 무려 4개의 병살타를 유도, 스스로 위기를 모면했다. 7이닝 동안 102개(스트라이크 65개)의 공을 던졌다.

최근의 활약으로 관심을 모으는 그린은 사실 양키스가 지명한 선수였다. 지난 2009년 아마추어 드래프트 15라운드에서 뉴욕 양키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문했다.

마이너리그에서 9이닝당 볼넷 숫자가 2011년 4.4, 2012년 5.1개를 기록했을 정도로 볼넷이 많은 편이었는데 투구 메케닉을 바꾸고 스트라이크 존으로 공을 던지기 시작하면서 볼넷 숫자를 눈에 띄게 떨어뜨렸다(2013년 1.7개). 그 결과 2013년 양키스 팜내 올해의 마이너리그 투수상을 수상하며 구단의 기대를 높였다.

마침내 2014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하게 된 그린은 15번의 등판(14번 선발)에서 5승4패 평균자책점 3.78의 성적을 올리며 준수한 루키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12월 뉴욕 양키스-디트로이트-애리조나의 3각 트레이드 때 디트로이트 유니폼으로 갈아입게 됐다.

그 트레이드로 디디 그레고리우스가 양키스로 이적했고 로비 레이, 도밍고 레이바는 애리조나로 팀을 옮겼다. 당시 디트로이트의 데이브 돔브로스키 단장이 그린의 영입에 먼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그린은 스트라이크 존을 적극 공략하면서 타자와 승부한다. 한 인터뷰를 통해 마운드에서 스트라이크 존에 걸치는 공을 지속적으로 던지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올 시즌 3경기에서 기록한 268개의 투구 중 186개가 스트라이크였는데 이는 무려 70%에 육박하는 비율이다(69.4%). 참고로 2014시즌 500타자 이상을 상대한 투수 중 70%가 넘는 스트라이크 비율을 기록한 투수는 필 휴즈(73%,) 데이빗 프라이스(70%), 조던 짐머맨(70%) 뿐이다.

투수로서 언제든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것은 큰 무기다. 디트로이트 브래드 어스무스 감독도 최근 그의 공격적인 투구에 놀라움을 표했다. 그는 싱커-포심 패스트볼-커터-슬라이더-체인지업을 구사하는데 특히 싱커를 주무기로 경기를 풀어나간다.

그린은 2014시즌 78.2이닝 동안 81명의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을 정도로 구위도 괜찮은 편이다(29볼넷). 올 시즌은 현재 23이닝 던지는 동안 11개의 삼진과 5개의 볼넷을 기록했다. 작년보다 투구수는 줄여가며 한층 더 효율적인 투구를 하고 있다.

올 시즌 그린의 이닝당 투구수는 현재 11.7개. 메이저리그 전체 선발투수 중에서 가장 적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2위는 앤서니 디스클라파니 12.4개). 올해 9회 마운드에 오른 적은 아직 없지만 첫 두 번의 등판에서 적은 투구수로 완투 가능성도 충분히 내보였다.

시즌 전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2015시즌 디트로이트 전망에서 선발진이 올 시즌의 키를 쥐고 있다고 했고, 'ESPN' 역시 시즌 프리뷰에서 그린과 사이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단 세 번의 등판이긴 하지만 슈어저와 포셀로가 떠난 로테이션의 구멍을 성공적으로 메운 그린. 그린이 놀라운 활약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은 벌써 그의 등판을 기다리고 있다.

최영조 기자 (choiyj2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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