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우리끼리 왜들 그려..." 분노 허탈 충청민심 만갈래


입력 2015.04.19 09:59 수정 2015.04.19 12:04        조소영 기자

"충청사람끼리 총질이냐" vs "의리도 안지켜주냐"

이완구·반기문 상처입자 여야 충청맹주 인물 찾기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들이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 지난 2012년 11월 27일 대전역 광장에서 열린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연설을 보기 위해 시민들이 몰려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들이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 지난 2012년 11월 27일 대전역 광장에서 열린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연설을 보기 위해 시민들이 몰려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013년 3월 17일 충남 청양읍 청양시장에서 장날을 맞아 장을 보러나온 군민들이 당시 4.24 재보궐 선거에 나선 한 후보의 선거유세를 듣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2013년 3월 17일 충남 청양읍 청양시장에서 장날을 맞아 장을 보러나온 군민들이 당시 4.24 재보궐 선거에 나선 한 후보의 선거유세를 듣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성완종 사태'라는 직격탄을 맞은 충청권에서 흉흉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이완구 국무총리를 각각 옹호하는 여론이 형성되는가 하면 두 인물을 포함해 반기문 UN사무총장 등 충청권 대표인물들이 연일 언론에 부정적으로 노출되자 "충청의 위상이 무너졌다"는 말이 나온다. 그나마 중앙으로 진출했던 이들이 이처럼 무너진 모습을 보이자 '신(新) 충청맹주'를 찾는 물밑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성 전 회장이 사망하면서 이 총리를 주 타깃으로 한 '성완종 리스트'를 남긴 뒤 충청권에서는 "죽으려면 혼자 죽지 왜 이 총리 등에게 '총질'을 하고 갔느냐"는 목소리와 "얼마나 억울하면 그렇겠느냐"는 주장이 부딪히고 있다. 사실상 정경유착의 산물인 성 전 회장이 충청은 물론 국정을 뒤흔드는 중심에 섰다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이 나오는 동시에 성 전 회장을 가장 서운하게 한 것으로 보이는 한편 최근 성 전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말 바꾸기 및 말실수를 하고 있는 이 총리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혼재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충청의 위상'이 떨어졌다는 데 대해서는 지역민 대부분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권 민심에 능통한 한 지역민은 "성완종 사태로 인해 여러 가지로 충청민들의 심기가 불편한 상황"이라며 "성 전 회장과 이 총리로 편이 갈리는 한편 충청사람들끼리 이런 일을 벌인 게 속상하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다는 말이 있다. 이로 인해 몇 있지도 않은 충청인물들이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걱정들도 나온다"고 전했다.

충청권의 한 의원도 최근 '데일리안'과 만나 성완종 사태 이후 충청권 분위기와 관련 "아주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박근혜정부 및 이 총리가 성 전 회장과 충청기업(경남기업)을 죽였다는 '성완종 동정론'과 함께 충청사람이 이런 식으로 (불명예스럽게) 죽어서야 되겠느냐는 지적이 있다"고 귀띔했다.

여야 지역도당, 사태 추이 '지켜보는 중'

여야 지역도당에서는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총리에 관한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성 전 회장이 정치권에 광범위한 로비를 했다는 사실과 함께 성 전 회장의 로비 장부에 야권인사들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민심의 흐름을 관망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충남도당 관계자는 "상황을 지켜보다 문제가 있으면 지적하는 수준에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새정치연합보다 좀 더 몸을 낮추고 있다. 성 전 회장이 사망하면서 남긴 '성완종 리스트'에 현 정권 실세들이 주로 거론된 만큼 충청민심이 새누리당에 실망한 분위기가 느껴지고 있기 때문이다. 충청권에 능통한 한 여권인사는 새누리당에 대한 충청민심과 관련 "싸하다. 예전 같지 않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내년 총선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또 다른 여권인사는 "사실상 레임덕이 닥친 것이라고 판단하고 이 여파가 총선까지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충청권 지역도당의 한 인사 또한 "이번 사태가 내년 총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차기 충청맹주' 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종필, 이회창, 이인제 등에 이어 이 총리와 반 총장이 충청맹주로 부상했었지만 성완종 사태에 얽히면서 적잖은 상처를 입은 상황이다. 사실상 충청맹주 자리가 '무주공산'이라는 얘기다.

특히 정치권에서 충청은 영호남 사이에서 선거를 판가름할 캐스팅보트 지역으로 꼽히기 때문에 여야 간 충청맹주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언급된 새누리당 충청권 지역도당 인사는 "당초 충청도가 인물교체가 예상돼 있었는데 이번 건으로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여야 모두 충청도 여망을 담은,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할만한 인물을 찾으려 분주하다"고 말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조소영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