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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중복 세무조사, 기업 부담만 가중"


입력 2015.04.21 13:54 수정 2015.04.21 15:54        김영민 기자

지방소득세 세무조사 관련 경제계 의견 건의문, 국회에 제출

ⓒ대한상의 ⓒ대한상의

다음달부터 가능한 지방 사업장이나 지점을 둔 기업의 본사를 상대로 한 전국 226개 시·군·구의 세무조사와 관련해 경제계가 "동일 과세표준에 대한 중복적인 세무조사는 기업의 부담을 크게 가중시킬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1일 정부, 국회에 제출한 ‘지방소득세 세무조사 관련 경제계 의견 건의문’에서 "동일한 과세표준에 대해 세목이 다르다는 이유로 중복적 세무조사를 허용하는 것은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면서 "전국 226개 시·군·구의 지자체가 동시다발적으로 세무조사에 나선다면 다수 지자체에 사업장을 둔 기업은 경영상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지난 2014년 지방세법 개정에 따라 올해(지난해 소득분)부터 법인이 내는 지방소득세를 징수하는 기관이 국세청에서 전국 226개 시·군·구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기업은 국세청에만 내던 재무상태표, 포괄손익계산서,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등의 부속서류는 물론 법인지방소득세 과세표준과 세액을 사업장 소재 지자체마다 신고해야 한다.

대한상의는 "법 개정 전에는 별도 절차 없이 법인세액의 10%를 지자체에 납부하면 됐지만 앞으로 전국 각지에 사업장이나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이제 수십, 수백개의 지자체에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틱히 동시다발적 세무조사가 가능하단 점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개정된 법에 따르면 전국 226개 시·군·구는 제출 받은 자료를 토대로 직접 세무조사를 통해 지방소득세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경정할 수 있다.

결국 기업은 동일한 과세표준에 대해 국세청의 세무조사에 이어 사업장이 소재한 각 지자체로부터 지방소득세 세무조사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기업이 전국 30개 지자체에 지사나 지점, 사업장을 두고 있다면 30개 지자체 모두가 세무조사를 할 수 있는 셈이다.

대한상의는 "세무조사는 사전준비, 현장 대응, 필요할 경우 불복절차까지 상당한 비용을 유발하는데 세목과 과세주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동일한 과세표준에 대해 동시 다발적 세무조사를 받게 되면 경영상 차질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세청과 각 지자체가 동일한 과세표준에 대해 서로 다른 처분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같은 경우 세액 확정이 어려워 납세자는 물론 국가행정에도 큰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윤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대한상의 자문위원)는 "지방소득세 과세표준에 대해 지자체가 세무조사를 할 경우 실익과 비용을 잘 따져보아야 한다"며 "세무조사로 인한 탈세방지 효과보다 기업의 납세협력비용과 국가행정비용이 과도하게 크다면 관련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기업의 세무조사 부담을 늘리는 것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한다는 정부의 정책방향에도 맞지 않다"며 "정부 차원의 정책방향에 맞처 제도를 마련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정부는 고질적 탈세는 엄정 대응하는 한편 기업 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해 세무조사 비율을 낮춰왔다. 1998년 세무조사 비율이 개인사업자 0.65%, 법인 2.49%에 달했지만 2012년에는 개인사업자 0.12%, 법인 0.91%로 감소했다. 현 정부 들어서도 국세청은 130만개 중소기업 세무조사 유예, 자료제출 부담 축소, 현장 조사기간 단축 등 세무조사 부담을 최소화하고, 납세자 친화적 세정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지방소득세 세무조사와 관련해 현재 부처 간 기업 부담 완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무쪼록 글로벌 입법 사례 등을 감안해 범정부 차원에서 기업이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 경제활력을 높일 수 있는 세정환경을 조성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mosteve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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