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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돌은 남성의 성기, 마주보는 바위에 구멍을...


입력 2015.04.18 10:02 수정 2015.04.18 10:08        최진연 문화유적전문기자

<최진연의 우리 터, 우리 혼-성석 기행>경기도 용인 창리‘선돌’

경기도에서 선돌이 가장 많은 곳이 용인이다. 포곡읍 신원리, 원산면 사암리, 두창리 그리고 남사면 창리 등 4곳에 7기의 선돌이 남아있다. 이들 선돌에는 농경사회 때 다산을 원했던 옛 사람들의 성 숭배문화가 질펀하게 배어있다.

용인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창리 선돌은 창리천 건너편 감바위골 입구 산기슭에 위치해 있다. 선돌 높이는 약 2m, 넓이가 70cm, 폭은 30cm 정도다. 옛날에는 또 다른 선돌 1기가 마주보고 있었으나, 언제 사라졌는지 알 수 없다고 한다.

선돌은 길쭉한 돌을 반 정도 다듬어 세웠는데, 마치 칼을 거꾸로 꽃아 놓은 형태다. 주민들은 이 선돌을 ‘검 바위’로 부르며 마을을 지켜는 수호신으로 믿고 있다. 선돌 옆면은 반질반질하게 손질한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마모가 심해 판독이 어려다.

마을사람들은 선돌이 쓰러지면 창리 마을에 재앙이 인다는 전설 때문에 지금도 선돌 보살핌은 대단하다.

창리마을 입구에 세워진 선돌을 바라보는 주민ⓒ최진연 기자 창리마을 입구에 세워진 선돌을 바라보는 주민ⓒ최진연 기자

선돌은 입석으로도 부른다. 선돌에다 남성적인 형태의 조각을 새겨 성기처럼 만들고, 자연암석에는 여성생식기 형태의 구멍을 뚫어 남근과 마주보게 했다. 남근석에 치성을 드리면 아들들 많이 얻게 되고, 풍년·풍어 등 질병과 악신으로부터 자신과 마을을 지켜준다는 믿음을 갖고 온갖 정성을 다했다.

선돌은 1기로 세워진 것이 대부분이며, 때로는 동일 장소에 2기 또는 여러 기가 세워진 경우도 있다. 형태는 둥글고 길쭉한 것이 대부분이다. 규모는 일정하지 않지만, 주로 인위적으로 세워져 높이 1~2m 정도가 가장 많다.

특히 2기를 세운 선돌의 특징은 하나는 남성, 또 하나는 여성을 상징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더 크다. 선돌이 위친한곳은 마을 어귀 또는 평지가 대부분이고, 간혹 구릉 위나 비탈에 세워진 것도 있다.

남근 숭배신앙은 선사시대부터 있었다. 남성의 성기가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신비한 힘을 소유하고 있다는 발상에서 비롯됐다. 선돌은 자손번성이나 종족보존, 그리고 풍부한 생산력의 상징이었다. 신앙숭배 대상으로 신격화되었으며, 더러는 특이한 전설 등을 지니고 있어 지금도 마을사람들의 각별한 보호를 받고 있다.

또한 선돌을 남성의 생식기로 여기고 불임부부들은 남몰래 찾아와 자식생산을 위해 빌고 또 빌었던 애환의 장소였다.

우리나라 선돌은 함경도에서 제주도까지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다. 선돌은 단순한 구조의 특성 때문에 국내서는 고고학적인 조사도 대부분 시행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토속신앙과 관련한 민속적 연구도 부진한 편이다.

최진연 기자 (cnnphot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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