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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되더니...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전망 '맑음'?


입력 2015.04.18 10:33 수정 2015.04.18 10:48        이충재 기자

대화재개 후 수시대화채널 가동 "만나봐야 안다"

서울시 종로구 외환은행 본사 모습(자료사진) ⓒ연합뉴스 서울시 종로구 외환은행 본사 모습(자료사진) ⓒ연합뉴스

“사측(하나금융지주)이 협상을 하는 방식을 보면 그냥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죠. 이런 분위기에선 대화를 할 수 없습니다.”

3개월 전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과 관련 외환은행 노조 한 관계자는 이 같이 말했다. 이후 노조와 통합 관련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 간 대화는 중단됐다.

지난 15일 하나금융그룹 사측과 외환은행 노조는 서울 시내 모처에서 마나 조기통합 논의를 재개했다. 구체적인 통합 논의가 오가진 않았지만, 상호 신뢰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당초 이번 만남은 노사 간 의지 보다 법원의 주문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앞서 하나금융이 제기한 가처분결정 이의신청에 대한 심리 과정에서 재판부가 “노사 간 성실한 대화를 해보라”고 주문했다.

이날 만남 이후 노사 모두 “분위기가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참석자는 “상견례 성격이었고,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3개월 전까지만 해도 노사는 첨예하게 대립하며 만남 이후 오히려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악순환을 반복했다. 노사 양측 모두 실리 보다는 명분이나 기싸움에 치우치는 경향이 강했다.

하나금융 한 관계자는 “노사 모두 싸워서 이기는 것이 아닌 직원들의 동의를 얻고 통합의 당위성을 찾는데 동의하고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더 만나봐야 알겠지만, 시작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노조 관계자 역시 “무조건 투쟁일변의 노조가 아니다”며 “사측과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금융권에서는 조기통합에 대한 희망의 싹이 자라나고 있다. 그동안 법원의 합병절차 중단에 대한 가처분신청 인용과 새로 취임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노사합의 강조’ 등 통합의 장벽이 높아졌지만, 노조 통합논의가 진전될 경우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3개월 만에 열린 테이블에는 김한조 외환은행장-김근용 노조위원장과 함께 노사 각각 4인의 실무진이 참여하는 이른바 ‘1:1+4:4 협상단’이 자리했다. 이들은 향후 구체적인 협상방식과 테이블에 올릴 메뉴 등을 결정하고 정기적으로 만나자는데 뜻을 모았다.

조기통합의 공을 넘겨받은 김 행장은 이날 “노사가 전향적으로 대화에 임하자”고 거듭 강조했다. 노조 역시 사측과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사측 실무협상단은 권태균 외환은행 경영기획그룹 전무와 김재영 하나금융 상무, 강대영 외환은행 HR본부장, 박병규 외환은행 경영기획그룹 본부장으로 구성됐다.

노조 실무협상단에는 김태훈 노조부위원장, 김기철 금융노조 조직본부장, 김지성 전 외환은행 노조 위원장, 박상기 숭실대학교 교수가 참여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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