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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쇼·범가너 덮은 아치 브래들리 '될성부른 스물 둘'


입력 2015.04.18 07:05 수정 2015.04.19 09:26        데일리안 스포츠 = 최영조 객원기자

데뷔 2경기 만에 커쇼-범가너 맞대결에서 압도적 투구

팀내 최고 유망주답게 빠르게 메이저리그 안착

데뷔하자마자 리그 최고의 투수들인 커쇼와 범가너를 상대로 연이어 호투를 보여준 브래들리. ⓒ 게티이미지 데뷔하자마자 리그 최고의 투수들인 커쇼와 범가너를 상대로 연이어 호투를 보여준 브래들리. ⓒ 게티이미지

'루키' 투수 아치 브래들리(22·애리조나)가 연이은 호투로 빠르게 메이저리그(MLB)에 안착하고 있다.

브래들리는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클레이튼 커쇼를 꺾은 데 이어 두 번째 등판에서도 매디슨 범가너와의 선발 맞대결에서도 압도적인 투구로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브래들리는 지난 12일(한국시각)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2015 MLB’ LA 다저스전에서 메이저리그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상대 선발은 현역 최고의 투수로 손꼽히는 클레이튼 커쇼.

부담이 큰 경기에서 브래들리는 6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6-0 승리를 이끌었다. 피안타는 단 1개에 불과했고 삼진을 6개나 기록하며 감격의 첫 승을 올렸다. 비록 4개의 볼넷을 내주긴 했지만 커쇼를 상대로 가진 데뷔전이었던 점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만족스런 투구였다.

반면 커쇼는 6.1이닝 10피안타 6실점(5자책)으로 부진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커쇼는 지난해 5월에도 애리조나 원정경기에서 1.2이닝 7실점으로 무너진 데 이어 또 체이스 필드 악몽을 경험했다.

브래들리는 홈팬들 앞에서 리그 최고의 투수를 상대로 승리하며 팬들이 기다려온 팀내 최고 유망주다운 기량을 한껏 펼쳐 보였다. 오히려 커쇼가 조금 더 잘 던졌다면 멋진 투수전이 될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도 남는 경기였다.

커쇼를 상대로 거둔 메이저리그 첫 승의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닷새 뒤인 17일.

브래들리는 AT&T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두 번째로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상대 선발투수는 작년 월드시리즈의 영웅 매디슨 범가너. 이로써 브래들리는 전년도 사이영상 수상자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르고, 두 번째 경기에서 전년도 월드시리즈 MVP를 상대하게 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투수가 됐다.

하지만 상대의 홈구장에서 범가너가 이끄는 작년 월드시리즈 챔피언 팀도 브래들리에겐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

브래들리는 6.2이닝 4피안타 2실점의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삼진은 4개였고 볼넷은 2개를 기록했다. 그의 호투에 힘입어 애리조나는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마무리투수 애디슨 리드가 9회말 블론 세이브를 저질러 승리가 날아갔다. 시즌 2승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고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반면 범가너는 5회초 폴 골드슈미트에게 3점 홈런을 맞으며 7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될 위기에 몰렸다가 팀 타선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패전을 면했다.

커쇼와 범가너를 상대로 모두 압도해 화제가 됐지만, 사실 그는 2011년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애리조나에 입단한 팀내 최고 유망주였다. 입단 당시 500만 달러를 받았을 정도로 애리조나가 그에게 거는 기대는 컸다.

2011년 드래프트에서 브래들리보다 앞서 지명된 6명을 살펴보면 전체 1순위 게릿 콜(피츠버그 파이리츠) 2순위 대니 헐츤(시애틀 매리너스). 3순위는 역시 애리조나가 지명한 트레버 바우어(클리블랜드 인디언스). 4순위 딜란 번디(볼티모어 오리올스), 5순위 버바 스탈링(캔자스시티 로열스), 6순위는 앤서니 랜돈(워싱턴 내셔널스)이었다.

애리조나는 2010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6픽으로 지명했던 배럿 룩스와 건강상의 이유로 계약에 이르지 못했다. 덕분에 이듬해 7순위 보상픽을 받았는데 바로 이 픽으로 브래들리를 지명하게 됐다.

당시 드래프트에서 콜과 바우어는 같은 UCLA 출신으로 큰 관심을 모았고, 브래들리와 번디는 같은 오클라호마 출신 고교투수로 주목 받았다. 특히, 오클라호마의 브로큰 애로우 고등학교 출신인 브래들리는 주 챔피언전 경기에서 딜란 번디가 속한 오와소 고등학교를 꺾기도 했다(당시 번디는 등판하지 않았다).

브래들리는 2013시즌 하이 싱글A와 더블A를 거치면서 14승 5패, 1.8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해 기대를 높였지만 2014시즌에 부진과 부상이 겹치며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2014 '베이스볼 아메리카' TOP 100 유망주 순위에서 9위에 올랐던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는 25위로 조금 떨어졌다. 여전히 팀내 유망주 1위 자리는 지켰지만 아쉽게도 스카우트들의 그에 대한 평가도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브래들리는 2015시즌 개막전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패스트볼-너클 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을 구사하는 그는 단 두 번의 등판이었지만 큰 무대에서 더 뛰어난 투수들을 상대로도 전혀 주눅 들지 않는 투구를 선보였다.

물론 22세에 불과한 그가 아직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브래들리는 마이너리그시절 투구 시 왼발 레그 킥이 큰 편이어서 제구력이 흔들린다는 지적을 줄곧 받아왔다. 많은 볼넷을 허용하는 것도 문제다. 2014시즌 마이너리그에서 83이닝 동안 49개의 볼넷을 허용한 점은 분명히 개선되어야 한다. 제구력을 지금보다 더 가다듬고 그의 패스트볼이 꾸준히 스트라이크 존 아래 쪽으로 형성될 수만 있다면 그의 미래는 더욱 밝다.

조쉬 콜멘터-루비 데 라 로사-제레미 헬릭슨- 체이스 앤더슨- 브래들리로 이어지는 애리조나의 로테이션은 분명 다른 팀들보다 네임 밸류가 떨어지고 마운드의 높이도 낮다. 하지만 브래들리의 등장으로 애리조나 마운드에서 새로운 볼거리가 생겼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데뷔하자마자 리그 최고의 투수들인 커쇼와 범가너를 상대로 연이어 호투를 보여준 브래들리. 이제 막 시작된 그의 커리어 첫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최영조 기자 (choiyj2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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